꿀벌의 예언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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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원했던 선행 최면을 통해 암울한 미래를 보게 된 르네는 자신이 직접 그 미래를 보고 싶었다. 르네가 보았던 30년 뒤의 미래는 지구 온난화가 극심해져 기온은 43도가 넘었고 부족한 식량으로 인해 곳곳에서 폭동이 벌어진다. 인간들은 식량 자원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핵무기까지 동원해 세계 대전을 벌이고 있다. 바로 3차대전이다. 미래의 르네는 르네에게 3차대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에 쓰여 있다고 알려 준다. 그 예언서를 찾아 르네는 퇴행 최면으로 전생의 자신을 찾아가는데 놀랍게도 그 전생은 무려 1천 년 전의 십자군 기사였다. 인류를 구할 방법이 적혀있다는 고대의 예언서 <꿀벌의 예언>은 과연 존재할까? 그 책의 존재를 알아보기 위해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르네와 알랙상드르 일행은 무엇을 찾아내게 될까? 선행 최면이니 퇴행 최면이니 하는 말들이 껄끄럽긴 하다. 시작부터 난관.

인간이 소비하는 식물의 80퍼센트가 꽃식물이네. 그리고 이 꽃식물의 80퍼센트가량의 수분을 담당하는 곤충이 바로 꿀벌이야. 그동안 꿀벌은 서서히 사라지는데 인구는 무서운 속도로 늘어났던 거야. 인간이 직접 손으로 하거나 로봇을 이용한 수분이 가능하다고 믿었지만 그 결과가 신통치 않았지. 조그만 원인 하나가 결국 치명적인 결과를 낳아 전 세계 농업 생산량이 급감했어. 그런 상태에서 기온까지 상승하니 곡물 생산은 더 줄어들었고. 지표면의 사막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물 부족이 심화되다 보니 관개수에 드는 비용이 너무 커져 농민들은 이용을 할 수가 없었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아메리카 국가들에서는 메뚜기 떼가 창궐해 농사를 망쳐 버렸어. 식량은 부족한데 인구가 많아지면 배고픔을 참지 못한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건 필연적이고 불가역적이지. 지구상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들은 무자비한 방식으로 진압됐네.(-69쪽)

<꿀벌의 예언>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면서 지구온난화에 관한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고 짐작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이 책에 시선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과학적인 면, 환경적인 면, 그리고 정치적인 면에서 바라보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견해는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박학다식한 작가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견해를 어찌 피력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의 첫 작품 <개미>에 매료되어 몇 작품을 읽기는 했지만 사실 작가의 책을 모두 읽지는 않았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그의 작품을 더 많이 읽은 사람이 이 책을 이해하기에는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다. 작가가 말하고 있는 중세 시대의 성전 기사단은 후에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템플기사단으로 이름이 바뀌게 된다. 그런데 왜 시작점이 중세였을까? 그래서 새삼스럽게 작가에 대한 프로필을 찾아보게 되었다. 법학을 전공하고 저널리즘을 공부했다는 말보다는 작가의 글쓰는 성향에 대한 말이 시선을 빼앗는다. 대체로 모험을 중심으로 하며 공상과학이나 짧은 철학을 혼합하여 글을 쓴다는데 대부분의 소설에서 같은 구조의 형식을 사용했다는 말이 보여 흥미로웠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지금까지 읽은 1권의 여운은 마치 영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 <미이라>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어디선가 본 기시감이 가득하다는 말이다. 그의 작품들이 서로 연결되는 부분이 많다는 말을 보면서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의 첫 작품인 <개미>를 집필하는데 12년이 걸렸다는 말에 놀랐다. 또한 작가는 티베트와 이집트의 죽음에 관한 경전들을 연구하였다고 한다. 책속에서 므네모스라는 말로 각각의 장에 대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말의 뜻이 잊혀진 기억을 의미하는 것이라 한다는 말도 보인다. 이 책에서도 역사적인 사실과 허구가 서로 얽히고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독자만의 혜안이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fantasy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까닭인지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발걸음이 조금 버겁기는 했다. <멋진 신세계>를 쓴 올더스 헉슬리와 <투명인간>을 쓴 허버트 조지 웰스를 본받아 소설과 과학을 익혔다는 작가. 그는 18세에 개미를 소재로 소설을 써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대단한 열정을 지닌 작가다. 이제 서막이 열렸으니 2편에서 마주칠 진실은 무엇일까? 기대된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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