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광수생각 : 그러니 그대, 부디 외롭지 마라 ㅣ 광수생각 (북클라우드)
박광수 지음 / 북클라우드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우리 사는 이야기가 좋았다. 미사여구없이 표현하는 방식이 좋았다. 예쁘게 그리려고, 멋지게 그리려고하지 않아 좋았다. 가끔은 실없는 이야기로 피식거리게 만들어주는 순간들이 좋았다. 문득 문득 자신의 삶을 보여주던 여유가 좋았다. 하잘것 없다고 생각했었던 것들이 한사람의 손끝에서 뭔가 의미를 담고 다시 태어난다는 게 좋았다. 그래서인지 이런 형태의 글들은 외롭다고 느낄 때, 일상이 힘겹다고 느껴질 때,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다고 느낄 때, 내가 나를 위로해주고 싶다고 느낄 때, 그럴 때마다 찾게 된다. 멋진 글이 아니어도, 예쁜 그림이 아니어도 위안삼을 수 있는 친구처럼 그렇게. <광수생각>을 사랑하게 된 이유다. 변치않은 필력! 신뽀리의 촌철살인! 그리고 어른이 되었으나 무뎌지지않은 듯한 광수의 정서! 오랜만의 만남이 몹시도 반가웠다.
다섯 손가락이 저마다 자신이 최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으뜸의 상징, 당연히 내가 최고지!!
무슨 소리! 내가 없으면 코를 시원하게 팔 수 있겠어?
무슨 소리! 가장 긴 내가 최고지!
무슨 소리! 내가 없으면 결혼반지도 낄 수 없다고!!
새끼 손가락, 넌 내세울 것이 뭐 있냐?
나 없으면 니들 다 병신이야! (-90쪽)
누구나에게 자신이 최고인 순간이 있었을까? 있었을 것이다. 다만 인지하지 못했을 뿐.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풀죽은 채 살아갈 필요는 없다. 문득 외로우니까 사람이라던 어느 시인의 문구가 떠오른다. 모두가 그렇게 이유없는 삶은 없는거라고 광수생각이 말하고 있지만 때로는 내가 나를 안아주고 싶을 때가 있다. 때로는 내가 나를 안아주어야만 할 때가 있다. 광수생각이 말하고 있는 소소한 것들은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들이기에 눈길이 따라가는 글자들의 무게와 깊이가 혹은 가볍게 혹은 그리 가볍지 않게 다가온다. 그래, 남들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구나, 싶어진다.
잠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도 좋지만 여러번을 읽어도 다시 보고싶은 책이 있다. 오래전부터 아주 소중하게 책장에 보관하고 있는 책중에 단연코 맨 앞줄에 서있는 것은 카툰과 우화다. 거기에 하나 더 보탠다면 어른을 위한 동화쯤? 故정채봉님의 <생각하는 동화> 시리즈가 그렇고, 이외수의 <사부님, 싸부님>과 <아불류 시불류>가 그렇고, 최영순의 아주 특별한 명상만화 <마음밭에 무얼 심지?>가 그렇고, <광수생각>이 그렇고... 詩集이 그렇다.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그런 책들이 있어서 참 좋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