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미술관 - 그림 속 숨어있는 이야기
문하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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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림을 잘 모른다. 뭐 그림뿐이겠는가마는. 그러니 아무리 세계적인 예술가의 이름을 들먹여도 공감하지 못한다. 단순히 작가의 이름과 그의 작품만 연결시킬 뿐이다. 그렇다고 전시회나 미술관에 가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이렇다할 해설이 없는 작품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유명한 작가라고해도, 아무리 유명한 작품이라해도 내가 이해할 수 없고 공감할 수 없으면 그것은 그냥 누구의 작품에 머물기 때문이다. 얼마전 <빈센트와 테오>라는 책을 통해 빈센트 반 고흐라는 화가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흐의 작품에서 어떤 것도 느끼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예상치못한 어떤 순간에 한 작가의 이름과 작품이 느닷없이 내 앞에 설 때가 있다. 에곤실레가 그랬고 프리다 칼로가 그랬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들여다 본 그들의 작품이 절절한 아픔으로 다가왔다. 혹은 기괴하다고도 말하고, 혹은 외설적이라 말할 수도 있겠으나 내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는 말이다. 뭔가 결핍되어진 자신의 모습을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내면의 고통을 숨기지 않고 마주볼 수 있었던 그들의 용기가 놀라웠다. 이 책을 통해 그들을 다시 만나니 반가웠다.

 

에곤실레는 그의 그림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인간의 육체에 대한 묘사가 압권이다. 성적인 욕망을 그대로 표현하기도 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짧은 생을 훑어본다면 그의 내면적인 고통, 성에 대한 호기심과 욕망을 그대로 그림에 표현했다는 걸 눈치채게 된다. 그러나 시대가 그렇게 직접적인 표현을 용납하지 못했기에 그는 한때 유치장에 갇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그림에는 시선을 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프리다 칼로는 내면의 고통을 가감없이 표현한 또한명의 화가다. 18세 때 교통사고로 버스의 기둥이 그녀의 몸을 관통하게 되어 크게 다친 후 30여차례의 수술을 받았지만 그 고통스러운 삶이 어쩌면 그녀의 예술세계를 열어준 문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그녀가 사랑했던 디에고 리베라와의 결혼도 행복하지 못했다. 리베라는 벽면에 프레스코 벽화를 그리며 멕시코 문화운동을 주도하는 유명한 예술가로 프리다 칼로에게 그림을 그리게 만든 원천이기도 했지만 그의 여성편력은 그녀를 힘들게 했다. 프리다 칼로, 그녀는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전시회를 보기 위해 침대에 누운 채 구급차를 타고 그 자리에 참석했다고 한다. 마치 자신의 삶이 다했음을 알기라도 하듯이.

 

15세기~ 17세기 르네상스와 바로크시대를 지나, 19세기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사실주의, 인상주의, 자연주의를 다루었다. 렘브란트, 세잔, 고흐, 수잔 발라동등이 이 시기에 등장한다. 그 다음으로 20세기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야수파, 입체파, 표현주의, 초현실주의를 다루며 루소나 피카소, 에곤 실레, 샤갈, 나혜석, 프리다 칼로등을 등장시켰다. 하나같이 그들에게는 영혼을 불사를 사랑이 있었으며 불완전한 사랑을 통해 예술적인 극치를 선보이게 된다. 단순히 작가와 작품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 작가에 대한 이야기와 작품에 대해 친절한 해설을 곁들이고 있다. 마치 그림을 앞에 두고 작품해설을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니 이야기와 작품에 몰입할 수 밖에 없다.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다. 학창시절에 미술을 이런 방식으로 공부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밀려오기도 한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이력도 눈길을 끈다. 미술을 전공한 사람도 아니면서 그저 미술이 좋아서 그것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 좋아서 미술사에 대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뭣도 모르면서...'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는 말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어찌되었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을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통해 타마라 드 렘피카라는 화가를 알게 된 것도 행운이다. 그녀의 그림을 찾아보고 선이 확실한 그녀의 그림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녀의 말처럼 어디에서도 자신의 작품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그림임이 분명해보인다. 자신감 넘치는 그녀의 그림들은 다분히 매혹적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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