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게임에서 승리하라
에릭 슐츠 지음, 이창식 옮김 / 넥서스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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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게임'에서는 승부가 존재한다. 마케팅도 마찬가지이다. 시장에서도 게임에서와 같이 이기는 자와 지는 자가 존재하며 성공하는 브랜드가 있으면 실패하는 브랜드도 존재한다. 전략을 요구하는 스타크래프트 같은 게임처럼 마케팅도 그런 견고한 전략을 바탕으로 행해져야 성공할 수 있으며,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 때 게임에서의 짜릿한 즐거움처럼 역시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은 금기가 아니다'라고 그는 감히 서문에서 마케팅 게임의 비밀을 공개한다. 이 책은 타사의 성공적인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통해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노하우들을 전수받도록 구성된 다른 책들과 유사하지만, 여느 책들보다 쉽고 재미있게 구성되었고, 한 챕터의 끝마다 summary를 통해 요약하는 친절함도 잊지 않는다.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제품믹스전략' 챕터에서는 경쟁사와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 소비자 욕구의 세분화 분석을 통해 구매에 결정적 근거를 마련하고, 소비자가 그 제품을 언제 어떻게 사용하는지 사용실태를 조사하여 사용빈도를 증대시킬 수 있어야 함을 주지시킨다. 밴드에이드와 치약업계의 예를 들며 제품믹스전략시 소비자들의 욕구가 개별적인 것인지, 서로 연결된 것인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tip도 기억에 남는다.

'코카콜라의 극비이벤트 전술 벗기기 챕터'에서는 코카콜라 내부의 이벤트 진행 방법으로 빅뱅이론을 소개한다. 소비자들에게 주목할 기회를 높이도록 대형(big)의 규모일수록 유리하고, 아무나 할 수 없는 대담성(Audacious)이 요구되며, 아무도 보지 못한 것을 꿈꾸는 새로움(New)을제공하며, 결정적으로 사람들에게 뜻밖의 즐거움을 선사하여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방법(Giggles)에 대해 설명하면서 올림픽성화봉송기간동안 보여준 코카콜라 이벤트에 대한 예를 든다. 4년 후에 있을 올림픽을 대비하여 4년 전부터 광고 현수막을 걸 위치를 물색하고 다니던 모습은 대기업에서나 가능한 일이기에 그들의 계획성과 치밀함, 시간적 여유가 부럽기도 했다.

'광고대행사 제대로 다루기' 챕터를 읽으면서는 웹에이전시에 근무하며 클라이언트와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내 관점에서가 아니라 반대로 클라이언트의 입장에서 한낱 하청업체에 불과한 대행사들에 대한 태도나 생각을 엿볼 수 있어 참고할 만했다.
브랜드포지셔닝 전략을 위해 목표대상, 제품의 편익성, 구매해야 하는 필연적인 이유를 기본적으로 파악해야 함을 인지시키기 위해 P&G, 월트 디즈니, 코카콜라 등 현장에서의 마케팅 경험을 통해 실패와 성공의 예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흥미있었다.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익혀야할 마케팅 이론을 초보자들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친절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어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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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세요 1
후지히코 호소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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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씬하고 예쁜 여자가 착하기 까지 하다면 그건 금상첨화일까. 하지만 겉모습은 예쁜 여자가 심술이 가득해 남이 잘 되는 것을 싫어하고 장난으로 넘치며 '똑바로' 되는 꼴을 못 보고 괴상한 취미로 가득하다면 어떨까. 아마 남성 중심의 이 사회에서는 여자가 예쁘니까 다 용서가 될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일개의 여사원 히나코는 여러 악취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므로, 그리고 모든 상황에서 의연하게 처리해내기 때문에 멋진 남자사원 뿐만 아니라 상사들까지도 자기 페이스대로 이끌어가는 여성이다.

겉모습을 예쁘게 꾸미고 싶어하는 사람도 내면의 본성에는 어쩌면 그런 이기적이고 괴상한 취미가 자리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엽기'코드가 작년에 두루 대중에게 먹힌 게 아닐까.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비리비리하고 비굴하며 줏대없고 다른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부장을 좋아하면서도 그 표현을 악랄한 괴롭힘으로 대신하는 히나코, 그리고 예쁜 자신을 꼬시려고 하는 늑대같은 남자들을 가볍게 처치해서 궁지에 몰아넣는 과정도 재미있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하지 못하며, 마음에서 느낀대로 불쑥불쑥 말해버려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앞에서는 웃는 척 하고 뒤에 가서 뒤통수치는 인간들에 비해서는 시원스럽다. 그녀의 눈에 보이는 치사한 주변 동료들의 행동 묘사도 리얼해서 재미있고, 집에서 유일하게 정상적이어서 견디기 어려워하는 동생 하지메가 가족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것도 재미있다.

누가 뭐라고 나에게 잔소리하지마!,하는 태도로 늘상 자신만만한 태도로 살아가기가 현실에서는 어렵기 때문에 더 신났던 건 아닐까. 비서과로 옮긴 후 원형탈모증이 생기도록 자신을 괴롭히던 여자직장상사를 후에 실력으로 가볍게 처치해버리는 장면도 통쾌했다.페이지를 덮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간간히 엽기스러운 장면도 몇 컷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기발하고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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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랄라 대행진
현태준 지음 / 안그라픽스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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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디자인 팀장의 책상 위에서 우연히 이 책을 보고 만화를 몇 개 읽었을 때 지나치게 솔직하고 엽기스러운 책이라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사진과 일러스트, 만화 등 다양한 구성과 색다른 속지와 촌스러운 분위기를 의도한 듯한 폰트 등으로 산만하게 도배한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읽게 되었다.

포르노를 비롯해 남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살아야 하는 '사회'의 잣대로 봤을 때 더럽고 비겁하고 유치하고 남부끄럽고 어처구니없다고 여겨질 수 있는 소재들을 까발리기 시작해서 처음 책을 둘러보기 시작할 때는 기분이 썩 좋지 못했다. 자신의 편견에 사로잡혀 '원래 다 그런거야' 하는 식의 자포자기식 발상과 내용 전개가 어쩐지 세상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갖춘 채 궁시렁대는 사람같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끝까지 읽으면서 뒹굴뒹굴 놀기 좋아하고 쉬엄쉬엄 세상을 두리번거리며 작은 것들을 놓치지 않고, 엄숙하고 근엄한 척하는 세상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솔직한 어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린시절 일기를 보면 교훈적으로 일기의 마무리를 하거나 자신의 마음을 숨기며 일기에 마저 내숭을 떠는 등 소심하여 자신마저 속이는 어린시절을 보냈다면, 지금은 자신의 위상을 떨어뜨릴 지도 모르는 글을 책으로 발간하기 까지 하면서 거침없이 자신을 뒤집어 보이고, 세상을 향해 조롱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솔직한 어른이 된 듯 했다.

탕수육과 제육볶음에 환장하며, 코후비는 취미를 가지고 있고, 예쁜 여자보면 침 질질 흘리며는 아저씨는 사실 별로 정이 가지 않지만(^^;) 어슬렁거리며 아무 버스나 타고 모르는 동네의 초등학교 문방구를 전전하며 조립식이나 촌스럽지만 희귀한 우리나라 장난감을 구해내고는 행복해하는 모습은 귀엽고, 낯선 동네의 음식점을 겉모습만 보고도 맛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사진 예시와 함께 설명하는 모습은 정말 날카롭다. 소심한 인간들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비겁하다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여러가지 노하우도 소개하고 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그의 말처럼 정말 어린이회관은 다시 부흥되었으면 좋겠다(현재는 땅값이 아깝다)

여러 일러스트로 세상을 향해 비아냥 거리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그의 시선을 볼 수 있는데 <톡톡튀는 신세대 작가가 되고 싶은 방법>에 대한 소개도 정말 재미있었다.
가)신세대 작가는 말투부터 다르다- 약간 더듬거리며 말해야 한다/혓바닥을 굴려야 한다/감탄사도 기왕이면 세련될 걸로/대화시엔 항상 헛소리를 해야 한다.
나) 신세대 작가는 행동이 참으로 특이하다- 인사를 할 때는 과감히 껴안아본다/웃어른을 만나면 수줍게 인사한다/남들과 항상 거꾸로 행동한다/상대방을 헷깔리게해 나의 정체를 눈치못채게 한다
다) 신세대 작가는 옷차림으로 말한다-이건 일러스트 그림으로 봐야 한다. 음하하하
라) 신세대 작가의작품은 미스테리여야 한다

걱정거리를 잊게 해주고 죽고 싶은 마음을 없어지게 해주는 취미 선택방법의 조건도 익히 아는 얘기지만 취미 생활로 참 행복하고 여유있게 사는 현태준을 보며 다시금 든 생각이기에 그 방법을 옮겨볼까 한다. 돈이 많이 드는 것,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만 피하면 즐겁고 재미있는 취미를 될 거란다. 정말 그런 취미 하나쯤 있다면 정말 살만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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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위한 스테이크
에프라임 키숀 지음, 프리드리히 콜사트 그림, 최경은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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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 이 책 저 책 훑어보다가 우연히 책을 집게 되었다. 책의 제목은 내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두꺼운 재생지를 활용한 듯한 표지와 어린이들의 입체북처럼 표지가 구멍이 뚫려있어서 호기심으로 책을 잡고 아무 곳이나 펴서 읽었다. 잠시 후 나는 그 대형서점에서 혼자 미소짓다가 나도 모르게 킥킥대고 소리내어 끊임없이 웃지 않을 수 없었다. 키숀의 문체와 표현력, 그 오도가도 못하는 우스운 상황들 때문에 이야기에 푹 빠져 다른 사람들을 의식할 새도 없이 웃었다. 도착한 친구의 전화를 받고 책의 앞표지를 다시 보고 제목을 기억한 후 서점을 나선 후, 알라딘에서 여러 책들과 구입했다.

요즘들어 TV 개그프로그램을 보면서도 그렇게 밖으로 새어나오도록 웃어본 적은 적었던 것 같았는데, 이 책은 정말로 유쾌하고 재미있다. 그의 표현대로 '잘나신 아내'와 '못말리는' 자식들과의 일상에서 가끔 터지는 소소한 일상에서 갈등에 빠질 때마다 그는 사회에서 그를 바라보는 잣대에 합당하게 행동하기 위해 침착하고 의연한 태도로 (그러나 얼렁뚱땅) 해결책을 찾거나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남의 이야기를 하듯이 객관적인 어조로 사태를 관망한다. 재미있는 얘기를 하면서도 정작 그 말을 하는 하는 사람은 웃지 않으면 흥미가 배가되는 것처럼 키숀의 문체는 풍자와 재치를 표현하는 데 적절하다.

푸림축제날 받은 초콜릿 선물 포장을 뜯었을 때 곰팡이가 생겨있던 이유와 그 초콜릿의 역사를 더듬어가면서 우리가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선물'의 형식성에 대해 조롱하기도 하며, 치과에 방문하려고 하나 차를 주차할 공간이 없어 헤메일 때 주차공간을 주는 대신 보험에 가입하라던가, 정비후 차를 바로 찾아가지 않으면 차를 폐기시켜버리겠다는 상상을 초월하는 악독한 이기주의와 교통문제에 일침을 가하기 위해
쉽게 가로등을 박아버리기도 한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크게 라디오를 틀어대거나 서로를 쫓아내기 위해 개처럼 짖는 이웃사람들의 이야기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사회에서의 자신의 위상 때문에 고양이에게 줄 젓병을 사러왔다고 말하기가 쑥쓰러워 결국은 남의 눈 때문에 비싼 젓병을 사고 돌아오고 자신이 한 행동을 합리화하거나, 집에 남겨와 먹고자 한 스테이크를 개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가 졸지에 살아있는 멀쩡한 개를 죽였다고 말하는 모습은 체면과 관습 때문에, 그리고 남의 말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때문에 진실을 숨길 수 밖에 없는 씁쓸한 일상에 대해 말해준다.

또한 아이의 영양에 도움이 되는 카카오를 마시도록 하기위해 속아주는 연기를 몇 달에 걸쳐 하면서 그게 마침내 아예 연극으로 정착하게 되고 생활이 되기까지의 상황들이나 딸과 연극을 보러 가거나 아들에게 수영을 가르쳐주면서 겪는 다정하고 친절한 아버지가 자기 방식대로 키우기 어려운 자식들과 겪는 즐거운 전쟁을 보는 것도 즐겁다.

중간 중간의 삽화는 color이며, 한 챕터마다 텍스트가 들어간 페이지에 줄무늬나 펜으로 낙서한 듯한 비규칙적인 무늬을 새겨넣어 그런 걸 살펴보는 것도 장난스러워보여 재미있었다. 유대인인 키숀은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수용됐다가 탈출했다고 하는데 그 악몽같은 기억들 때문일까, 그의 글들은 '어때, 이래봐도 사는 건 참 즐겁고 감사한 일이야'하고 말하는 듯하다. 그리고 그 행복이 읽는 이에게도 전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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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체리 고고 1
김진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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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때 댕기였나 윙크였나 만화책에서 김진태님이 쓴 TV패러디 만화를 보면서 신나하던 게 기억난다. 비슷비슷한 구성의 순정만화 보다는 기지와 재치가 돋보이는 명랑코믹만화를 좋아하는지라 이 만화도 유쾌하게 읽었다. 명랑만화는 정말 기분이 명랑해진단 말씀이야. ^^ 아직 한 권짜리이고 예쁜 그림체를 보고 만화를 선택하는 이들이 놓치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아쉽다.

하지만 1999년 IMF당시 이 책이 나왔을 시점을 기억하며 책을 읽으면 그 당시 언제 감봉에 퇴출당할지 모르는 직장생활의 위기에서 '체리'라는 이름의 자신만만하고 톡톡 튀는 여자주인공이 지긋지긋한 현실에서 얼마나 큰 분출구가 되었을지를 상상할 수 있다.

소심하기 짝이 없어 아래직원에게 뭔가를 시키면서도 경우의 수를 생각하여 답변을 준비하는 부장의 모습은 현실에서의 고압적인 상사의 모습과는 달라 안스럽고 동료의식까지 느끼게 만들고, 때로 어처구니없는 요구를 해대는 가족들은 회사까지 찾아와 억지를 부리지만 그게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하고, 직원들이 일을 잘 하는지 뒤에서
감시나하고 다니는 회사에서 고용된 감사원을 궁지에 몰아 속이 다 시원하게 만들기도 한다.

타이거마스크를 쓰고 프로레슬링장을 운영하는 아버지가 등장하는데 반칙왕 영화가 나온 게 이 책이 출간된 이후보다 약간 이후여서 영화가 이 만화를 보고 모티브를 얻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인간으로서의 여성과 직업을 가진 커리어우먼으로서의 여성 2가지를 능숙하게 소화해내는 여사원의 모습도 거침없고 활기차게 묘사되어 재미있었고, 예쁜 여자만 밝히고 아는 척하는 남자사원을 망신당하게 만들어 회사에서 내쫓게 만드는 등 회사에서 보기 싫은 이들을 다 해치워버려서 시원스런 기분이 들기도 한다.

김진태의 만화캐릭터는 생김새가 너무나 범생이이고, 평범하고 착하게 보여서 어쩐지 악랄한 행동을 해도 밉지 않고 악화된 현재의 상황을 큰 수고없이 수월하게 처리해내는 것처럼 보여서 더 후련하고 기분마저 따뜻해진다. 회사생활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회사원들이 읽으면 고충이 이해되어 더 재미있을 것. 아.. 그리고 빨리 2권이 나와주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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