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세요 1
후지히코 호소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늘씬하고 예쁜 여자가 착하기 까지 하다면 그건 금상첨화일까. 하지만 겉모습은 예쁜 여자가 심술이 가득해 남이 잘 되는 것을 싫어하고 장난으로 넘치며 '똑바로' 되는 꼴을 못 보고 괴상한 취미로 가득하다면 어떨까. 아마 남성 중심의 이 사회에서는 여자가 예쁘니까 다 용서가 될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일개의 여사원 히나코는 여러 악취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이므로, 그리고 모든 상황에서 의연하게 처리해내기 때문에 멋진 남자사원 뿐만 아니라 상사들까지도 자기 페이스대로 이끌어가는 여성이다.

겉모습을 예쁘게 꾸미고 싶어하는 사람도 내면의 본성에는 어쩌면 그런 이기적이고 괴상한 취미가 자리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엽기'코드가 작년에 두루 대중에게 먹힌 게 아닐까.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비리비리하고 비굴하며 줏대없고 다른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부장을 좋아하면서도 그 표현을 악랄한 괴롭힘으로 대신하는 히나코, 그리고 예쁜 자신을 꼬시려고 하는 늑대같은 남자들을 가볍게 처치해서 궁지에 몰아넣는 과정도 재미있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는 하지 못하며, 마음에서 느낀대로 불쑥불쑥 말해버려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앞에서는 웃는 척 하고 뒤에 가서 뒤통수치는 인간들에 비해서는 시원스럽다. 그녀의 눈에 보이는 치사한 주변 동료들의 행동 묘사도 리얼해서 재미있고, 집에서 유일하게 정상적이어서 견디기 어려워하는 동생 하지메가 가족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것도 재미있다.

누가 뭐라고 나에게 잔소리하지마!,하는 태도로 늘상 자신만만한 태도로 살아가기가 현실에서는 어렵기 때문에 더 신났던 건 아닐까. 비서과로 옮긴 후 원형탈모증이 생기도록 자신을 괴롭히던 여자직장상사를 후에 실력으로 가볍게 처치해버리는 장면도 통쾌했다.페이지를 덮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간간히 엽기스러운 장면도 몇 컷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기발하고 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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