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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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줄기()를 잡다(), 즉 '서로 다른 것을 한데 묶어 새로운 것을 잡는다' 는 의미로,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을 통합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범학문적 연구를 일컫는다... 통섭이라는 말을 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나온다. 이 책을 읽은 후에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이다. 책표지에서 보면 저자의 이름앞에 마케터라고 써있다. 그러니 이 책은 분명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영업전략? 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세상에 나온 책들은 셀 수 없이 많다. 혹시나하는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 역시~ 하면서 끝내게 되는 게 대부분이다. 일종의 자기계발서라고해도 틀린 말은 아닐것이다. 우연한 기회로 나에게 온 책이었지만 (아마도 책의 제목때문이었을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책장을 열면서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판매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고객의 마음을 붙잡아 둘 수 있는지... 아마도 그런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짐작한대로였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에서 끝내지 않았다. 명령조의 말투나 느낌도 없이 잔잔하게 풀어가는 이야기솜씨에 그만 빠져들고 말았다. 단순히 마케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사는 이야기가 이 책속에 녹아 있었다.

 

여러분은 돈을 잃어도 상관없습니다. 큰 액수여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평판을 잃지 마십시오. 인격을 잃지는 마십시오. 우리에겐 돈을 잃을 여유는 충분히 있으나 평판을 잃을 여유는 조금도 없습니다. - 워렌 버핏의 말

 

가치를 추구하면 이익은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따라오는 것입니다. 반대로 이익을 구하느라 가치를 놓치고 마는 우를 범해서는 안됩니다. 결론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기업이 추구해야 할 근본적인 목적은 이익창출이 아닙니다. 바로 가치창출입니다. - 111쪽

 

빠름과 편리함만을 위해 끝없이 달려가는 혁신이라는 이름 앞에서, "그래서 더 행복해졌습니까?" 라고 묻는 저자의 질문에 진심으로 행복해졌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몇이나 될까?  계획은 대충 세우는 거라는 저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계획만  세우다 밤새지 말고 행동하면서 그때그때 유연하게 대처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은 마케팅에 한하지 않고 우리 삶의 여정에도 꼭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앞서 말한 워렌 버핏의 말이나 111쪽의 말도 그렇다. 평판을 잃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이미지 상실이며 신용을 잃어버리는 일이다. 굳건하리라 여겼던 믿음도 한순간의 실수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져내린다. 그러니 기업 혹은 어떠한 제품이 가지고 있던 평판을 잃는다는 것은 상당히 큰 피해를 입는다는 뜻일게다. 기업이나 제품뿐일까? 사람도 마찬가지다. 단 한번의 실수로 많은 것을 잃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책은 크게 세가지 주제로 나뉘어져 있다. 1. 마케팅의 기본 원칙 "현상보다 본질", 2. 고객 관점 재정의 "거래보다 관계", 3. 차별화 전략 수립 "유행보다 기본"... 각 장의 제목에서 보이듯 마케터로써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세세하게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을 공감하게 되었다. 나는 사업가도 아닌데. 이른바 자신만의 가치를 살리며 잘 나간다는 브랜드들이 그 이름을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기까지 기업주들의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솔직하게 나는 그 이름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잘 몰랐었다. 그럼에도 저자가 말하는 가치창출이란 말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마케팅에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저자의 말처럼 사람을 알지 못하면 그 무엇도 할 수가 없다. 결국 사람과 사람의 일인 것이다. 부화뇌동하지 말고,  한번보고 다시 안 볼 사람처럼 관계를 맺지 말고, 자신만의 것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힘은 마케팅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정표로 삼는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마케팅이란 주제를 설명하면서 다방면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 주변의 일들을 사례로 들며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무엇보다도 전문적인 용어를 많이 쓰지 않아 더 편하게 다가왔던 듯 하다. 고객에 관한 주제를 다룬 부분에서는 마치 심리학 책을 읽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사람의 심리를 이용한 수많은 광고들도 하나의 마케팅일 게다. 평소에 쇼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인데도 가만히 앉아 있다 당한 기분이 들어 피식, 웃고 말았다. 이런, 바로 그런 심리를 이용한 거였군 ^^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이란 제목을 보면서 나는 묻고 싶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게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고.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서 그가 대답해 주었다. 인간의 욕구와 욕망은 변하지 않는다고. 읽다보니 그 말에 공감하게 된다. 인간의 욕구와 욕망.... 참 무서운 말이다. 그것으로 인해 지금의 우리 사회는 만들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저자의 질문을 다시한번 해보고 싶다. 그래서 더 행복해졌습니까? 라고.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해서 우리가 더 행복해 진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 본질은 '변화'가 아니라 '행복'입니다. 변화는 수단일 뿐이지만 행복은 그 자체로 목적입니다.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변화를 선택하는 것이지, 변화를 위해 행복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248쪽  다시한번 되새겨보는 말이다. 책이 아니라 강의로 들었다면 더 재미있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울림이 크다. / 아이비생각

 

7층에 위치. 매장에 테이블이 하나도 없음... 샌드위치 가게란다. 발상의 전환이 대단한 사례라고 한다. 호주 멜버른의 명소란다.- 94쪽

7층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샌드위치의 맛은 어떨까?  나도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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