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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의 철학적 대화
가렛 매튜스 지음, 김혜숙.남진희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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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교육계에서 열풍인 개념기반탐구학습과 질문수업은 아이들 안에서 생각을 꺼내기 위한 틀이나 도구라 할 수 있다.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학생들의 사고를 유발하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기존의 일제식, 강의식 수업을 진행하다가 이러한 새로운 흐름에 멈칫한다. 아이들이 과연 내가 설계한 교육적 흐름으로 갈 수 있을까? 의심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살아가게 될 것을 기대한다. 이 책의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어른들이 아이들과 함께 의미 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질문들에 관심을 가지고 대화할 수 있게 한다.

2. 독자들이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과의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그 가능성을 최대한 흥미롭게 보여 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며, 대등하게 대화로 풀어갈 수 있는 관계로 만나게 된다. 


이 책에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로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대화문 형식의 글이 많이 나온다. 실제적인 현장을 책에 옮겨둬서 아이들의 말랑말랑한 생각을 웃음지르며 읽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아이들이 자신들이 한 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끼게 해주는 것이 가장 핵심이라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 스스로 그 답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그리고 어른들은 그러한 어린이를 '발견'하게 된다.  


나는 개념기반탐구학습을 설계하며 늘 고민하게 된다. 내가 일방적으로 도출한 일반화를 유도하는 것이 옳은가? 예측하지 못한 생각의 방향을 통제할 것인가? 이 책을 읽으니 내 생각을 좀 더 열어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우리가 교육하는 목적은 '생각하는 인간', '생각을 표현하는 인간'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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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샹마이웨이
3cm 지음, 이꿀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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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렬한 책 이름이다. '오늘도 난 샹 마이웨이'라니! 책 이름은 이러한데 등장하는 인물들은 사랑스럽고 친근하다. 무와 김밥과 조랭이. 캐릭터만으로도 빙긋이 미소 지어진다. 

  나는 지금 자기계발서가 더 정교화되고 화려해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쫓아가지 못한다는 불안감과 뭔가 현시대에 발맞추고 가지 못한다는 두려움과 공존한다. 남들처럼 살지 않으려는 저항감에 인간의 본질과 내면에 더 관심을 두려고 한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네러티브연구가 인상에 남았다. 한 개인의 일상과 인생을 바탕으로 시사하는 점을 찾아내는 연구다. 오늘 만난 이 책이 바로 네러티브 연구에 최적화된 책이다. 

  귀여운 캐릭터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한다. 나보다 젊은 사람들의 똥꼬발랄한 이야기도 있다. 이 보통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내가 보지 못한 것, 내가 해보지 못한 것의 목적과 이유를 발견한다. 나와 다른 삶에 대한 경이와 존중이 우러나온다. 태권도를 하고, 밭을 가꾸고, 청소와 빨래를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삶은 영 어색하지만 한 번쯤 그렇게 하루를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직업상 교육에 대한 책과 강의를 많이 듣게 되는데 오랜만에 나와 다른 직업군의 사람들의 삶에 초대되어 나 자신이 새롭게 됨을 느낀다. 그들과 나는 상관없는 인생이 아니라 연결된 인생이다. 서로 다른 형태로 실패하고 회복하고 버텨내는 시간이다. 그래서 함께 힘을 내자고 말할 수 있다. 당신은 당신의 삶을 잘 살아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나도 외친다. "걍 썅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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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 : 소크라테스, 법정에서 진리를 말하다 생생고전 8
김철홍 지음, 다나 그림 / 천개의바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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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4대 성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우러르고 본받을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정작 내가 소크라테스를 존경하거나 본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그것은 내가 그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를 만날 때가 되었다. 
이번에 만난 책은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크리톤>을 기반으로 재구성되어 청소년이 읽기 쉽게 만들어진 책이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나눈 이야기이며, <크리톤>은 사형 판결을 받은 후 친구 크리톤과 나눈 대화를 그린 이야기다. 따라서 이 책은 소크라테스의 최후를 각본 형식으로 만든 책이라 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인간 그 자체를 철학 문제로 탐구한 최초의 철학자다. 그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오히려 아테네 시민들이 자신을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변론한다. 그는 그저 사는 것이 아니라, 훌륭하게 사는 것, 언행일치의 삶을 추구했다. 현재의 민주주의가 유지되는 것은 성숙한 민주시민의 힘인 것과 일맥상통하는 삶은 2300년 전 한 사람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그가 살았던 시대에는 성숙한 시민이 적었는지 그의 삶은 빨리 끝났지만 과거가 현재를 구원하듯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소크라테스의 삶에 주목해야 한다. 
그에게 내려진 사형 판결에 대한 생각이 흥미롭다. 비록 국가가 자신에게 잘못된 판단을 하더라도 국가에서 살아온 사람은 국가의 법과 전통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과 제도가 제대로 시행될 때 민주주의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소크라테스가 살던 시대는 소크라테스를 품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민주주의 정신을 대중에게, 제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희생을 감수했을 것이다. 친구와 제자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주목하는 중에도 목숨보다 더 지켜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 죄목은 아테네 젊은이들을 타락시키고 국가가 정한 신을 믿지 않는다는 ‘국가 반역죄’다. 소크라테스가 한 것은 질문뿐인데 정작 질문에 대답을 하는 사람 스스로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들이 절대적 기준 없이 그럴듯한 말로 아테네 사람들을 타락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다수의 소피스트들에게 미운 털이 박힌 것이다. 그가 지혜로운 사람을 찾아다니며 질문을 해서 아는 게 없다는 것을 들추어내니 많은 사람들이 소크라테스를 미워하게 되었다. 그들은 자신을 돌아볼 생각은 하지 화부터 냈다. 화를 풀 대상은 화를 내게 만든 소크라테스다. 그가 죄인이 되어야 내가 죄인이 아닌 것이다. 그런 소피스트들에게 진정한 지혜는 ‘내가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라 주장하니 얼마나 죽이고 싶었겠는가!
소크라테스는 법정에서 아테네 시민들에게 “그대들은 돈과 명예와 명성을 쌓아 올리면서 어째서 지혜와 진리와 영혼을 선하게 하는 일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는가?”라며 일침을 가한다. 그는 뻔뻔하게도 자기 자신이 신이 아테네 시민들에게 보내준 선물이라 주장한다. 자신은 ‘아테네에 보낸 쇠파리’이기 때문에 말에 붙은 쇠파리처럼, 온종일 여러분을 귀찮게 붙들고서 설득하고 충고하고 꾸짖는 것이라 말했다. 
그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사람은 나랏일을 맡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 대목이 참 공감되었다. 멀쩡한 사람도 정치인이 되거나 직장에서 정치를 하기 시작하면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말재주만 늘어났기 때문이다. 대중 앞에 서면 자신이 왕이 된 것 같아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모습을 수없이 봐왔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죽음으로 국법의 존엄성을 보여줬다. 크리톤이 탈옥을 권했지만 그는 끝까지 우스꽝스럽지 않았다. 아마도 현대에 이런 삶을 살았다면 호구에 또라이라고 손가락질 받았을 것이다. 그는 단숨에 독이 든 잔을 들이켰고 죽음을 맞이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죽음은 계속 논란이 되었고 시간이 지나 아테네 시민들은 그의 죽음을 후회했다. 그가 남긴 것은 제자들이다. 중고등학교 윤리시간에 가장 처음 나왔던 그 ‘플라톤’이 그의 제자다. 플라톤은 정치인의 길을 가지 않고 철학자가 되었다. 그리고 2300년간 인류에 영향을 주고 있다. 과거가 현재를 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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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우물에서 만나 높새바람 56
윤수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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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가 종교이자 가치와 미덕이었던 시절, 사람 위에 사람이 있었고, 사람 아래 사람이 있던 그 시절, 천주교가 이 땅에 들어왔다. 이 책은 천주교가 우리나라에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고 조선 백성들에게 어떤 메세지와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있는 어린이 동화이다. 

이 책을 읽으며 지난해 서울 북촌마을을 걸으며 봤던 석정보름우물이 기억났다. 한적한 주택가에 소박하게 자리잡은 우물은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 신부다 첫 미사를 봉헌하고 첫 세례를 준 역사적인 장소였다. 김대건 신부님도 이 지역에서 사목하실 때 이 물을 성수로 사용했으며, 천주교 박해 당시 많은 순교자들이 발생하자 물맛이 써져서 한동안 사용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천주교 역사에서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는 역할을 한 우물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갓난아기 때 우물 옆에 푸른 댕기 조각과 함께 버려진 아이, 정이다. 정이는 세상의 도움으로 품어지다, 내쳐지기를 반복하며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살게 된다. 그러나 만나게 된 홍월과 마님은 정이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해줬다. 인간은 다 똑같다, 서로 나누고 사랑하고 돕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이의 눈에는 그런 생각을 정이에게 강요하지 않고 정이를 품은 홍월과 마님이 그 누구보다 자유롭게 살고 있었다. 그들은 사람보다 못한 백정에게 사람대접을 해주며 우리 모두 천주님이 만드신 똑같은 인간이라며 너도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하면 향기 나는 꽃밭처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천주교 박해 시절 얼마나 많은 순교자들이 묵묵히 죽음을 맞이했을까. 그 살벌하던 당시를 생각하면 지금 종교의 자유와 신분의 자유를 우리들은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 책은 좋은 영화 한 편이 눈 앞에 그려지는 것 같다. 출생의 비밀과 정이에 대한 연민이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천주교나 기독교를 믿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더욱 추천한다. 조선시대에 들어온 종교가 조선인들에게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잘 보여주는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며 종교를 가진 내가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말씀하시는 그분의 목소리가 들린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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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마디 로마사 천개의 지식 32
정헌경 지음, 순미 그림, 정기문 감수 / 천개의바람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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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민주주의 역사의 한 가운데서 헌법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그래서 틈틈이 헌법을 필사하며 권위있는 문장과 내용에 감탄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미국, 독일,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그 뿌리는 로마법이라 할 수 있다.
‘딱 한마디 로마사’는 어린이를 위해 로마 역사를 서술한 책이다. 로마는 제멋대로 굴며 사람들을 괴롭힌 거만한 왕을 몰아내고 공화정이라는 새로운 정치 체제를 탄생시켰다. 집정관 두 명 중에서 한 명은 평민 출신일 정도로 평민의 권리를 주장했다. 전쟁에서 승리한 것도 평민 출신의 보병들의 역할이라 주장하며 귀족들이 평민을 무시하면 똘똘 뭉쳐서 귀족들을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든 멋진 나라였다. 또한 귀족들이 마음대로 법을 들먹이며 평민을 괴롭히자 법을 마음대로 바꾸지 못하도록 문자로 기록된 성문법인 12표법을 로마에서 처음 만들어지기도 했다. 와우! 지금 우리 사회의 민주시민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이 책에는 영화에서 자주 보던 스피키오, 한니발,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네로황제, 콘스탄티누스대제가 등장한다. 또한 로마에서 실용적으로 만든 각종 건축물과 종교의 발전에 대해 알 수 있다. 제3의 로마가 러시아라는 점도 흥미롭다. 예배시간에 일어서서 예배를 드리고 찬송가를 외워서 부르는 그리스정교를 받아들인 나라가 러시가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문화와 학문은 정치와 별개로 매우 수준이 높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그 뿌리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그리 적당히 얇지만 중요한 내용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맨 뒤에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초등학생 시기에 세계사를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중학생들이 세계사를 배우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으로 시작해서 세계사를 공부해보는 것도 유익하겠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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