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깎다 만 사과가 테이블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정갈하게 깎인 과실이 내 편에만 놓여 있다. 이럴 때 마음은 참 쉽게도 뒤집힌다. 미워하다가도 불현듯 애틋해지고, 충분하다 여기면서도 한편으로 서운해지는, 모녀관계란 원래 이렇게 변덕스럽고 불완전한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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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건 무언가에 과정이 있다는 걸 알아가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알기 때문에 그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도 늘어간다. 용서하지 못할 사람과 차마 용서를 청하지 못할 사람이 늘어가는 일이기도 한데 그건 내가 살아 있어서. 그리고 나는 그게 괜찮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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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를 가질 자신이 없어서 늘 잃어도 상처 되지 않을 관계를 고르곤 했다. 어차피 실망하게 될 거, 진짜가 아닌 사람에게 실망하고 싶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받으면 조각난 자기 자신을 복구할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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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억하기 위해 ‘애도’해야 하고, 참사의 상처와 함께 계속해서 살아가기 위해 ‘기념’해야 합니다.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그것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잘못으로 바닷속에서 나오지 못한 304명의 생명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날로부터 수년이 지난 오늘 아침에도 차가운 바다에서 죽어간 아이의 고통을 느껴보려 세면대에 차가운 물을 받아 머리를 담가볼 한 어머니를 기억하겠습니다. 그 기억과 함께 살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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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초기에 일어난 사건 중 예상하고 바랐던 일들이 얼마나 있던가? 삶의 경로를 갈라놓은 선택, 그의 예기치 못한 결과에 대한 안타까운 회한은 모든 이의 청춘에 존재하고 있지 않았던가?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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