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을 위한 변론 - 무자비하고 매력적이며 경이로운 식물 본성에 대한 탐구
맷 칸데이아스 지음, 조은영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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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심각한 편견에 사로잡힌 동물이다. 우리는 어느 정도 자신과 연관되는 것을 좋아한다.(-32쪽)

저자의 말처럼 솔직히 우리는 식물과 직접적인 연관을 짓지 않는다. 나와는 상관없는 별개의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식물을 찾을 때는 한정적이다. 꽃이 필 때, 그리고 먹을 수 있는 열매를 줄 때. 하지만 식물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우리와 연관지어져 있다. 식물의 특징을 알게 되면 상당히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굳이 저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기후변화의 시대를 살면서 식물이 인간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는가를 체험하고 있는 중이 아닐까 싶다. 식물에 의해 우리의 일상생활에 커다란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외면하며 살아가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라는 말을 인정해야만 한다.


디펜바키아, 스킨답서스, 몬스테라... 식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이름들. 그러나 저 식물의 잎에 독성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 같다. 심하면 장기 손상이나 죽음까지도 이르게 할 정도의 독성이라는 말에 놀랐다. 그것은 식물이 살아남기 위한 방어전략중의 하나일 뿐이니 인간의 입장에서 해롭다, 이롭다를 정의내릴 수는 없는 일이다. 자연다큐를 찾아볼 정도로 좋아하는데 동물보다는 식물쪽이 더 많은 관심을 끌게 된다. 물론 느린 시간을 빠르게 돌리며 보여주는 식물의 성장이 신비롭게 보여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보다는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저마다 처해진 환경과 시절에 맞게 변화하며 살아남았던 식물의 역사는 정말 대단하다. 식물의 유혹을 견뎌내지 못한 사람들은 아마도 몇 번씩의 장례식을 거치고 거치며 식물의 삶에 대해 배우게 될 것이다. 식물을 위해 변론에 나선 저자의 마음이 와 닿는다.


사라지는 식물과 생물 다양성의 유기적 관계를 고찰하다.

우리가 흔히 쓰는 '서식지 파괴'라는 말에 대해 다시한번 짚어준 점에 감사한다. 식물은 지구의 모든 생명을 책임진다. 동물을 말하기 전에 식물에 대해 먼저 말해야 하고 쓰러지는 거대한 나무숲을 말하기 이전에 식물을 먼저 말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사람들이 말하는 그 서식지에 식물이 없다면 동물도 나무도 존재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 쪼개지고 나누어진 서식지에서는 다양한 생물이 살아갈 수 없다는 걸 이제 큰 소리로 말해야 한다. 어쩌면 이미 늦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이 책에서는 지금까지 식물을 주제로 나왔던 책들처럼 식물의 성장이나 방어전략등에 대해서도 많이 다루고 있지만 우리가 쉽게 보지 못하는 식충식물이나 기생식물과 같은 식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식물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살아남기 위해 어떤 전략을 만들어내는지, 그들만의 세계를 깊숙히 들여다보고 있다. 한 식물이 사라지면 그 식물에 연결되어진 모든 생물도 사라진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아이비생각


서식지가 망가지는 형태, 크기, 방식은 모두 다양하지만 거기에는 인간이라는 공통 요소가 있다. 지구의 구석구석을 빼놓지 않고 정복하려는 인간의 욕구로 인해 생물권이 큰 곤욕을 치르는 것이다. (중략)

서식지 파괴가 더욱 비극적인 이유는 우리 주변에서도 수없이 많은 자연경관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규모 서식지 파괴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데, 사람들이 주변의 작은 땅을 두고는 개발되어 마땅한 지역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숲을 베어 만든 주택과 잔디밭, 습지를 메워서 만든 쇼핑몰, 초원을 갈아엎어 만든 옥수수밭이 대표적이다. 대규모 서식지 파괴는 생태계를 작은 조각으로 파편화하고, 그 뒤를 이은 소규모 서식지 파괴가 남은 조각을 야금야금 해치운다.(-38쪽)

중요한 사실은 식물이 곧 서식지라는 점이다.(-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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