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레 아오이 하우스' 집주인 하기와라 슈 지음

건축기사 박준호 옮김

(홍시, 2012)

본 연재는 [아홉 평 나의 집]에서 발췌하여 한달간 계속합니다. (월~금 업데이트)

이 책은 전시회 기획자였던 저자가 '9평의 집' 마쓰자와 주택을 우연히 만나 이 집을 재현해 자기 집으로 만들기 위한 분투기이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자는 땅 찾기부터 고집대로 집 짓기까지 좌충우돌하지만, 이를 통해 집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새롭게 깨달았고 인생이 달라졌다고 한다.




물건의 질은 형태, 소재, 장인의 솜씨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이 있다. 집 짓기도 그렇겠지. 이 세 가지의 균형을 잘 잡아야 좋은 집이 만들어진다. 흔히 무시하지만 소재는 아주 중요하다.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는 어떤 소재로 짓는 것이 좋을까. 기둥은 노송이고 보는 삼나무라는 것은 결정되어 있다. 이것은 구조 소재이고 장식적인 소재도 있다. 구조가 있는 그대로 보이는 것이 좋다는 건축가가 많다. 안도 다다오 씨의 노출콘크리트도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임스(Eames)의 케이스 스터디 하우스는 철골 기둥과 보로 구성되어 있다.

나무 구조라면 전통적인 시골집의 기둥과 보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까. 목조이지만 전후에는 점점 벽이 많아지고 기둥이 점점 보이지 않는 추세다. 구조를 쉽게 알지 못하게 되었다.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의 현장에서 기둥이 점점 보이지 않게 되자 왠지 실망스러웠다. 나는 기둥전에 재현된 기둥과 보의 힘에 압도당한 것이 아니었던가.

마루의 소재도 신경 쓰였다. 마루는 직접 피부가 닿는 부분이니 신을 벗고 밟는 마루는 일본인에게는 의자이기도 침대이기도 하다.

고이즈미 씨가 리폼한 집에 사용한 깔끔한 소나무가 잊히질 않았다. 신을 벗고 맨발에 느껴지는 기분이 좋았던 소재였다. 플로어링과는 다른 맛이 있다. 결국 OZONE에서 전시하느라 받아두었던 마루 샘플 중에 조건에 맞는 것을 찾았다.

그 외에도 벽, 천장, 가구 등 대부분이 베니어판이다. 싸고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마무리는 리보스라는 감귤색의 도료를 썼다. 소재는 기본적으로 적게 쓰면 쓸수록 집 전체의 균형을 잡기가 쉽다. 그 외의 소재로 장지와 맹장지에는 월도지라는 오키나와에 자생하는 일년초를 이용해 만든 종이를 사용했다. 몸에 좋은 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다.

건강 소재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건강에 관해 신경 쓰는 것은 아무리 심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비교하자면 전에 살던 고엔지의 아파트는 정말 심했다. 마루와 벽에 사용한 접착제 때문인지 한동안은 눈이 너무 아팠고 둘째 아이는 천식도 생겼다. 지금 생각해 보니 실내환경이 최악이었다. 결로가 심해 곰팡이도 쉽게 생겼다. 확실히 집이 건강을 앗아갈 수도 있겠다.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는 역시 집 짓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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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11-13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님이 작은 집 짓기를 준비하고 계시는데, 이 책을 꼭 선물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