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모험 - 인간과 나무가 걸어온 지적이고 아름다운 여정
맥스 애덤스 지음, 김희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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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바타>의 어머니 나무 반 얀트리, 북유럽신화속 세상의 나무 물푸레나무, 크리스마스를 장식하는 구상나무와 호랑가시나무, 세계의 명작 <하이디>속의 커다란 전나무, 토토로가 살고 있던 녹나무, <어린왕자>가 사랑했던 바오밥나무, 고타마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어 붓다가 되었을 때의 무화과나무(보리수나무가 아니었다!), 경복궁 경회루 앞의 수양버들, 성균관 명륜당 앞 은행나무, 봉황이 깃든다는 오동나무, 그리고 동구밖에 서서 마을을 지켜주던 수많은 당나무들... 내 기억속에 자리한 나무들도 이렇게나 많은데 오직 나무만을 보고, 그 나무가 만들어낸 숲에서 살아온 사람은 더 말해 뭐할까? 문득 어린 시절에 읽었던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생각하게 된다. 인간은 나무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배우고 있으며, 앞으로도 배울 것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생태계는 작은 변화에도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말을 빌리자면 나무가 베어져 종이가 되고 한 권의 책으로 사라진다는 걸 슬퍼하면 안된다. 왜냐하면 숲이 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해야만 사람들에게 좀 더 중요하게 인식되는 까닭이다. 숲이 돈이되면 숲의 생존이 보장된다는 말이다. 역설적이게도 슬픈 느낌을 주는 말이다. 우리를 위해 존재해야만 하는 것들이 그 중요성을 잃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아닐까 싶어 서글퍼지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나무심기 프로그램을 만든이가 누구인가를. 인도인 라주선생에게 고마움의 박수를 보낸다. 나무심기 프로그램이 바로 그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나무심기는 백번, 천번을 말해도 과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삶과 나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나무로 인해 숨을 쉬고, 나무에 의해 편안한 잠을 자며, 나무가 주는 열매를 먹기도 한다. 태어남(요람)과 죽음(관) 역시 나무와 함께 한다. 그럼에도 인간은 왜 나무의 고마움을 모르는 것일까? 한 비석에 써 있다는 글이 시선을 끈다.

이 생애를 마감한 베자우드beza wood를 기억하며.

여기 한 나무wood가 잠들어 있네.

나무에 둘러싸여, 나무 안에 또다른 나무.

둘러싼 나무는 매우 좋은 나무.

다른 나무에 대해서는 칭찬할 말이 없음.

그야말로 칭찬할게 없는 인간의 존재? 이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너무나 컸다. 나무의 도움없이 인간이 풍요롭고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을까? 우리의 삶속에서 나무를 떼어놓고 말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될까? 종이도 나무에서 나오고, 집을 짓는 것도 나무가 없으면 안된다. 온갖 가구와 기구들을 보더라도 나무로 된 것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다못해 집을 지켜주는 울타리도 나무였다. 그런 것을 모두 차치하더라도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공기를 내어주는 것도 나무가 하는 일이니 인간에게 있어서 나무의 중요성은 정말 대단하다. 나무가 모여 만든 숲을 파괴하면서 기후의 이상현상이 초래되었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나무를 베어내는데만 급급하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파괴하면서 인공적인 자연을 만들어내는데만 힘을 쏟고 있다. 대서양의 어센션섬의 예만 봐도 인간이 자연의 섭리에 개입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를 알 수 있다. 나무는 커녕 풀 한포기없는 황무지였던 섬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밭을 일구고 작물을 심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런던에서 수많은 나무를 들여와 섬에 심었다. 10년사이에 500그루의 나무가 섬으로 옮겨져 지금 40여종의 수종으로 자라고 있지만 토종 식물의 절반 이상이 멸종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자연은 자연스럽게 내버려둬야 한다. 자연은 꼭 필요한만큼만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인간의 시선에 아름답게 보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다. 동물과 식물은 서로 공존한다. 인간만이 그들과 공존하지 못하고 그들의 삶을 파괴한다. 이 책은 인간과 나무가 서로 공존과 공생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맥스 애덤스는 영국의 고고학자이자 숲 전문가이다. 인간과 함께 해 왔던 나무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무는 후손들을 위해 선택도, 계획도, 계산도 하지 않는다. 그들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거나 진화적 미래를 고려하지도 않는다. 자연은 감정이 개입된 행동을 하지 않는다. -85쪽- 그래서 나는 나무가 좋다. 곤충이 등장하기전부터 나무는 지구상에 존재했다. 종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아도 인간은 모든 것이 만들어지고 난 후에 마지막으로 만들어진 존재일 뿐이다. 나무와 더불어 모든 것이 함께 살아간다. 바람도, 곤충도, 새도, 동물도. 그런 나무들이 있는 곳에서 나도 살고 싶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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