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자리가 말소된 환경에서 사춘기를 맞았다면 타고난 성향상 정후도 나도 어느 한쪽이 삐뚤어지고 엇나갔을 것이다. 우리의 10대를 아비 없이 자라게 하지 않은 건, 아버지가 자신의 젊음을 소진하고 감정을 억눌러가며 지키고자 했던 마지막 소임이었는지도 모른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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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플러는 성별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운명의 차이는 천공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 땅 위 문화의 작용에 따른 성별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한다. 어머니를 불학무식하게 만든 것은 어머니의 본성이 아니라 이 세계에서 결정한 사회적 위치였다. 이 세계가 지적인 깨달음과 자아실현의 기회를 하늘의 별만큼이나 불변의 자리에 고정시켜 놓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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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도 산도 갓 피어난 가을 국화도 자기 식대로 외롭겠지만, 그 고독을 응시하는 밤과 낮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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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훈은 은연중에 말하고 있는 겁니다. 인물을 보지 마, 여기서 그건 중요한 게 아니야, 하고요. 배명훈의 소설에서 인물들은, 강단 있는 무용수도 신중한 스파이도 작품 전체를 지배하지 않습니다. 작품을 지배하는 것은 그 인물들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권력입니다. 집단 사이에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힘입니다. 그 힘은 도시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전쟁의 형태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우리가 평소에 잘 인식할 수 없었던 그 투명한 질서, 질서의 이면, 질서의 붕괴와 재정립을 배명훈은 정교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 정세랑 작가의 해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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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예술과 중력가속도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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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단편들마다 매력이 다른데도 좋아서 신났는데, 해설에 작가의 말까지 다 좋아버려서. 이렇게 배명훈 월드 본격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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