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셰프 서유구의 꽃음식 이야기 조선셰프 서유구 이야기
서유구 외 지음 / 자연경실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솔직하게 말해 음식보다 꽃이야기에 더 솔깃했다. 꽃을 음식의 재료로 쓰고자 한다면 우선 꽃의 특성을 먼저 알아야하지 않을까 싶어서.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꽃잔치였다. 황홀하기까지 한 꽃사진을 보면서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어쩌면 저리도 아름다운지. 예쁘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할 듯 싶은 저 꽃들이 음식의 재료가 된다하니 그것을 먹는 사람들의 입도 그야말로 황홀경이 아니었을까? 일단 예쁘다. 꽃처럼 곱다. 음식에게 곱다는 표현을 쓴다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꽃이 재료가 되면 꽃과 어울어지는 음식들을 눈으로 먹고, 코로 먹고, 입으로 먹고, 마음으로 먹게 되지 않았을까? 사진으로만 보는데도 한번 맛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꿀꺽, 침을 삼킨다.

 

문득 우리나라의 토종 야생화가 궁금해졌다. 개망초가 토종 야생화인줄 알았다가 귀화식물이라는 걸 알았을 때 정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서 찾아보았다. 낯익은 꽃도 많고 이름을 몰라 불러주지 못했던 꽃도 많았다. 꽃에게 왠지 미안했다. 우리 산하에서 피고 지는 꽃이름도 모른채 살고 있구나,하는 마음에. 꽃음식으로 가장 귀에 익은 것은 역시 진달래화전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먹어보지는 못했다. 봄이 시작될 즈음 산행을 하면서 꽃을 따먹어본 적은 있어도. 또하나 찔레꽃이다.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먹었다오, 라는 노래가 있어서 언제 기회가 된다면 한번 따먹어보리라 하던 차에 아무 꽃이나 따먹으면 안된다고 지인께서 알려주셨었는데 먹어보니 그렇게 맛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배고픈 시절의 설움을 담은 노래가 아닌가 싶다. 꽃차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 국화차도 마셔보았지만 역시 내 취향은 아니지 싶어 그냥 멋적게 웃고 말았던 기억도 있지만 그렇듯 꽃이라는 건 우리의 정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 꽃을 음식으로 먹는다니 그저 신기할 뿐이다.

 

오래전 연잎밥을 먹으러 일부러 갔었는데 무엇을 기대했던 것인지 모른채 그냥 이렇다 할 느낌없이 먹었던 것 같다. 그런가하면 자주 가는 식당에서 상추대를 이용해 무침을 해 놓았는데 어찌나 아삭하고 상큼한지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도 있다. 이 책에서도 연꽃을 이용한 음식이 나온다. 더불어 알게 된 것은 꽃에 관한 상식이다. 연꽃을 부용이라 부르기도 하니 부용화와 혼동하지 말라는 것이다. 연꽃은 수부용, 부용화는 목부용으로 부르면 혼란이 없을거라는 말에 베시시 웃게 된다. 미나리꽃에 얽힌 이야기를 보니 배곯았던 시절의 아픔은 어디나 있었던 모양이다. 옛날 중국 초나라 사람들이 미나리로 배고픔을 달랬다고 한다. 미나리는 근화라고도 부른다. 토종 야생화인 원추리는 이름도 참 많다. 진한 노란빛때문에 황화채, 노란 꽃술때문에 금치채, 근심을 없애준다고 망우초, 아들을 얻게 해 준다고 의남초 또는 훤남화라고도 불린다. 그런 까닭으로 아들없는 여인들이 꽃을 말려 향주머니에 넣어 노리개와 함께 달고 다녔다고 한다.

 

송화가루로 떡을 해 먹거나 아까시아꽃으로도 떡을 해 먹었었다. 그런데 부들도, 장미도, 참깨꽃도, 부추꽃도 다~ 음식의 재료가 된단다. 배가 고파서 꽃을 먹었던 사람이 있는가하면 꽃의 아름다움과 향이 좋아서 먹었던 사람들도 있었으니 세상의 모순은 어디까지인지 정말 모를 일이다. 또한 우리가 꽃을 먹어야했던 이유는 꽃이 가지고 있는 치료효과때문이었다고도 한다. 염증, 설사, 소화불량, 출혈, 복통, 어지럼증, 부인병등의 질환에 효과가 있었다는 말이 보인다. 하긴 나 어릴적에는 발목이 삐끗해서 부어오르면 치자꽃가루를 물에 개어 부은 곳에 붙여주었었다.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라는 말이 갑짜기 생각난다. 웃기는 말 같지만 진짜로 동물들은 아플 때 풀을 뜯어 먹었다. 인간보다 먼저 풀의 약효를 알았던 거다. 그러니 꽃을 재료로 하는 음식에 대해 좀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 이 책에는 꽃음식에 적합한 꽃은 어떤 꽃인지, 다른 나라의 꽃음식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그 밖에도 꽃과 얽힌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많다. 황홀한 시간이었다. /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