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안 1 - 마리 이야기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예판할때 구입했던 좌안은 받자마자 다 읽고 한템포 쉬고 난 지난주에 선물받은 우안도 마저 다 읽었다

오래전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었을 때보다는 조금 덜 설레고 조금 더 현실적인 기분이 들었다

원체 에쿠니씨의 책을 읽을 땐 무조건적인 신뢰를 가져왔기 때문인지라 약간의 기대가 더 보태졌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간단히 말하자면 기대했던 만큼의 에쿠니식 소설이 아니었던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그렇다고 재미가 없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마리와 큐 이 두사람의 일대기를 보며 온전히 빠져들어 읽었던 건 변함없는 사실이니까

다만 그동안 읽어왔던 에쿠니씨의 글들에 비해 내가 좋아하는 그만의 느낌이 조금 부족하다 느꼈을 뿐 _

 

마리와 큐

그리고 그들 사이엔 마리의 오빠이자 큐의 친구이기도 했던 소이치로가 있었다

존재하지 않지만 그들 사이에서 늘 함께 있었던 소이치로

그리고 그들의 부모와 그들의 인생을 함께 걸었던 수많은 사람들

좌안에 나온 인물들이 우안에 나오기도, 나오지 않기도 하며

마리와 큐는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며 그렇게 이야기는 물흐르듯 진행된다

 

'냉정과 열정사이'가 그랬듯

서로의 시각에서 바라본 상대의 이야기와

서로가 없었던 자기만의 이야기를 요리조리 엮어

각 2권이란 분량이 무색할만큼

글씨가 빼곡했음에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독서를 즐길 수 있었다

 

좌안을 먼저 읽었던 나는 마리이야기에서 생각보다 큐의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아 어리둥절하기도 했고

반면 우안의 큐이야기에서 큐는 온통 마리를 생각하느라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과연 그 두사람 사이는 뭘까 하는 두 이야기를 읽는동안 내내 궁금했다

소꿉친구랄까 소울메이트랄까 그도 아니면 그저 가까운 이웃사촌인걸까 _ 하는

 

마리는 여느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성격과 생각을 가진 아이여서인지

남들이 사는 것처럼 시간이 쉬이 가지만은 않았다

조금은 방황하는 청소년같은 인생을 살기도 하고 아무 감정없는 인형처럼 그저 시간을 견뎌내기도 하고 말이다

큐 역시 평범치 않게 숟가락을 구부릴 줄 아는 초능력을 지녀 초능력 소년이라 불리며 자랐는데

원치도 않았던 그 초능력 때문에 평탄치 않은 인생을 살아내느라 안타까운 마음이 한가득 들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하게 적나라했던 남자아이의 성장과정을 그려낸 큐의 이야기는 읽는동안 조금 불편한 느낌도 적지 않았다

 

사람이 기억하는 그 언젠가의 시점부터 쭈욱 함께할 수 있는 존재는 누가 있을까

사람 사이 사람 관계라는 건 설령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헤어질 수도 쭈욱 함께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평생 함께 하고 싶어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헤어져 살아갈 수도 있고

그 반대로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지낼 수 밖에 없는 인연도 있다

 

큐는 함께 있지 않아도 늘 마리를 생각하고 떠올린다

오로지 자신의 인연은 마리 뿐이라고 되뇌이면서 _

하지만 인생이란 자신이 생각한대로 그저 계획한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는걸 조금씩 깨닫는다

조금은 서글프지만 현실의 삶 역시 그렇다

내가 바라고 원한다고 해서 그대로만 된다면 얼마나 좋으랴만은

그저 그렇게만 흘러가주지 않으니 씁쓸할 뿐

 

마리와 큐의 인생을 조용히 지켜보며

왠지 모르게 난 행복하다는 느낌보단

답답한 마음과 안타까운 기분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행복했던 적이 없었던 건 아니었는데

오히려 살면 살수록 조금씩 인생을 배워가며 마음도 넉넉해졌었는데

그런데도 이상하게 내 마음은 어딘가 허전했던 것 같다

정말 이상하게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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