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뒤바꾼 가짜뉴스 - 거짓으로 대중을 현혹시킨 36가지 이야기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장하나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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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퓌스 사건이라고 있었다. 19세기 말에 일어났던 사건이다. 프랑스군의 유대인 장교 알프레드 드레퓌스가 군사기밀을 독일대사관에 팔았다는 혐의로 체포되었고, 비공개 군법회의에서 종신유형을 선고 받았다. 드레퓌스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지만 대위라는 계급을 박탈당했다. 당시 진범을 찾아냈고 진상 은폐의 증거도 찾아냈지만 드레퓌스는 '악마의 섬'으로 유배당했다. 간수를 제외한 유일한 주민은 드레퓌스뿐이었다고 한다. 간수들은 그에게 말을 걸지 말라는 명령도 받았다. 하지만 드레퓌스가 반유대주의에 희생당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소설가 에밀 졸라가 "나는 고발한다!"라는 제목으로 프랑스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드레퓌스 사건은 드레퓌스파와 반드레퓌스파로 갈라지는 프랑스 사회의 분열을 불러왔다. 그의 죄를 입증하는 것은 파리의 독일대사관에서 몰래 빼내온 정보 서류의 필적이 드레퓌스의 필적과 비슷하다는 것뿐이었다. 단지 유대인이었다는 점이 그를 간첩으로 몰아갔던 것이다. 가족들과 사회의 분위기가 재심을 청구하며 일이 커지자 군부는 형식석인 심문과 재판을 거쳐서 그를 무죄로 석방시켰다. 당시의 유럽 열강들은 영토 확장 경쟁이 치열했다. 또한 당시의 유럽인들은 백인 우월주의에 빠져 있었다. 그런 모든 상황들이 드레퓌스 사건을 만들어내게 된 것이다. 드레퓌스 사건은 19세기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지만 그만큼의 희생이 필요하다. 드레퓌스 사건은 이 책에서도 다루고 있지만 사람들이 거짓된 정보에 얼마나 잘 녹아드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명분만 그럴싸하다면 거짓인 줄 알면서도 그것이 마치 진실인양 그렇게 행동할 수 있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역사는 이긴자의 기록이라는 말이 있다. 보잘 것 없는 사람을 그럴싸한 영웅으로 만들기도 하고, 역사적으로 남을만한 인물임에도 잔다르크처럼 마녀사냥을 당하기도 한다. 드라큘라 백작이 적의 침략에 맞선 루마니아의 국민 영웅이었지만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흡혈귀가 되기까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는 말이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했던 것은 마리 앙트와네트의 말이 아니었으며, 미국의 노예해방선언으로 역사에 남은 링컨 역시도 말처럼 그렇게 노예해방을 위해 힘쓰지 않았다는 걸 이제 알만 한 사람은 다 안다. 이 책은 그렇게 조작된 가짜뉴스 36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그 가짜뉴스들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뀔 수 밖에 없었다는 말과 함께. 문득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된 '조선왕조실록'이 떠오른다. 인류 역사상 단일왕조의 역사서로는 가장 규모가 큰 책이기도 하지만, 만약 후대의 왕들이 선대 왕의 기록을 마음대로 볼 수 있었다면 지금의 '조선왕조실록'은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제대로 된 것을 지켜낸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 책속에 실린 30가지의 이야기는 사실 특별함을 전해주지 못한다. 이런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은 이미 많은 까닭이다. 현재는 인터넷을 통한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세상이다. 너무나도 쉽게 우리 곁으로 다가오는 거짓들을 쉽게 판별해내는 건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좀 더 많은 것을 의심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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