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그녀의 마지막 여름 - 코네티컷 살인 사건의 비밀
루앤 라이스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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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네티컷 주 아름다운 저택의 침실에서 명망 있는 갤러리를 운영하던 임신 6개월 된 여자가 나체로 살해된 채 발견됐다. 당시 남편은 요트 여행 중이었고, 열여섯 살 딸은 캠프에 가고 없었다. 비행기 조종사인 언니는 동생과 며칠간 연락이 되지 않아 비행을 마치자마자 동생 베스의 집으로 달려왔고, 경찰과 함께 베스의 시신을 발견한다. 그리고 침실에 걸려 있던 그림 한 점도 사라졌다. 23년 전 절도범에 의해 엄마가 죽던 날, 사라졌다가 다시 찾은 바로 그 그림이다.... 출판사에서 이 책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이다. 어쩌면 전제적인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고해도 틀린 말은 아닐 듯 싶다. 다시말해 스포일러는 아니라는 말이다. 이 책은 소개글에서 이미 말하고 있듯이 추리소설이다.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을 잡기 위한 과정속에서 많은 것이 드러나는. 자, 이제 우리는 소설의 흐름을 따라가며 누가 범인인가를 밝혀내야만 한다. 23년 전의 사건을 맡았던 형사가 다시 이 사건을 맡았다면 이 사건을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까? 하지만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영화에서든 소설에서든 범인은 늘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그러니 이런 소설의 씨줄과 날줄은 촘촘하게 엮여야 할 것이다. 은근슬쩍 범인의 꼬리를 보여주는 척 미끼를 제대로 던질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런 긴박함 또한 제대로 느낄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추리소설의 매력이라면 매력일테니 말이다. 부유층 가정일수록 우리에게 보여지는 면은 추악하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인간적인 관계에 앞서 그들을 통제하는 경제적인 부유함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항상 그렇듯이 소설속에 등장하는 조연들은 모두 용의자다. 의심하지 않고는 사건을 해결할 수가 없다. 죽은 베스의 남편은 아내가 운영하는 겔러리의 여직원과 바람을 피워 이미 아들을 낳은 상태였다. 이혼말이 오가던 상태에서 아내가 죽던 날 아침 요트여행을 떠났다는 것도 석연치않다. 베스에게는 피의 맹세로 영원한 우정을 약속했던 친구들이 있었다. 케이트, 룰루, 스코티... 모든 것을 비밀없이 함께 공유하자고 약속했던 친구들. 정말 그들 사이에 비밀은 없었을까?


중간쯤에서 눈치챘다. 범인의 윤곽을.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내 의심스러웠다. 정말 이 사람이 범인이 맞는 걸까? 도무지 보여지지 않던 범행동기때문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싶을 때는 언제일까? 물론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악질도 있지만 우발적인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사람이 순간적으로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자제한다는 것이 어렵다는 말일 것이다. 책을 다 읽고나니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경계하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인간관계에 대해. 사소한 것, 진짜로 별 것 아닌 것들로 인해 일어나는 범행은 뉴스를 통해 우리 곁으로 수없이 파고든다. 어쩌면 저럴수가 있어? 라고 말하곤 하지만 그런 일들이 사실은 비일비재하다는 게 문제다. 이 소설은 그런 사람의 심리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열등감이나 우월감이라는 감정때문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우리는 많이 보았다. 한강에서 발견된 토막난 시체 역시 그런 감정으로 인한 살인이었다. 말 한마디가 던지는 충격이 얼마나 큰지 솔직히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타인의 감정을 알아주기 보다 내 감정만을 알아주기를 원한다는 것 또한 얼마나 큰 파장을 불러오는지도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또한 우리가 얼마나 자신의 감정에만 치우쳐 살아가고 있는지 알고싶어하지 않는다. 이 책속에서 보여주는 살인의 동기는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특별할 것 없는 것이었다. 자, 이제 내 자신을 다시한번 돌아볼 차례인가? 모두에게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없다면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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