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1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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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신문을 보다가 눈에 띄었던 것 같다.
책에 관한 정보를 얻어볼까하다가 고전읽기라는 말에 이끌려 읽게 된
한참이 지난 뒤에도 다시 읽고 싶고
그래서 다시 읽는 책이 고전이 아닐까 한다는 말한마디에
나는 주저없이 선택했다.
그 작가의 소개글이 아니라해도 어디선가 많이 만났음직한 책의 제목또한
나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으리라.

일본의 영화나 책을 보면서 공통적인 면을 찾아보라고 한다면
영화에 담기는 영상미와 책속에 녹아드는 기가막힌 풍경묘사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일까? 왠지 감성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몇편씩밖에는 접해보지 않은 일본의 책과 영화에서 내가 느낀 점이라면
속은 깊지 않으나 잘 녹아든 감정선들이 군데군데 깔려 있다는 것이었다.
설국 역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을 하고 있다.
순수한 서정의 세계를 감각적으로 묘사한 일본문학 최고의 경지라고.
아름다움을 표현하는데 있어 대표적인 고전이라고.

책을 읽는 내내 한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듯 했다.
그만큼 주인공 시마무라의 움직임들이 눈앞에서 아롱거렸다.
그가 찾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시마무라의 움직임과 그가 만났던 두명의 여인에게서 찾아내야만 할 것 같았던
책의 묘미를 나는 끝내 찾지 못하고 말았다.
너무나 일본적인 소설.
그야말로 일본의 한구석을 직접 찾아가 거기서 일어났던 일들에 관해 수소문해가면서
주인공 시마무라의 여정을 따라서 한번쯤은 다녀와야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린나이에 많은 죽음과 대면했다는 작자의 일상.
그리고 끝내는 74살의 나이에 가스로 자살을 하였다는 작자의 연혁.
그런 것들이 주인공 시마무라의 옷깃속에 숨어들어 책을 읽는 나와
도무지 모습을 보여주려하지 않는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어쩌면 너무도 깊거나 얕아서 차마 찾아내지 못하는 생의 깊이를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게이샤 고마코와 알 수 없는 끌림으로 다가오던 요코.
두여자로부터 시마무라는 무엇을 얻었던 것일까?
작자는 주인공 시마무라를 통해 허무를 말하고 있지만
그 말하고자 하는 허무를 나는 찾아내지 못했으니 어찌할까?
어쩌면 눈에 등불이 켜진 여자는 시마무라의 생에 짧은 열정이 아니었을까?
곁에 머물렀으나 떠나야 한다고, 이제 그만 떠나가라고 되뇌이던 여자는
늘 허무함으로 찾아주던 시마무라의 현실이 아니었을까?

왜그런지는 알수 없지만 책의 마지막에서 읽게 되었던 작가연보와
설국의 이미지가 겹쳐지고 있음을 보았다.
모든 게 헛수고이며 허무라고 말하던 시마무라가 작자 본인의 모습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복잡하다.
설국이 복잡한게 아니라 내 속이 참으로 복잡하다.
나는 또 무엇을 찾고자 하는 것인지...
설국--눈의 나라
모든 것을 덮어줄수 있을만큼
정말 그렇게 하얀 나라가 있다면 꼭 한번은 가보고 싶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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