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가 떴다
김이은 지음 / 민음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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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표지도 너무 기분좋게 다가온 이 책은

사실 내게는 생소한 작가의 책이다

워낙 일본소설 편식주의인 탓도 있겠지만 하하

 

원래 책을 읽기 전 표지나 띠지에 있는 글들을 빼놓지 않고 읽는 편이라

이번 책 역시 뒷표지에 있는 추천평들을 읽어보았다

음 - 이거 내가 읽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으려나 싶어 조금 두리뭉실했지만

단편이라 그런지 생각 외로 책장은 너무 술술 넘어갔다

현실인지 공상인지 김이은 그녀만의 세계인지 분간이 안되기도 하는

그런 흐리멍텅한 분위기에 휩싸인 채 마지막 장을 덮고서는 조금 멍했다

그나마 추천평을 염두에 둔 채 읽어서인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내가 이 작가가 글을 쓴 의도를 얼마나 다 이해한건지는 사실 모르겠다

현대인들의 상처나 고뇌를 치유해준다던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 대한 비판이라던가

 

역시 뭔가 다르다

내가 늘 손쉽게 가볍게 읽던 그런 소설들과는 사뭇 다른

소설이 아닌 그를 넘어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랄까

그저 재미만을 목적으로 한 이야기가 아니라

그보다 더 많은 생각을 굴리게 하는 책이었다

 

여담을 덧붙이자면 _

어느 이야기였더라

무한도전 중에 돈가방을 들고 튀어라 편을 이야기하던 장면이 언급되는데

괜히 무척이나 반갑더라 큭

아, 정말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지금이구나 

하고 발견했던 장면이랄까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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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병동
하하키기 호세이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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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친구에게 빌린 책이 눈물로 질척질척해졌기 때문에 돌려주기 위해서 새로 사야 했습니다 _  

일본 독자 서평]

 

저 일본 독자의 말처럼 나도 저렇게 감동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처음 접하는 작가였지만 내심 기대했던 것 같다

하하키기 호세이 _ 현역 정신과 의사이면서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이 사람

정신과에서 의사로 있으며 자신이 직접 겪어온 삶의 한 부분도 작품속에 내재되어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도 조금 보태었다고 해두자

 

폐쇄병동 사람들의 이야기로 엮인 책이란 걸 알았기에

초반부에 개인개인의 사적인 모습을 읽을 때에는  

아아 이 사람이 그래서 폐쇄병동으로 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지금껏 내 머릿속에 인식되어 있던 폐쇄병동이란 단어는 

말그대로 폐쇄 - 자유롭지 못하고 억압받으며 어두운 인생에 대한 오라가 풍겼다

허나 내가 읽은 이 '폐쇄병동'은 그런 인생들의 희망과 행복을 그리는  

너무도 따뜻한 휴먼스토리였다는 걸 꼭 말해두고 싶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세상에 말만큼이나 또 무서운 건 바로 사람 -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믿음이 없으면 유지될 수 없는건데

이 책에 나오는 이들은 모두 세상 사람들의 냉혹한 시선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물론 아무 잘못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소리는 아니다

마음의 병을 가진 것도 사실이고 정신병동에서 지낼 만한 적합한 이유를 가진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한번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서 그들을  

자신들의 세계에서는 살 수 없도록 무자비하게 내치는 사람들

더구나 그런 사람들이 남도 아니고 가족들이라는 사실에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

어떻게 남도 아니고 자기 가족인데 그렇게 매정하게 돌아설 수 있는걸까

하긴 따지고 보면 요즘 세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인 것도 같다는 생각에 미쳐  

씁쓸한 마음이 더 커져버렸다

  

폐쇄병동 안에서 가족에게 냉대받고 마음 둘 곳 없이 추운 인생을 견디던 그들에게

서로는 서로의 힘이 되어주고 같은 편이 되어 서로의 아픈 곳을 감싸고 어루만져준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그저 정신과병동이라고 안좋게만 보여질지 몰라도

그들에게는 그 곳이 제일 따뜻하고 제일 편안한 안식처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 곳에만 머물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아무리 그 곳이 좋고 편해도 그래도 자신의 인생을 또 살아가야 할테니 _

상처받은 마음 치유받고 혼자서는 견뎌낼 수 없었던 고통의 시간들을 함께 살며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하기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울컥하는 감동도 한아름 느낄 수 있었다

 

너무도 각박하고 인정이 메마른 이 사회의 사람들은

색안경을 끼고 그저 눈에 보이는 대로만 이 폐쇄병동의 사람들을 바라볼테지만

언젠가는 깨닫게 될테지

이들도 즐거우면 웃고 슬플 때는 울고 때로는 잘못도 저지르는

자신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똑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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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안 1 - 마리 이야기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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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판할때 구입했던 좌안은 받자마자 다 읽고 한템포 쉬고 난 지난주에 선물받은 우안도 마저 다 읽었다

오래전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었을 때보다는 조금 덜 설레고 조금 더 현실적인 기분이 들었다

원체 에쿠니씨의 책을 읽을 땐 무조건적인 신뢰를 가져왔기 때문인지라 약간의 기대가 더 보태졌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간단히 말하자면 기대했던 만큼의 에쿠니식 소설이 아니었던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마리와 큐 이 두사람의 일대기를 보며 온전히 빠져들어 읽었던 건 변함없는 사실이니까

다만 그동안 읽어왔던 에쿠니씨의 글들에 비해 내가 좋아하는 그만의 느낌이 조금 부족하다 느꼈을 뿐 _

 

마리와 큐

그리고 그들 사이엔 마리의 오빠이자 큐의 친구이기도 했던 소이치로가 있었다

존재하지 않지만 그들 사이에서 늘 함께 있었던 소이치로

그리고 그들의 부모와 그들의 인생을 함께 걸었던 수많은 사람들

좌안에 나온 인물들이 우안에 나오기도, 나오지 않기도 하며

마리와 큐는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며 그렇게 이야기는 물흐르듯 진행된다

 

'냉정과 열정사이'가 그랬듯

서로의 시각에서 바라본 상대의 이야기와

서로가 없었던 자기만의 이야기를 요리조리 엮어

각 2권이란 분량이 무색할만큼

글씨가 빼곡했음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독서를 즐길 수 있었다

 

좌안을 먼저 읽었던 나는 마리이야기에서 생각보다 큐의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아 어리둥절하기도 했고

반면 우안의 큐이야기에서 큐는 온통 마리를 생각하느라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과연 그 두사람 사이는 뭘까 하는 두 이야기를 읽는동안 내내 궁금했다

소꿉친구랄까 소울메이트랄까 그도 아니면 그저 가까운 이웃사촌인걸까 _ 하는

 

마리는 여느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성격과 생각을 가진 아이여서인지

남들이 사는 것처럼 시간이 쉬이 가지만은 않았다

조금은 방황하는 청소년같은 인생을 살기도 하고 아무 감정없는 인형처럼 그저 시간을 견뎌내기도 하고 말이다

큐 역시 평범치 않게 숟가락을 구부릴 줄 아는 초능력을 지녀 초능력 소년이라 불리며 자랐는데

원치도 않았던 그 초능력 때문에 평탄치 않은 인생을 살아내느라 안타까운 마음이 한가득 들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하게 적나라했던 남자아이의 성장과정을 그려낸 큐의 이야기는 읽는동안 조금 불편한 느낌도 적지 않았다

 

사람이 기억하는 그 언젠가의 시점부터 쭈욱 함께할 수 있는 존재는 누가 있을까

사람 사이 사람 관계라는 건 설령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헤어질 수도 쭈욱 함께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평생 함께 하고 싶어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헤어져 살아갈 수도 있고

그 반대로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지낼 수 밖에 없는 인연도 있다

 

큐는 함께 있지 않아도 늘 마리를 생각하고 떠올린다

오로지 자신의 인연은 마리 뿐이라고 되뇌이면서 _

하지만 인생이란 자신이 생각한대로 그저 계획한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는걸 조금씩 깨닫는다

조금은 서글프지만 현실의 삶 역시 그렇다

내가 바라고 원한다고 해서 그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으랴만은

그저 그렇게만 흘러가주지 않으니 씁쓸할 뿐

 

마리와 큐의 인생을 조용히 지켜보며

왠지 모르게 난 행복하다는 느낌보단

답답한 마음과 안타까운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행복했던 적이 없었던 건 아니었는데

오히려 살면 살수록 조금씩 인생을 배워가며 마음도 넉넉해졌었는데

그런데도 이상하게 내 마음은 어딘가 허전했던 것 같다

정말 이상하게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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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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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기와라 히로시라는 이 사람의 책에 대한 칭찬은 참 많이 들었는데

그래서 다른 책을 구입도 해두었는데 읽은 건 이번이 처음

하하 어쩌면 그래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가 더 컸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_

  

[너 그 소문 들어봤니? 한밤중 시부야에는 뉴욕에서 온 살인마 레인맨이 나타나서

소녀들을 죽이고 발목을 잘라간대 하지만 뮈리엘을 뿌리면 괜찮대]

 

소문 :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전하여 들리는 말

그렇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오가는 말인거다 소문이란 _

이 책은 그 소문이란 녀석의 위력을 톡톡히 보여준다

덕분에 말이란 게 참 무섭구나 또 한번 실감

 

어느 분의 서평에서 보았던 것처럼 속닥거리는 소리가 이직도 귀에 들리는 기분이다

어른들은 모르는 여학생들의 또다른 내면을 경험한 기분이다

뭐 나 역시 그런 학생이었던 때가 있었지만 이미 내 학창시절은 너무 오래전 일이 아닌가 싶은 기분마저 들었다 하하

그저 만나서 수다떨고 멋부리는 걸 좋아하고 자유롭고 싶어하는 그 도도함과 당돌함

그 본질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어쩌면 놀라운 반전에 이른다는 말에 혹여 부작용이 있진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사실 읽는 동안에는 그리 크게 신경쓰이지 않아준 덕분에

책 속에 온전히 집중하고 푹 빠져 즐기며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흐흐

그럼에도 여기저기 내가 눈치채지 못했던 복선들이 깔려있었다는 사실에 감탄 반 아쉬움 반

잘 짜여진 이야기에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한껏 재미를 만끽한 나로서는

기대가 컸음에도 선뜻 재밌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음 - 어쩔 수 없겠다 아무래도 이 작가의 또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매스컴은 그 사람의 성장과정이나 사생활을 모조리 파헤쳤고

여러 사람의 이런저런 말을 통해 그 사람이 지닌 ’마음속의 어둠’을 밝히려 했다

하지만 정말로 알 수 있는 것일까? 자신의 마음도 모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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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기다리며
츠지 히토나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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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한 100페이지를 읽었을 때까지는 그저 잔잔히 책장이 잘 넘어가는구나 생각했다
뭐 이렇다 할 흡인력의 요소가 될만한 걸 발견할 수는 없었지만 한장 한장 넘기는 것이 수월해서였나 이 책은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한토막씩 엮어서 서술하는 방식으로 쓰여있다
훼이팡이란 과거의 여배우를 놓지 못하는 영화감독, 주인공인 시로와 형의 옛 연인이었던 도모코 마약관련 일을 하다 총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진 형 지로, 란도셀을 찾아헤매는 의문의 남자 후지사와 히로시마에 폭탄이 떨어질 거라는 불가사의한 말을 하는 미군포로 크레이그와 간호사 레이코 적의 시민들에게 보여줄 국책영화를 찍는 중국인 여배우 훼이팡 등의 나열해보니 은근히 많은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목차를 보고 읽기 시작했음에도 각각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이야기가 쓰여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인지 처음 '태양을 기다리며'라는 영화촬영현장 이야기가 한참 나오길래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다 읽고 나서야 하늘바라기를 하며 영화장면을 이어갈 태양을 기다리고 있던 그 모습에 담긴 의미를 추측하긴 했지만  

시로는 현장에서 건물이나 벽 등에 세월을 입히는 일을 하는 일명 에이징작업을 하는, 때장이 일을 한다 세월을 입힌다니 나도 여태 알고 있었던 그 두 마디의 말의 조합이 참 멋있어 느껴졌다
무언가를 깨끗하게 갈고 닦는 일은 자주 들어왔지만 새 것에 세월의 흔적을 남기는 일이라는 건 뭔가 더 고귀해 보이는 느낌이었다 영화관련 일을 잘 모르는 터라 이런 직업이 있다는 걸 이번 소설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지만 인상깊게 느껴졌다 

 
두번에 나뉘어 다 읽게 된 이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어쩐지 내 머릿속은 뒤죽박죽되어버린 것 같다 이런 교차형식의 글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탓일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다 연결되는 이야기이지만 조금은 복잡하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망각의 유혹과 기억의 힘' 
이 책의 띠지에 적혀있는 문구다
내가 처음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이 문구 때문이다
이 책은 분명 모두 기억을 소재로 한다
지나간 과거의 추억, 잊어버리고 싶은 싫은 기억 등
루즈 마이 메모리라는 매개체가 등장하지만 생각보다 이것의 비중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신종마약의 일종으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을 전부 지워줄 수 있는 힘이 있다고는 하나

 

누구에게나 잊고 싶은 기억이란 건 있다 물론 나역시
허나 잊고 싶다 해서 마음대로 잊을 수는 없는 것 또한 사람의 기억
이 기억이란 놈은 야속하게도 잊고 싶다 잊고 싶다 한다해서 잊혀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잊고 싶다고 되뇌일수록 더 오래 기억하게 된다 얄궂기도 하지  
그런데 이 루즈 마이 메모리란 건 그런 기억들을 지워준단다
이런 게 있다는 걸 사람들이 안다면 다들 탐내려나  
괴로운 과거따위에 얽매여 지금의 삶까지 고통스럽다면 그런 기억따위 지워버리고 싶을테니
뭐 그런게 정말 실생활에서 가능하다면 편리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기억마저 내 일부인데 그 기억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내일의 내가 있을 수 있는 게 아닐까 다들 그런 기억들을 품에 안고서 또다른 내일을 위해 애쓰고 노력하며 과거속에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아가는 게 아닐까  

 

 

- 억지로 잊어버리려 하지 않아도 돼. 기억이야말로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왠지 잊고 싶은 기억들에 대해 위로가 되는 것 같은 구절이다 살아있다는 증거 어쩌면 내 머릿속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일지도 모르는 너무도 단순한 논리 살아있기 때문에 기억할 수도 억지로 잊어버리려 애쓰기도 하는 거지 

내가 오늘 보고 느낀 것보다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의 난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다
우선은 책장에 잘 꽂아두었다가 어느 후일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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