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림태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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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삶이 최선의 삶이다. 나는 이 정언을 믿으며 쓴다. 거의 실패하지만 나만이 쓸 수 있는 가장 단순한 삶의 문장을 꿈꾼다. 저자의 말이다. 가장 단순한 삶의 문장을 꿈꾼다는 저 말이 시선을 끈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의 한부분이 아닐까 하고. 실제로도 어려운 말이나 미사여구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단순하지만 명백한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나 할까? 가끔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내가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단 한줄의 문장이 있을까? 어쩌다 가끔씩은 내가 나를 위로해주고 싶을 때가 있다. 흔히들 하는 말처럼 괜찮다고 말해줄까?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말해줄까? 남들도 나처럼 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그럴 때 찾는 게 시집이다. 솔직히 에세이는 잘 보지 않는다. 지극히 소소한 개인적인 문장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그냥 읽기 시작했던 책이었다. 그런데 읽으면서 마음이 훈훈해짐을 느끼게 된다. 공감할 수 있는 말이 많아서였을까? 뭐, 그것 또한 지극히 소소한 개인적인 느낌이니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믿는다'는 말이 주는 부담스러운 진심을 아느냐고 물었을 때 오래도록 써왔었던 '뒷끝없는 사람이다'라는 말을 떠올렸다. 그 '뒷끝없다'는 말이 상대방에게 남기는 상처는 전혀 생각하지 못한채로 그렇게 많은 시간을 지내왔었다. 나도 모르는 새 남을 아프게 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을 때 얼마나 상심을 했었는지 모른다. 따지고보면 나만 편했던거다. 가슴어와 머리어가 있다는 말에 크게 공감한다. 그 말 역시 말 뒤에 숨은 의미를 알아채야 하는거라고. 그리하여 좀 더 따스한 말로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싸움과 말다툼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어쩌면 사랑도 행복처럼 상상의 산물이 아닐까, 하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행복이든 사랑이든 다분히 주관적인 말임에도 우리는 그 말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해 안달이다. 하지만 틀에 갇힌 말은 답답하다. 돌올하게, 해낙낙한, 우묵하게, 우련한... 익숙치 않은 말을 한번 찾아보게 된다. 꽃사태... 이채롭게 다가왔던 이 말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 같다. 그저 부정적인 의미로만 받아들여졌던 말에 '꽃'자 하나를 붙였을 뿐인데 저토록이나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낼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가위는 잘라내서 이겨야 하고, 바위는 내려쳐서 이겨야 하지만 보는 감싸서 이길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고 말하던 친구가 있었다고 한다. 가위바위보를 하면 늘 '보'만 내던 그런 친구, 내게도 한명쯤은 있을까? 읽는 동안의 느낌이 좋아서 천천히 음미하듯 읽었다. 글씨가 좀 더 컸더라면, 그림이 좀 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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