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을 알고 나니 사회생활이 술술 풀렸습니다
함정선 지음 / 메이트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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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놓치고 있던 것들의 정체를 이제야 알게 된다. 책속의 말처럼 맞춤법 하나 틀렸다고 뭐가 크게 달라질까? 맞춤법 틀리는 게 법을 어기는 일도 아니다. 그러나 맞춤법 하나 틀림으로해서 그 사람의 호감도가 좌우될 수는 있다. 가끔 주변에서 맞춤법을 꼼꼼하게 잘 챙기는 사람을 보게 되면 뭘 그런 걸로? 하기보다는 와아, 그런 것까지 알고 있는거야? 하게 된다. 맞춤법이 틀렸다고 지적해주는 사람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이렇게 짧은 글을 쓰면서도 나는 국어사전을 찾아 헤맨다. 혹시나 틀렸을까 싶어서가 아니라 이게 맞는거야? 하는 마음 때문이다. 사실 가장 어려운 건 띄어쓰기다. 어떤 조사는 붙여야하고 또 어떤 조사는 띄어써야 하는데 너무 자주 헷갈린다.

 

궁금한 마음에 맨 뒤에 있는 부록 '당신의 맞춤법 실력은?'부터 풀어보았다. 점수는? 조금 더 분발합시다! 씁쓸하다. 내가 겨우 이정도였어? 하는 마음에 말 그대로 좀 더 분발하기로 한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틀린 걸 또 틀린다는 거다. 바보처럼. 책을 읽으면서 일부러 소리내어 읽었다. 다시 잊지 않으려고. 또 틀리지 않게 내 기억속에 붙잡아두려고. '율'과 '률'의 차이를 확실하게 구분하게 된다. 늘 오락가락했던 '왠'과 '웬' 사이에서 제대로 방향을 잡게 되었다. 사실 '율'과 '률'은 똑같이 비율을 나타내는 까닭에 항상 자신이 없었다. '율'은 앞의 명사가 모음이거나 받침이 'ㄴ'일 때 쓴다. '왠지'라는 말 외에는 '왠'이 붙지않는다. 다시말해 '왠일이니'가 아니라 '웬일이니'가 맞는 말이다. '오랜'이나 '오랫'이나 같은 의미로 쓰이는 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오랜만'은 '오래간만'의 준말이고 하나의 단어인 반면, '오랫동안'은 '오래'와 '동안'이 결합해 만들어지면서 사이에 'ㅅ'이 들어간 합성이이다. 그 뜻이 분명하게 다르다는 걸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정말 더 분발해야겠다.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겹쳐지던 장면이 있었다. 미디어세상이다. 미디어라는 것은 정보를 전달하는 모든 매체를 말한다. 그러나 요즘의 세태는 어떤가! 놀라울 정도의 속도로 우리의 말이 변형되고 있다. 옳은 길로 가야한다고 말해주는 곳은 그 어디에도 없다. 세태가 그렇다고만 말할 뿐 마치 그렇게 가야 한다는 듯이 너도나도 모두가 같은 방향만을 바라보고 있음은 개탄스러운 일이다. 그런 말들을 만들어내는 세대를 말하는 게 아니다. 사람들에게 올바른 이정표를 보여줘야 할 매체들이 너도나도 자신의 본분을 잊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언론이 제 갈길을 찾지 못하니 모두가 방황한다. 서글픈 일이다. 언어는 그 시대의 사회, 문화, 라이프 트랜드를 대변하는 요소라고 보았다던 이 책의 저자는 그 때문에 신조어나 세대 특유의 언어 등에 대해 관심이 컸으나 그렇게 다양한 언어들이 우리말 맞춤법이 망가지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깨닫고 맞춤법 관련 기사를 연재했다고 한다. 한때 소설가를 꿈꿨으나 기자라는 직업의 매력에 빠져 소설 대신 기사를 16년째 쓰고 있다는 저자 함정선에게 응원을 보낸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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