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일지
현칙 지음 / 지영사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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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절간이나 스님들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집이 많이 보인다. 이 책도 그런 책이려니 생각했는데 모양을 고쳐 앉아 읽게 된다.

현칙 스님이 쓰신 글이다. 당대의 선지식이라는 명예를 가진 만공 스님을 보아도 자신이 그렇게 느끼지 못하면 그만인 듯하는 태도는 스님의 거침없는 성품을 엿보게 한다.

남기신 격외시나 말씀하시는 풍이 선과 교를 섭렵하시는 분이 아니신가 싶다.

서른 일곱, 머리를 깎기에 젊은 나이라 할 수 없다. 스님도 꼭히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된 것이 아니라 한사코 중되기를 권하여서 머리를 깎으셨다. 절간에서도 머리 깎지 않고 지낼 수 있다고 여기신 것일까? 딱히 무애행이라 하여 하신 것은 없는 듯하지만 괴각이 아닌 모습으로도 무애행을 할 수 있음을 본다.

비록 책으로 엮어져 사람들에게 읽혀지게 되었지만 이 책의 솔직함을 보자면 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내용으로 보자면 법문에 또한 가깝다. 수행을 반성하고 앞으로 더 철저히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쓴 일지가 법문에 가까운 것은 어느 경지인가? 헤아리기 전에 우선 나를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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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na57 2006-08-13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칙의 무애 일기도 그럴듯 하거니와
서평도 몹시 격이 높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