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일 : 누가 임신을 아름답다 했던가
전혜진 지음 / 구픽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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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이를 낳게 하고, 그걸 핑계로 일자리를 빼앗고, 혼자 살아갈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고 온 사회가 공모하는 것 같았다. 정말 진저리가 났다. 이 모든 것이.

정말 이런 일들이 일어날 거라고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아 큰일이라고, 아이가 태어나는 게 행복이라고 말할 뿐. 하다못해 몸이 아플 때에도, 임신 기간 내내 현대 의학에 외면당한 것처럼 약도, 파스 한 장도 마음 놓고 쓸 수 없다는 것을. 아이가 희망이라고 말하면서, 그 아이를 임신한 여자는 사회로부터 반쪽짜리 취급을 당하며 멸시당한다는 것을. 몸이 무겁고 지켜야 할 존재가 있는 약자가 되어 버려, 손쉽게 공격 대상이 된다는 것을.

자꾸만 곱씹어 생각하게 된다. 여긴 정말, 내 아이를 키워도 좋은 나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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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라이온 8
우미노 치카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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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만이 우리네 인생이라네 _ 라고 누가 말했더라? 참 초연스럽고 좋은 말이야.

하나씩 하나씩 사라져 간다는 것은 알고 있다. 장기에서도 인생에서도. 그래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좋아하는 녀석도 얄미운 녀석도 산더미같지만 틀림없이, 지금의 나는 그 모든 것의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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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도 인생이 망가지거나 나빠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 만약 그게 있다면, 선뜻 아이 낳을 결심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리 아이가 주는 행복이 커도, 자신의 인생 자체가 망가지거나 너무 많이 나빠져 버린다면 감히 시도할 수 없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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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누군가에게는 지나가는 하룻밤 꿈 같은 풍경이, 그래서 무시하고 짓밟았던 짧은 밤이, 누군가에게는 영원한 고통 속의 극히 일부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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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은 모든 종류의 욕망을 억제했다. 그렇게 사는 것이 나름의 죗값을 치르는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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