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재생 이야기
김정후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용어가 있다. '도시 재활성화'라는 뜻이다. 낙후된 도심지에 새로운 계층이 들어와 활성화되면 높아진 임대료나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기존의 사람들이 그곳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기존에 살던 사람들이 대부분은 저소득층이었다는 것이 문제다. 결국 젠트리피케이션은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 저소득층의 주거공간에 치고 들어와 자리를 잡게 되는 현상인 것으로 이렇게도 저렇게도 할 수 없는 사회의 필요악처럼 보인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런 현상이 번복되어야 하는지 알 수 없기에 답답할 뿐이다. 이 책에서는 그런 주거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진 않았지만 산업공간이었다 할지라도 버려진 공간을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재생 이야기'라는 부제가 시선을 끈다. 서울역사와 서울로 7017을 생각하게 된다. 새 역사가 생겼다고 기존의 역사를 허물어버렸다면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하지만 살아남은 기존의 역사는 이런저런 전시회를 열며 사람들 곁에 남아있다. 기록문화유산으로써의 역할까지 하면서. 나중에 서울시에서 잘한 일중의 하나로 기록되지 않을까?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런던의 도시재생사업은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커 보인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때려 부수고 새로 짓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사람이 건물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정말 싫었는데 새롭게 뭔가 변화되었다는 곳을 찾아가게 되면 대체적으로 느껴지는 기분이 그랬다. 사람을 무시하고 소통을 무시하고 조화로움을 무시하는 그런 방식은 그다지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먼저다. 런던이 바로 그런 관점에서 도시재생을 바라보았다는 건 상당히 부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그저 건물만 크게, 높게, 멋지게 짓는다고 그 거리가 멋있게 보이는 건 아닌 까닭이다. 런던의 도시재생은 맨 앞에 사람을 두었으며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공장소를 먼저 생각했다. 그리고 전통이라는 틀 안에 현대를 맞추었으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말이다. 오래되었다고, 상처를 입었다고 모두 새것으로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일 터다. 게다가 런던의 경우에는 이미 침체되어진 곳에 관심을 두었으며 침체되어진 곳을 살려내는 한편 그곳을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겨찾을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설계를 했다. 물론 기존의 건물들을 때려부수지도 않았다. 민관이 함께 긴 시간동안 여러방면에서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쉽게 결정하지도 않았다. 결정했으나 실패했을 때는 과감하게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시작했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우리나라도 곧 닥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꺼번에 지어진 수많은 건물은 또 한꺼번에 낙후되는 현상을 보일 것이다. 그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나갈지 염려스럽다. 주거공간은 산업공간과는 다를텐데... /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