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 (별빛 에디션) - 내 마음을 몰랐던 나를 위한 마음 사전
투에고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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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부터 ㅎ까지... 어디에선가 저 말을 본 적이? 있다. 광고! 저 문구가 생각난 건 이 책의 목차때문이다. ㄱ부터 ㅎ까지의 낱말을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된다. 간절함, 눈물과 이슬, 다시, 말 한마디, 방향성, 상념들, 얽다, 적당한 거리, 초연함, 판단력, 하루... 이런 식이다. 다 읽고 난 후? 아니, 읽으면서 이미 그런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에세이보다 자기계발서에 가깝다고. 격려가 필요할 때, 나와 가까워지고 싶을 때,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 바람만 불어도 흔들릴 때, 삶의 가치를 생각할 때, 자신에 대한 확신이 필요할 때... 각 장의 낱말을 품고 있는 짧은 문장들이 그런 분위기를 품고 있다. 그만큼 우리네 삶은 거기서 거기란 말일까? 사는 곳만 다를 뿐이지 사람 사는 모습은 다 같다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책의 소개글처럼 따뜻한 위로를 받고 싶어서 시선이 갔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공허해지는 ‘빈 위로’가 아니라, 나를 찾고 ‘진짜 위안’을 얻고 싶었다”는 것이 글쓴이의 말이라 한다. 하지만 책 속의 낱말을 통해서는 힘들었던 자신을 내색하지 않는다. 그저 책의 제목처럼 그 때의 나를 돌아보며 토닥거리고 있을 뿐이다. 나 역시 살면서 몹시 힘들다고 느꼈을 때 글쓴이처럼 심리서에 빠져들기도 했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가고 있는 길이 맞는가 확인해 보기도 했다. 그런 사람들에게 글쓴이는 언어로부터 치유를 얻었다고 말한다. 지금 힘겹게 느껴지는 것들이 지나버린 시간속에서 치유되지 못한 것들이라는 생각에 공감한다. 하지만 정의되어진 것들이 모두 진리와 통하지는 않는다. 그저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지만.

책을 읽다가 '무드셀라 증후군'이라는 말에 시선이 갔다. 안 좋았던 일들보다 좋은 일들만 모아 '추억'이라 포장하며 그리워하는 일종의 퇴행 심리를 의미한다는데, 어쩌면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병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습득한 정보를 한 달이 지난 뒤에는 21퍼센트밖에 기억하지 못한다는 말, 100퍼센트의 진실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한 줄의 문구에서 알 수 없는 위로를 받는다. 사람이 하루 평균 1만 2000~ 6만 가지 생각을 한다는 말은 놀랍다. 생각이 생각을 불러온다는 말이 거짓은 아닌 모양이다. 끝없는 상념들을 불러와 스스로 갇혀사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단어는 위로다, 라는 말로 시작했는데 에필로그에서도 언어의 한계는 곧 내 세계의 한계라고 글쓴이는 말한다. 뭐 그럴수도 있겠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면 그것은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언어로 표현되어진다고 해서 그것이 완전할 수는 없을 것이다. ㄱ부터 ㅎ까지 한글의 자음 순서대로 글을 엮었다는 게 이채롭게 다가왔다. 작은 낱말 하나 하나를 살펴보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 다시 보니 ㄹ이 없다. 라면이나 라디오라는 낱말도 참 정겨운 말인데.....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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