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사님의 51번째 생일이다.
오늘 부천은 영하 12도를 기록했다.
그녀는 겨울에 태어난 섬마을의 딸이다.

양력보다는 음력이 좋다고 했다.
그래야 나이를 조금 늦게 먹을 수 있기에.
그러나 셋이 한데 모일 기회가 얼마 남지않았다는
어떤 시급한 강박이 해와 달을 바꿨다.

요즘은 그녀의 지나온 삶보다,
그녀가 포기해왔을 많은 나날들에 연민이 생긴다. 
그녀는 내가 살아온 날만큼이나 나를 지켜봤으나,
나는 이제 절반이 조금 넘게 그녀를 보았을 뿐이다. 
우리 사이에 있는 그 공백의 시간만큼이나,
우리는 서로의 삶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래도 괜찮다. 가족이라는 것은 원래 그렇다.
이해받지 못한다고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니까.
이따금 서로를 생각하고 아끼면 그뿐이다.
이해하지 못하기에 우리는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니까.

모카 케이크와 피자를 좋아하는 오십대 초입의 여성.
오래간만에 만개한 그 함박웃음을 눈에 담아두고 글로 기록하기로 한다.

사랑하고 미워하고 사랑하는 아들이. 


-201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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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1-12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

프리즘메이커 2018-01-12 17:31   좋아요 0 | URL
cyrus님 감사드립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