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라는 모험 - 미지의 타인과 낯선 무언가가 하나의 의미가 될 때
샤를 페팽 지음, 한수민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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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토록 마음속에 저장되는 영화가 그리 많지 않은데 그 중의 하나를 꼽아보라고 한다면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라는 영화다. 중년의 남녀가 만나 짧은 사랑을 나누지만 죽을 때까지 그 사랑을 간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침내 찾아온 진정한 사랑이라 여겼지만 그 만남을 위해 자신의 현재를 버리지 않았던 여인의 안타까움을 잘 그려주었다. 그 영화를 이 책에서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이 책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통해 그 여인의 가슴속에서 잠자고 있던 젊은 날의 꿈을 들여다 본다. 한 남자와의 짧은 만남이 버려야 했던 젊은 날의 꿈에 한발 다가서게 했다고.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가지 않은 길은 있다. 그리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 역시 누구에게나 있다. 그 만남이 과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해 주었을까? 어쩌면 반복되어지던 일상의 지루함을 달래줄 수 있었던 짧은 일탈과도 같은 만남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두 사람에게 주어진 3일이란 시간은 해석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마주침'과 '만남'은 어떤 차이일까? 이 책에서는 '마주침'과 '만남'은 서로 다른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짧은 소견이지만 '마주침'으로써 '만남'이 시작되는 경우도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보통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남은 상당히 이론적이거나 환상적인 느낌을 갖게도 한다. 이론과 실제의 괴리는 말하지 않아도 알 사람은 다 안다. 만남에는 좋은 만남도 있지만 나쁜 만남도 있다. '좋다', '나쁘다'의 정의는 다분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일 테지만 어떤 의도됨을 띠지 않는 만남이라면 그것을 우리는 아마도 '우연'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네트워크안에서의 만남이 주를 이루어가는 작금의 세태속에서 '만남'이란 말이 안고 있는 인간적인 의미를 되짚어보자는 취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팬데믹이란 상황이 어쩌면 우리에게 '만남'을 더 힘들게 만들었을 것이다. 사실 팬데믹이란 핑계를 대지 않았어도 현대인들에게 자연스러운 만남이라는 것은 왠지 낯설게 다가온다. 마음을 앞세우지 않는 까닭도 있겠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를 잃은 탓일 수도 있다. 오죽했으면 만남을 모험에 비교했을까? '만남'이 주는 긍정적인 부분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그랬기에 여러 방면을 통해 타인을 향해 마음을 여는 방법에 대해 많은 예를 들며 이야기 한다. 철학과 심리학과 자기계발서가 교묘하게 버무려진 느낌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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