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위해 여성 탈의실을 만들까?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는 여자아이 둘이 살 집이기도 하다. 이때는 아직 여덟 살, 여섯 살이었지만 10년 후에는 열여덟, 열여섯이 된다. 아이들 방은 정말 필요하다.


익숙해질 때까지 조금 무서웠던 2층 난간.


여자아이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남자식구를 싫어하게 되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 정말 그럴지 신경이 쓰였다. 언제까지나 부모에게 응석 부리는 것도 그다지 기분 좋은 일은 아닌 걸까.

지금은 나와 함께 목욕도 하고 가족 넷이서 같이 자고는 하지만 몇 년 후엔 많이 달라지겠지.

가족 중에 남자는 나뿐이라 옷 갈아입을 장소도 필요하겠구나.


설계 도중에 진지하게 여자탈의실을 만들 생각을 했다. 여자 셋이 안심하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장소를 확보하라는 마누라의 명령도 있었다.

이 문제는 고이즈미 씨도 고민했다. 물론 이렇게 작은 집에 그런 방을 만들 수는 없다.

“블라인드나 커튼 같은 것으로 옷 갈아입을 때만 쓸 수 있게 하죠.”라는 게 상냥한 고이즈미 씨의 제안이었다. 하지만 결국 여자탈의실 안은 그 때만 생각했을 뿐 설계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아이들 방에 대해서도 속 깊은 고이즈미 씨가 몇 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아이들 방 두 개를 2층에 만드는 경우와 정원에 증축하는 계획도 있었다. 양쪽 다 제대로 된 방이라기보다는 아이들의 최소한 공간 개념이었다. 2×2미터 정도의 공간에 침대, 의자, 책상, 작은 책장, 옷걸이를 두는게 다다. 이 계획대로 진행될지 어떨지 모르지만 최소한 미리 생각해 둔 것으로 안심이 되었다. 앞으로의 일을 너무 많이 생각해 두어도 뭐가 되는 건 아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자란 집도 세 형제의 성장에 맞춰 증개축을 반복했었다. 아버지가 방안지에 방의 배치를 그리고는 근처의 목수 아저씨를 불러 일을 시켰던 기억이 있다.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도 아이들이 커 가면 모습이 변해 가겠지. 그런 상상을 하면서 너무 앞을 내다보지 말고 현재 가족에게 어울리는 집 짓기를 하자.


2003년 아이들의 방을 만들었다. 스미레가 중학교 1학년, 아오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의 일이다.

우유팩을 재생해 만든 보드로 벽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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