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
토마스 에릭손 지음, 김고명 옮김 / 시목(始木)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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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물어보자. 세상에 내 맘같은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다른 사람이 어떻게 내 맘과 같을 수가 있는거냐고. 책 소개글에 이런 말이 보인다. 이 책은 말 그대로 ' 내 맘같지 않은 사람' 과 오해없이 관계를 맺고, 협력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라고. 정말? 그렇기만 하다면야 진짜로 멋진 일이다. 하지만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왜 모든 사람을 내 맘같이 생각하도록 만들어야 하는거지?  이 책에서는 사람의 유형을 빨강, 파랑, 노랑, 초록으로 구분했다. 성격이 그렇다는 말인데 각각의 색깔마다 나타내는 사람들의 성격이 재미있다. 물론 자신이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를 판단하게 해주는 질문도 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저자의 말이 보인다. 자신이 왜 이런 연구를 하게 되었는지. 흥미롭기는 했다. 진짜로 세상의 모든 사람이 저 틀안에서만 놀아준다면 걱정할 게 없을텐데.

 

①도전할 거리를 모두 없애버리고, 최대한 비효율적으로 일하라. ②중요하지 않은 것을 계속 걸고넘어지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고 투명인간 취급을 하라. ③다 끝낸 일을 처음부터 다시 해달라고 말하고, 벌인 일은 절대 수습하지 말라. ④즉흥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일을 진행하라고 말하라... 앞에 열거한 것들은 모두 그들을 화나게 하는 방법이다. ①번은 레드 타입, ②옐로 타입, ③그린 타입, ④번은 블루 타입의 사람이다. 그래놓고는 그들의 화를 어떻게 풀어줄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어떤 타입의 사람이라도 화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닐까 싶어 고개를 젓게 된다.  이건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  굳이 사람을 레드 타입이니, 그린 타입이니, 나누지 않아도 곁에서 보면 그 사람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면 그 사람과 그 때의 상황에 맞춰 대응하면 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사람을 저렇게 어떤 틀로 구분지어 놓은 것은 아무래도 세상을 좀 편하게 살자는 뜻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재미삼아 나는 어떤 타입의 사람인가 질문지에 체크를 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체크하면서도 계속해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나를 발견했다. 어떻게 사람의 성격을 이렇게 단 한마디의 문장으로 결정할 수가 있는지... 중복적인 답이 많이 나왔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은 모든 사람이 상황마다 다 똑같이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테니까. 그런데도 저자가 말하는 내용에 어느정도는 공감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레드 타입은 '무엇'을 묻고, 옐타입은 '누구'를 묻는다. 블루 타입은 '왜'를 묻고, 그린 타입은 '어떻게'를 알고 싶어 한다. (-197쪽)  저 한줄의 문장으로 저자의 말을 짐작해 볼 수 있을까?  문득 오래전에 배웠던 심리학에서 '좋아하는 색으로 보는 사람의 성격'이 생각났다. 빨강은 적극적이지만 충동적이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를 잘한다. 노랑은 긍정적이고 낙천적이지만 자신이 목표한 바를 위해서는 물불 안가린다. 초록은 온화한 성격으로 안정적인 걸 좋아하며 변화를 싫어한다. 그러나 자신의 성격을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한꺼번에 폭발하는 경우가 있다.  파랑은 자존심이 강해서 남에게 굽히기를 싫어하지만 정의로운 면이 있다... 등등. 그러고보니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저자의 성격타입과 비슷하다. 결국 우리는 이렇게 또 하나의 틀에 갇혀버리는 걸까?  어쩌면 이미 그 틀안에 갇힌 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

 

싫든 좋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많은 사람과 마주쳐야 한다. 사회라는 것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형성되어지는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다보니 그 많은 사람과 부딪히지 않고 얼굴 찌푸리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을 것이다. 세상 사람이 모두 나같지 않으니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면 상황에 따라 내가 마음 상하는 있는 일이 적어질 수도 있을테니까. 그런데 거꾸로 한번 생각해보면 오히려 답은 간단해진다. 이 책 역시 그렇다. 내가 아닌 상대방에게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이렇게 복잡하게 성격유형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않아도 상대방에 대한 약간의 배려와 관심만 있다면 크게 문제될 일도 없을 터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가를 곰곰 생각하는 것부터가 관심이며 그 사람의 성격에 맞춰 무언가를 진행한다는 자체가 바로 배려가 아닐까 싶어서 하는 말이다. 진심없는 관심과 배려는 아무리 이런 책을 보며 공부를 한다해도 결국 문제를 일으킬 수 밖에 없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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