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티스
표윤명 지음 / 북웨이브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신화소설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도대체 신화소설이 뭐야? 했었다. 솔직히 역사소설이란 말은 들어봤어도 신화소설이란 말은 들어보지 못했던 까닭이었다. 약간의 호기심도 있었고 일단은 내가 엄청 좋아하는 신화가 밑바탕으로 깔려 있다는 말에 무조건적으로 달려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읽고 난 후의 느낌이랄까? 아니 어쩌면 읽는 내내 뭔지 모를 어색함이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사과를 아프로디테에게 주었기에 있을 수 있었던 트로이 전쟁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것 역시 신화속의 이야기지만 신들의 이야기이기 보다는 인간세계의 싸움을 그렸다는 점에서는 이 책의 내용과 비슷한 면도 없지 않아 있어 보인다. 하지만 트로이 전쟁과는 느낌이 달랐다. 씨줄 날줄이 자연스럽게 엉켜들어 하나의 완성품이 나오듯이 그렇게 자연스러운 맛이 없었다고 해도 맞는 말일것 같다. 인간과 사랑에 빠진 님프 안실리오네를 향한 아폴론의 질투심이 매개체가 되었던 것도 아니고 ( 물론 다프네에게 마음을 빼앗겼을 당시처럼 그 질투심 또한 에로스의 화살때문이지만 ) 신들간의 영역다툼을 그린 것도 아니고 이것이다,하고 말 할 만한 주제를 찾아내지 못하고 말았다. 순전히 모자란 내 탓이려니 하지만...

우리 인간은 처음부터 그렇게 신을 믿어왔을까? 불완전한 자아를 위해서 혹은 채워지지 않는 욕망을 위해서 그런 것들을 만족시켜줄만한 어떤 존재를 찾다가 신이란 이름을 만났던 것은 아니었을까? 신이란 자체는 굳이 종교적인 의식을 빌려오지 않더라도 우리곁에 너무도 가까이 머물고 있는 것 같다.

신화소설이라는 장르의 새로운 시도였다는 점에서는 참 대단하다. 신화속의 주인공들을 내세워 하나의 이야기를 멋들어지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신과의 종속적인 관계로부터 탈출을 꿈꾸는 인간의 자각을 그려주었다는 것이 새삼스러운 느낌을 갖게 했다. 아라킬리온이란 책속 주인공은 제우스가 인간세상을 물속에 빠뜨렸을 때 살아 남았던 데우칼리온과 피라의 첫번째 자식으로 나온다. 그러니 신의 피가 섞이지 않은 완전한 인간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래서일까?  우리가 왜 신의 놀음에 놀아나야 하느냐고, 어찌 인간이 신의 뜻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해야만 하는 것이냐고 신과의 연결선을 끊으려한다. 사실은 트로이 전쟁 역시 신들의 사주에 의한 싸움이었듯이 말이다. 자신들을 위한 일이라면 인간은 어떠한 희생물로도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신이었다고 말하며 신으로부터의 독립을 꿈꾸는 사람. 바로 그런 점들이 새롭게 느껴지는 어떤 것들이 아니었나 싶은데...

아틀란티스.. 상상속의 섬인지 아니면 실제했다가 바다속으로 가라앉은 것인지 아직 확실하게 나타나지는 않으나 우리가 환상적인 이미지로 많이 찾아가는 곳이 바로 아틀란티스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일까? 이 책속에서 등장하는 아틀란티스 역시 너무도 멋지고 아름다운 그야말로 유토피아 같은 곳으로 그려지고 있다. 우리의 주인공 안틸리우스와 안실리오네 그리고 아라킬리온이 신과의 연결선을 끊어버리기 위해 마지막으로 찾아 나섰던 곳이 바로 포세이돈의 아틀란티스였으니.. 신탁으로 인하여 바다밑으로 가라앉을 수 밖에 없는 아틀란티스는 천상의 신전 올림포스로 떠나는 신들이 다시한번 인간에게 전하고 싶어하는 메세지를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다.

아라킬리온과 안틸리우스, 안실리오네가 겪어야 했던 모든 일들이 모험담으로 들리지 않는 것은 또 무엇때문일까? 모든 것이 에로스의 화살때문이었음을 알게 된 아폴론이 마지막까지 자신이 사랑하는 님프 안실리오네와 안틸리우스를 떼어놓기 위하여 트릭을 쓰고 있는 것을 보면서 신이란 존재는 역시 인간과 너무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구나 생각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신이 인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분명히 인간이 신의 존재를 만들었을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신은 언제나 하나로 통하는 거야. 우라노스가 곧 크로노스요, 크로노스가 곧 제우스이자 우라노스인 것이지. 앞으로 또 다른 세상이 열리면 그곳에서도 그는 다른 이름과 다른 형상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겠지" 라고 말하던 안틸리우스의 독백은 참으로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어쩌면 영원히 신이란 존재를 가슴속에 품은 채 살아가고 싶어하는 인간의 넋두리처럼 들려오기도 했다. 그만큼 가슴속의 욕망에 풀무질을 해가며 살수 밖에 없는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이해할 수 없는 문제지를 받은 것 같은 이 느낌을 어이할까...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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