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어떤 집안에 병든 아버지가 있었다.
아들은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해 드리려고 백방으로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 다녔고
그러던 중 정말 신통력이 있다는 한의원에서 병을 낫게 하는 처방을 알게 되었다.
"이보게 젊은이! 삼년 묵은 쑥을 구해다가 그것을 달여드시게 하면
자네 아버지의 병은 씻은듯이 나을 것이네"
이 말을 들은 아들은 뛸 듯이 기뻐하며 삼년 묵은 쑥을 구하기 위하여 길을 떠났다.
어디에나 지천에 깔려 있는 것이 쑥인데
그까짓 삼년 묵은 쑥이야 어디선들 구하지 못하랴 싶었다.
그러나 막상 삼년 묵은 쑥을 구하려하니 그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동네 저 동네 수소문을 하여 돌아다녀 보아도
삼년 묵은 쑥을 보관하고 있는 집은 한 집도 없었다.
한 달, 두 달, 세 달....
봄이 가고 여름이가고 가을 겨울이 다 가도록 다녀봤지만
삼년 묵은 쑥은 구할수가 없었다.
하지만 젊은 아들은 아버지의 병환을 기어코 낫게 해드리겠다는 일념으로
다른 일은 팽개치고 오로지 삼년 묵은 쑥을 구하러 다녔다.
끝내 쑥은 구할 수가 없었고 아버지의 병세는 깊어져 결국 세상을 떠나기에 이르렀다.
그제야 아들은 탄식하기 시작했다.
의원이 말하였을 때 쑥을 뜯어 잘 간수하였더라면 삼년 후에는 삼년 묵은 쑥이 되었을텐데...
삼년 묵은 쑥을 몇번이고 만들 수 있는 칠년을 허비하고 아버지는 돌아가시다니...
<-이야기21C 中에서->

생각해본다.
나는 혹시 삼년 묵은 쑥을 구하기 위하여 다른 길을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일상속에서 찾아지고 또한 느껴지는 것들을 소중히 여길 수 있어야 한다.
다시 찾아 온 무력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발밑에 낭떠러지를 두고 있는 것 같은 이 느낌을 어이할까.
알 수 없는 심연속에서 나의 하루를...살아내고 있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