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미안하지가 않다는 말은 미안할 방법이 없다는, 돌이킬 도리가 없다는 말일 수도 있다. 우리가 지나온 행로 속에 존재했던 불가해한 구멍, 그 뼈아픈 결락에 대한 무지와 무력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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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나는 잘 듣지 못하는 자신의 몸이 아무것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 다른 인간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들은 걷지 않을 때의 그녀의 발보다 더 무감각한지도 모른다. 그들이 상대의 말을 듣지도 않으면서 입으로는 심정을 잘 이해한다고 말만 번지르르하게 앞세우는, 남의 말에 귀를 닫고 사는 인간이라는 것을 엘레나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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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건 이런 거다. 내 온 마음을 다하는 순간부터 세상은 변하기 시작한다는 거. 그리고 나는 그걸 절대로 놓치지 않을 생각이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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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마음이란 게 그 자리에서 당장 펄펄 뛰게 아프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주희는 안다. 다쳤는데도 깜빡 잊고 멀쩡하게 살아가는 날들이 많다는 것도 안다. 남들에게 멀쩡하게 보이는 동안 자기 자신조차 스스로에게 속아 다 잊어버린 줄 알고 사는 날이 많다는 것 역시 안다. 그러다가 어느 날엔가는 느닷없이, 갑자기 펄펄 뛰게, 비명을 악악 지르게 그 자리가 아파 견딜 수가 없어지는 것이다. 다친 그날보다 더 아파서 견딜 수가 없어 데굴데굴 구르게 되는데, 사람들은 지나간 시간들만을 말하고, 엄살떨지 말라고 말하고, 유난 떨지 말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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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먼 길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루이즈 페니 지음, 안현주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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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이제 스리 파인스에 가마슈가 없는 풍경은 떠올릴 수 없는데, 이 여정의 끝이 어디일진 몰라도 아직 남은 이야기들이 있다는데 감사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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