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 엄지가 마비된 한 여인의 인생을 되돌아본다. 고슴도치처럼 주사 바늘을 잔뜩 꽂았을 퉁퉁 부은 손가락이 가엽다. 고무를 당겨 이래저래 껴 맞출 공장에선 무수한 반복이 오갔으리라. 그 반복에 사람의 인대는 고무만큼 늘어날 탄성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모시켰을 나름의 각오가 애달프다. 이제는 꿈이 짐이 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어려서 귀신들른 손이라 구박 받던 왼손으로 어설프게 밥을 저먹는 엄마의 서투른 젓가락질이 눈에 밟힌다. 웃는 연기를 잘해서 다행이다. 계절을 바꾸어 무엇이 남았나.
-2018.09.22 @PrismM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