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결정한 2층 난간.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현장 2층 바닥에 앉아서 본 경치가 너무 좋아서 조망을 가능한 한 가리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 익숙해질 때까지 조금 무섭기도 했다.


9월이 되자 욕조와 화장실이 완성되었다. 욕조라고는 하지만 정말 작다. 이것도 예산 때문에 처음에는 기성품 중 싼 걸 쓸 생각이었다.

나나 마누라나 욕조에는 그다지 욕심이 없었다. 하지만 유닛욕조는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어쩔 수 없이 욕조만큼은 이바타 씨에게 부탁드렸다. 결과적으로 너무 잘한 일이었다. 욕조는 플라스틱이지만 주변은 전부 노송나무다. 마치 사우나에 온 것 같았다. 작지만 기분이 좋은 욕조가 완성되었다.

화장실도 작지만 충분했다. 변기는 아는 친구가 촬영용으로 쓰고 남겨 두었던 걸 얻어 왔다. “사무실에 둔 지가 1년이 넘었는데 쓸 데도 없으니 괜찮으면 가져가든지.”라고 해 공짜로 가져왔다. 다다미방의 마루 남는 공간에 쓸 판자들도 BC공방의 스즈키 씨에게 얻어 왔다.

공사는 착착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쉽게 결정하지 못하던 부분이 계단과 2층의 난간이었다. 공사 전부터 고이즈미 씨와 고민을 거듭했던 부분인데 여전히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뽑지 못했다.

이 집의 커다란 특징은 바람이 통하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다. 이 공간을 앞에 두고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것이 포인트이고 여기에 계단과 난간이 있다. 디자인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2층에 허리 높이의 난간이 있다. 하지만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의 2층 현장 바닥에 앉아 보면 남쪽에 펼쳐진 녹지의 광경이 정말 마음에 들기 때문에 여기를 막는 것만은 하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도 천을 늘여 막는 고이즈미 씨의 안을 보고는 “이런 건 싫어요.”라고 말했다.

9월 말이 되어 시간이 한계에 이르러서야 드디어 계단 디자인이 결정되었다.

굉장히 간단한 형태로, 계단 난간은 벽으로 붙이고 2층 난간은 파이프와 와이어로 구성해 시선을 가리지 않았다.

10월이 되어 이사 날짜가 결정되었다. 이제 공사도 조금만 더 하면 끝난다. 이렇게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다니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공사가 1, 2개월 늘어나는 건 흔히 있는 일이란다. 이바타 건축에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 집주인 하기와라 슈 지음

건축기사 박준호 옮김

(홍시, 2012)

본 연재는 [아홉 평 나의 집]에서 발췌하여 한달간 계속합니다. (월~금 업데이트)

이 책은 전시회 기획자였던 저자가 '9평의 집' 마쓰자와 주택을 우연히 만나 이 집을 재현해 자기 집으로 만들기 위한 분투기이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자는 땅 찾기부터 고집대로 집 짓기까지 좌충우돌하지만, 이를 통해 집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깨달았고 인생이 달라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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