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마법사입니다
아이나 S. 에리세 지음, 하코보 무니스 그림, 성초림 옮김 / 니케주니어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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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의 끝은 일단 해피엔딩이다. 계몽과 교훈을 목적으로 둔다. 옛날부터 전해져내려오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낸 것이 전래동화이고, 현대 사회에 맞게 다시 태어난 창작동화라는 것도 있다. 하지만 두가지 모두 동화의 특성상 교훈을 목적으로 하지 않나 싶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원작은 이런 내용이었다면서 어른들을위한 잔혹동화라는게 눈길을 끌기 시작했었다. 그리고 잠깐 그런 싯점으로 바라본 동화에 마음을 빼앗기기도 했던 듯 하다. 어찌되었든 동화라는 것은 아이들의 마음을 바탕으로 하여 만들어져야 한다. 아이들을 위하여. 맑고 순수한 영혼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그래서 '어른들을 위한 우화'라는 책도 나오지 않는가 말이다. 아이의 마음을 잃어버린 어른의 상실감을 채워주기 위해서. 물론 시대가 많이 변하고 있다고는 해도 동화만큼은 그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상당히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일반적인 동화 한편으로 또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그 만들어진 이야기속에 아이들과 함께 대화도 나눌 수 있는 과학적인 요소나 관습과 같은 것을 함께 다루고 있어서 하는 말이다. 어른인데도 읽을 때의 느낌이 꽤나 괜찮았다. 주변에 아이가 있었다면 당장이라도 그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만큼 내용도 충실하다. 이런 책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동화책임에도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식물이야기가 함께 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림이 있는 책이라면 식물은 빠질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끔 그런 그림을 보면서 이 식물은 어떤 이름을 가졌을까 궁금할 때도 있었는데 이 책은 바로바로 그 궁금증을 해결해준다. 예를 들자면 백설공주가 먹었던 독이 든 사과를 통해 이 세상에 약 2만종의 사과가 있었다는 걸 알았다. 그런데 우리는 왜 전부 똑같이 생긴 사과만을 알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접목'을 하기 때문이다. '접목'은 식물들만 할 수 있다. 접그루 나무에 복제하고 싶은 사과나무의 가지를 붙이기를 수십, 수백 번을 하면 원하는 품종의 사과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하나 있다. 바로 마차로 변해 신데렐라를 태우고 갔던 호박에게는 자매가 있었으니 옥수수와 덩굴강낭콩이다. 그래서 그 셋을 호박 밭의 세 자매로 부른다는 것이다. 이 세 자매는 함께 있으면 더 강해진다는 것도. 이와같이 과학적이고 상식적인 이야기가 있었으니 <식물은 마법사>라는 책의 제목은 꽤나 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 세계명작동화를 한편도 읽지 않고 자라는 아이가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그만큼 동화는 아이들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준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와 더불어 세계위인전도 아이들에게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책이긴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 그건 부모의 욕심이 더 큰 게 사실이다. 잘 된 결과보다도 잘되기 위한 과정의 일부속에서 위인들의 진솔한 생활이 밝혀지고 있는 昨今의 현실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내 아이가 훌륭한 인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바램은 아마도 끝나지 않을 듯 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은 딱딱한 위인전을 읽히기 보다 차라리 이런 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오히려 더 훌륭한 아이로 자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 위인전을 읽으라고 독촉하기 보다는 이렇게 부모와 함께 생각할 수 있는 책이 더 많이 나와주었으면 좋겠다.


샤를 페로, 앙투안 갈랑, 가브리엘 쉬잔 바르보 드 빌뇌브, 야콥 그림, 빌헬름 그림, 조지프 제이콥스... 어떤 사람들일까? 아마도 야콥 그림과 빌헬름 그림이라는 이름을 보면서 동화작가라는 짐작을 하게 되었겠지만 작가의 이름보다도 <신데렐라>, <빨간 모자>,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알라딘과 요술램프>, <미녀와 야수>, <헨젤과 그레텔>, <백조왕자>, <잭과 콩나무>, <아기 돼지 삼형제> 와 같은 동화명이 먼저 떠오른다. 책의 끄트머리에 붙여진 작가소개글을 통해 새삼스럽게 동화작가의 이름을 다시한번 불러보게 된다. 멋진 이름들이다. 커다란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나도 모르게 두번을 읽어버렸다. 정말로 재미있는 책이다. 추천하고 싶은 책!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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