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를 즐겁게 - 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아서
박호순 지음 / 비엠케이(BMK)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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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어원과 유래를 찾는다는 말이 시선을 끌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말 중에 제대로 사용하고 있을까? 하며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탓이다. 얼핏 생각하기에도 그토록이나 방대한 우리말의 어원을 이 책에서 다 배울수는 없을거라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채롭게 다가왔던 말들은 많았다. 우리말의 어원이나 유래를 알고나면 어라, 이 말이 거기에서 온 말이라고? 하며 신기하게 생각했던 적이 많았기에 이 책은 관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사자성어를 배우다보면 그 사자성어가 나오게 된 배경을 공부하며 역사의 단면을 알게 된다. 또한 속담을 공부하다보면 시대의 생활상이나 문화를 엿보게 되기도 한다. 게다가 어려운 우리말을 제대로 배울 수 있다고 하니 어찌 마다하겠는가 말이다.


'개밥에 도토리'라는 말이 있다. 도토리는 보통 다람쥐가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도토리의 어원이 돼지에서 왔다고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돼지가 좋아하는 열매가 바로 도토리라는 것이다. 우리의 수도는 서울이다. 그런데 그 '서울'이란 말이 '도읍'이란 뜻으로 옛날부터 민간에서 통속적으로 쓰였던 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서울은 언제 정식적인 수도 명칭이 된 것일까? 광복이후부터라고 한다. 아울러 곁들여주는 속담 이야기가 재미있다. '서울 가 본 놈하고 안 가 본 놈하고 싸우면 서울 가 본 놈이 못 이긴다'라는 속담속에서 그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태극기'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을 하던 때부터였다고 한다. '조선 국기'라 불렀던 것을 일본인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태극기'라고 부르자고 약속을 하면서부터였다고 하는데 우리는 왜 이런 사실을 배우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우리의 풍속에서 귀신을 물리치기 위해 붉은 색을 쓰는 경우가 많다. 동지팥죽처럼. 하지만 이 또한 수많은 모순점을 낳고 있다. 이는 중국에서 전해온 이야기가 우리 풍속에 잘못 전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라의 국호가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22대 지증왕때였다는 걸 이 책을 보고서야 알게 되었으며, 옛날의 왕이 자신을 일컬어 '과인'이나 '짐'이라는 말을 썼지만 '짐'이란 말은 온 백성이 모두 자신을 지칭하는 말로 썼던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임금의 얼굴을 '龍顔'이라 불렀던 것은 한나라의 고조 유방의 얼굴 생김새가 용을 닮아서 그때부터 사용했다. 참고하라고 보여주는 유방의 초상화를 보니 우락부락한게 과연 용이다. 하긴 용이란 동물도 우리의 상상속 동물이니 그럴만도 하겠다. 공자가 살고 싶어했던 나라가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우리나라였단다. 그런데 그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은 우리 민족이 스스로 한 말이 아니라 공자를 비롯한 중국 사람들이 한민족을 일컬어 한 말이라 한다.


日曜日을 일요일날, 驛前을 역전앞, 牛頭를 우두머리, 大蝦를 대하새우, 靑天을 청천하늘, 生栗을 생률밤, 黃土를 황토흙이라고 하는 것을 저자는 우리민족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강해서 그렇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지는 않은 듯 하다. 우스개소리로 광화문의 세종대왕께서 도대체 이 곳이 어디냐고 물으실만큼 우리 말과 우리 글이 홀대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잘못하고 있는 것은 잘못하고 있다고 말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하는 말이다. 너무 심하게 줄여쓰는 말때문에 곤혹스러웠던 적도 엄청 많았다. 적어도 뉴스를 다루는 사람들만큼은 우리말을 제대로 써야 한다는게 나의 지론이다. 뉴스는 유행을 따라야 하는 매체도 아니고, 또한 어떤 이익을 목표로 하는 것도 아닌 까닭이다. 바쁜 세상을 살아가는 젊은세대가 저희들만의 소통방법으로 만들어낸 말들이 어느틈엔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마치 그런 말을 쓰지 않으면 안될 것처럼. 굳이 자막으로까지 보여주면서 그런 말을 써야하는 까닭을 모르겠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시대가 안스러울 뿐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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