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
조지 오웰 지음, 도정일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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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적 사회주의’를 자신의 신념이자 목표로 선택하고 ‘전체주의’를 적으로 규정한 뒤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다는 조지 오웰(George Orwell, 본명 에릭 블레어 Eric Blair)의 「동물농장 Animal Farm」을 이해하기에, 옮긴이 도정일의 작품해설은 무척이나 고맙습니다. 그의 해설을 통해 작품 성격을 먼저 들어 보죠.

 

풍자 Satire는 무엇보다 당대성의 서사 장르이다. 풍자가 물어뜯고 비꼬고 우스갯감으로 만드는 것은 그 풍자가 생산되어 나온 당대 사회의 실존 인물, 사회환경과 제도, 이데올로기, 사건, 편견 같은 것들이다. 당대의 것들에 대한 비판, 공격, 희화화가 아니라면 풍자는 사실상 무의미하다.(147쪽) 풍자문학으로만 읽었을 때 「동물농장」의 화살은 소련, 더 정확히는 스탈린 시대의 소비에트라는 과녁을 향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146쪽) 그런데 「동물농장」이 특정의 시대에 얽매이는 역사적 풍자이기만 한가? 이 지점에서 현대 독자는 「동물농장」이 시대적 배경문맥에 묶인 이야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와 함의의 폭이 훨씬 넓은 우화 Fable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따라서 우화 장르에 합당한 읽기의 방법과 수용태도를 채택할 필요가 있다. 시대적 사회풍자의 경우와는 달리, 우화는 당대의 현실문맥에 반드시 매이지 않아도 되는 서사 형식이다.(150쪽)

 

옮긴이의 말처럼 「동물농장」이 단지 풍자문학으로만 구분된다면 공산주의가 붕괴한 요즘, 작품의 중요성은 무척이나 줄어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우화의 성격을 가진 작품으로써 「동물농장」은 21세기 우리나라에서 읽혀지기에도 그 뜻하는 바가 작지 않습니다.

 



존즈의 메이너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던 수많은 동물들은 평소 비참하고 고달픈 삶에, 늙은 수퇘지 메이저 영감의 유언에 따라 반란을 일으킵니다. 농장주인과 하인들은 쫓겨나고, 동물들은 동물농장이라 이름을 바꿔 희망찬 미래를 꿈꿉니다. 그들의 지도자는 수퇘지인 스노볼과 나폴레옹인데, 스노볼은 풍차를 건설해서 동물들에게 좀 더 편한 농장을 계획합니다. 그러나 당초 반대하던 나폴레옹은 개들을 키워 이상주의자 스노볼을 위협하여 추방하고, 반대하거나 적극 추종하지 않는 동물들을 차례로 처형해서 독재자로 군림합니다. 나폴레옹은 언제 그랬냐는 듯 풍차건설을 명령하고 한 번은 바람으로, 두 번째는 농장을 찾으려는 존즈에 의해 무너지지만, 동물들은 좌절하지 않고 다시 노력합니다. 그러나 성실하게 일만 하던 말인 복서도 결국 과로로 쓰러지고, 목초지에서 은퇴를 꿈꾸던 복서는 폐마로 도살업자에게 넘겨집니다. 수년 후 풍차는 완성되어 생산은 향상되지만, 돼지 이외의 기타 동물들 생활은 존즈 시절에 비해 나아지지 않습니다. 인간의 착취에서 벗어나 모든 동물들의 평등한 행복을 꿈꿔 왔던 동물동장. 그러나 다른 농장주들과 두 다리로 서서 건배를 주고 받는 돼지들의 모습에서 이제 누가 인간이고, 누가 돼지인가를 식별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정리해 본다면, 풍자로 본 「동물농장」은 옮긴이의 설명에 따라 아래의 표같이 스탈린시대 상황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존즈(메이너 농장주인)


니콜라스 2세


메이저(돼지)


마르크스


나폴레옹(돼지)


스탈린


스노볼(돼지)


트로츠키


돼지들


볼셰비키


복서(말)


프롤레타리아트


동물반란


러시아 혁명


개들


비밀경찰


동물학살


스탈린 시대의 대숙청


풍차 전투


1941년의 독일 침공


풍차


소비에트 5개년 계획들


*모지즈(까마귀)


종교인


*벤자민(당나귀)


지식인



 

 

그러나 우화로 읽는다면, 나폴레옹을 부패한 독재자로 바꿔 볼 수도 있겠죠. 볼셰비키를 의미하는 돼지들이나, 프롤레타리아트로 비유된 복서(말), 비밀경찰로 풍자된 개들에게서도 오늘날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진 않습니다.

 

글쓴이 조지 오웰이야 ‘무비판적 맹목적 사회주의자가 아니라 비판적 사회주의자였고, 그의 비판적 양심은 그가 진실이라 생각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 대상이 제국주의이건 사회주의이건 혹은 그 무엇이건 간에 언제나 화살을 날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154쪽)’지만, 아직 정치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부족하고, 뚜렷한 가치관을 정립하지 못한 저에게 모든 동물이나 각각의 사건을 작품에서 현실로 연결 짓는다는 건 물론 욕심이겠죠.

 

그러나, 종교인이나 지식인을 떠오르게 만드는 아래의 「동물농장」 속 짧은 글귀에서도 책이 쓰여 졌던 1944년과 책을 읽는 2010년을 비교해 오늘의 우리를 반성토록 합니다.

 

그는 전혀 변한 데가 없었고 여전히 일에는 손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예전 버릇 그대로 그 <슈가캔디 마운틴>이라는 하늘나라 얘기도 계속했다. 그는 나무 등걸에 올라앉아 검은 날개를 펄럭이며 자기 얘길 들어주는 동물은 누구든 붙들고 한 시간씩 그 하늘나라 얘기를 했다. 「저기 저 위에 말이야, 동무들」그는 커다란 부리로 하늘을 가리키며 엄숙하게 말하곤 했다. 「저 검은 구름 너머에 말야, 우리 불쌍한 동물들이 영원히 노동에서 해방되어 편안히 쉴 수 있는 슈가캔디 마운틴이 있어!」자기가 언젠가 한번 하늘 높이 날다가 실제로 그 나라에 들어가본 적이 있고 거기서 사시장철 클로버와 아마씨 케이크가 자라는 풀밭과 각설탕이 자라는 울타리도 제 눈으로 보았다고 그는 말했다. 많은 동물들이 그 말을 믿었다. 그들 생각으로는 지금 그들이 배고프고 몸 고달픈 이승의 삶을 살고 있으므로 어딘가 더 나은 세상이 마땅히 존재해야 한다는 건 너무도 옳고 당연한 일이 아닌가 싶었다. 한 가지 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까마귀 모지즈에 대한 돼지들의 태도였다. 돼지들은 슈가캔디 마운틴에 대한 모지즈의 얘기가 모두 헛소리라며 경멸조로 말하면서도 그 모지즈가 농장에 머물도록 허락했을 뿐 아니라 일도 하지 않는 그에게 매일 맥주 1/4 파인트 씩을 분배해 주었다. (102~103쪽)

 

당나귀 벤자민은 농장에서 나이가 가장 많고 성질도 제일 고약했다. 그는 좀체 입을 떼는 일이 없었지만 뗐다하면 시큼씁쓸한 논평을 내뱉기 일쑤였다. 이를테면 하느님이 파리를 쫓으라고 그에게 꼬리를 달아준 모양이지만 자기로선 차라리 파리도 없고 꼬리도 없었으면 좋겠어, 라는 식이었다. 농장 동물들 중에 유일하게 절대로 웃지 않는 것도 그 벤자민이었다. 왜 웃지 않느냐 물으면 웃을 만한 일이 없다는 대답이었다. 그러나 내놓고 인정한 적은 없지만 그는 내심 복서를 존경하고 있었다. 일요일이면 그들 둘은 과수원 너머 작은 목장에서 말 없이 나란히 풀을 뜯곤 했다. (9쪽) 그날 무밭에서 돼지 한 마리의 감독을 받아가며 무 떡잎을 뜯어내고 있던 동물들은 농장 축사 쪽에서 벤자민이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달음박질로 뛰어오고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동물들이 흥분한 벤자민을 보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아니, 도대체 벤자민이 달음박질치는 걸 본 것도 그게 처음이었다. 「빨리, 빨리!」 하고 벤자민은 고함을 질렀다. 「빨리 와! 복서를 끌어가고 있어!」 동물들은 돼지의 명령을 기다릴 생각도 않고 일제히 일손을 멈추고는 농장 건물 쪽으로 내달았다. (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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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기 인간관계론 (반양장)
데일 카네기 지음, 최염순 옮김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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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초판이 나온 뒤로 성경의 뒤를 이어 논픽션 부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렸다는 책을 읽습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구성은 매우 간단합니다. 원칙을 제시하고, 많은 예화를 들려주며, 독자의 행동을 촉구합니다.

 

     ○ 인간관계의 3가지 기본 원칙

1. 비난이나 비평, 불평을 하지 말라

2. 솔직하고 진지하게 칭찬하라

3. 상대방의 입장에서 사물을 보라

 

    ○ 인간관계를 잘 맺는 6가지 방법

1. 어디에서나 환영받는 방법    :   상대방에게 순수한 관심을 기울여라

2. 첫 인상을 좋게 하는 방법     :   상대방에게 당신의 미소를 보여라

3. 사람들의 호감을 얻는 방법   :   상대방의 이름과 인상을 기억하라

4.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방법   :   상대방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어라

5.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방법   :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라

6.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   :   상대방이 중요하다는 느낌이 들게 하라

 

     ○ 상대방을 설득하는 12가지 방법

1. 논쟁에서 이기려면 논쟁을 피하라           2. 결코 당신이 틀렸다고 말하지 말라

3. 잘못했으면 즉시 분명하게 인정하라        4. 우호적인 태도로 말을 시작하라

5. 처음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유도하라        6. 상대방이 충분히 말하도록 격려하라

7. 상대방이 결론을 내리도록 배려하라        8.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도록 노력하라

9. 상대방의 생각이나 욕구에 공감하라       10. 보다 고매한 동기에 호소하라

11. 당신의 생각을 극적으로 표현하라         12. 도전 의욕을 불러 일으켜라

 

     ○ 리더가 되는 9가지 방법

1. 칭찬과 감사의 말로 시작하라                 2. 잘못을 간접적으로 알게 하라

3.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인정하라                 4. 명령하지 말고 요청하라

5. 상대방의 체면을 세워주어라                  6. 아주 작은 진전에도 칭찬하라

7. 훌륭한 명성을 갖도록 해주어라              8. 잘못을 쉽게 고칠 수 있다고 격려하라

9. 즐거운 마음으로 협력하게 만들어라

 

 







 







사실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죠. 모든 원칙에 고개 끄덕이며, 실제 이야기에 귀 기울입니다. 문제는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하고 있느냐’겠죠.

 

 

“교육의 가장 큰 목표는 지식이 아니라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행동의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어떻게, 왜 썼는가?, 21쪽)

 

 

그렇습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 독서의 가장 큰 목표는 지식이 아니라 행동일 겁니다. 그렇다면, 「카네기 인간관계론」을 읽은 지금, 상대방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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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말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박동주 지음 / 북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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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인문, 사회 쪽 책을 즐겨 읽습니다. 에두르지 않고 세상을 쏘아보는 작가들의 날카로운 시선이 부럽기만 합니다. 아내는 문학을 좋아합니다. 그중에서도 따뜻한 소설이 최고라고 합니다. 가만히 세상을 품고 잔잔히 다가서는 작가들의 생각이 고맙다고 합니다. 그렇게 우리 부부는 같이 꿈꾸고, 같이 걸어가는 같은 세상을 둘이 나누어 보고 있답니다.

  그런 아내가 오랜만에 책을 읽어 보라 합니다. 「엄마의 말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아빠 말은 어떻단 말일까’ 괜히 심술도 나지만, 얼른 읽습니다. 소설 쪽 시선으로 인문, 사회 쪽 세상에 어떤 말이 하고 싶었던 걸까 궁금하기도 하고, 더구나 분야로 봐서 이 책은 원래 제 쪽 전공이니까요. 

  자, 이번 독서엔 두 가지를 염두에 둬야 합니다. 보통이라면 ‘작가가 이 책을 왜 썼을까’를 고민하죠. 요번엔 ‘아내가 이 책을 왜 읽어보라 했을까’가 더 중요할 지도 모릅니다. 다행스럽게도 영국 3대 명문고교인 럭비스쿨과 경제명문 UCL 경제과를 졸업시킨 아줌마, 건훈이 엄마는 프롤로그에서 수월하게 답을 줍니다.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아이를 키우는 모든 엄마들과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늦된 아이, 남들보다 뒤처지는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에게 “하면 된다.”고 “오히려 나중엔 더 잘할 수 있다.”고 용기와 격려를 주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아무리 늦된 아이라도 방향만 잘 잡고 노력하면 얼마든지 학교와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5~6쪽) 

 


 

 

  이제 아내의 마음을 읽어내기 위한 본격 해부입니다.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빼고 총 5장으로 구성되었네요. 

   제1장 엄마부터 달라져야 한다.

  아빠를 처음부터 야단칠 것 같진 않죠? 엄마가 꿈을 꿔야 하고, 말보다 엄마의 생활로 보여줘야 하고, 공부보다 건강부터 챙겨야하고, 엄마들 모임을 줄여야 한답니다. 헉, 그런데 아빠가 최소한 해줘야 할 것들이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첫 번째, 밤늦게 퇴근해서 아무리 피곤해도 아이에게 책을 읽어줘야 합니다. 두 번째,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세 번째가 아이 교육을 아내에게만 맡겨놓지 말고 함께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합니다. 빨간 줄 그어 놓습니다.    

  제2장 아이에게 꿈을 심어주는 것이 성공교육이다.

  ‘중학교에 가면 잘할 거야’, ‘넌 유학을 가게 될 거야’라는 긍정적 자기 암시를 주어야 한답니다. 결과보다 발전하는 과정을 진심으로 칭찬해야 합니다. 여러 번 잔소리 대신 한 번에 짧게 꾸짖어야 하며, 아이 스스로 꿈을 꾸게 해주어야 합니다. 꿈에 친근한 인물로 역할모델을 제시하고 아이와 지속적인 대화를 해야 합니다. 

   제3장 국제적 엘리트로서 소양을 갖추게 하는 법

  가족 모두 봉사활동에 참여토록 힘쓰고,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아이 혼자 해외여행을 보내는 엄마가 아들 건훈이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튼튼하게 자라 국제적 엘리트로서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승부근성을 가지길,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길, 세상을 보는 안목을 가지길, 나와 다름을 포용할 수 있기를, 자신을 잘 표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를, 강자의 최고 미덕이 겸손임을 아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답니다. 

   제4장 공부는 이 세 가지면 끝 ! 독서교육, 영어교육, 경제교육 노하우

  프롤로그에서 밝혔듯이 ‘아무리 늦된 아이라도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 적혀 있겠죠. 초등학교 때 꼴등을 다투던 건훈이가 중학교에서는 1, 2등을 다툴 수 있었던 방법, 그래서 영국의 명문 고등학교로 유학갈 수 있던 방법을 듣습니다. 

독서교육 : 시험 잘 치는 공부대신 즐거운 독서가 가장 먼저입니다. 독서는 학습능력도 길러주고, 대화의 고리를 만들어주며, 진로를 이끌어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려면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만들어야 할 텐데, 그 방법으로 어릴 때 많이 읽어 줄 것, ‘독서=재미’라는 것을 인정해 줄 것, 심심할 틈을 줄 것, 아이의 관심분야를 살려줄 것, TV에 나오는 만화영화를 다룬 만화책 등 친숙한 매체를 활용할 것, 엄마가 같은 책을 함께 읽을 것, 아이에게 책 선택의 기회를 줄 것, 질문이나 독후감, 그림 등의 독후 활동으로 부담을 주지 말 것을 주문합니다. 

 영어교육 : 세계를 꿈꾸는 아이에게, 글로벌 무대로 나서기 위한 기본도구로서 영어교육을 전적으로 학원에 맡겨놓기보다 직접 챙겨주었다는 점에 자부심을 대단합니다. 4학년 때 시작했던 게 아쉽다는 건훈이 엄마는 최대한 일찍, 그러나 일단 시작하라고 주문합니다. 영어 만화영화로 흥미 붙이기에 성공적하고, EBS 영어교육방송을 들려 주어 적은 돈으로 기초를 다진 후, 원어민 선생님과 회화공부를 시키고, 해외여행을 통해 자신감과 동기를 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경제교육 : 국제적인 투자가라는 꿈을 가진 아이에게, 비록 경제학자나 경영인이 아닌 평범한 엄마였지만, 가장 비중 있는 경제선생님이었다 자부합니다. 먼저 생활 속에서 경제 이야기를 늘 하면서 백만장자 마인드를 심어주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한 푼의 돈도 소중하게 여기도록 가르치고, 조금 부족했던 게 오히려 부족한 것을 채워나가는 과정으로 더 많이 배우게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도록 가르치고, 최고의 자산은 사람이라는 것을 일깨웠으며, 돈을 가치 있게 쓰는 법을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제5장 유학,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하나의 대안

  마지막으로 아이 스스로 원했던 유학을 위해 일찍부터 치밀하게 준비했다는데요. 아이와 함께 했던 경제공부를 토대로 주식부터 시작하고 부동산 투자까지 열심히 연구해서 꿈을 꿀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남들이 하는 대로 공부하고, 남들이 좋다는 일류대학 들어가고, 또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 직원이 되는 것만을 성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건훈이 엄마는, 남들이 정해놓은 길이 아닌데서 자신의 꿈을 발견하고 이뤄나가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요즘에는 교육과정도 많이 다양해서 유학이나, 홈스쿨링, 대안학교, 직업학교를 가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꿈을 꾸는 것이고,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유학도 새로운 가능성을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책을 덮고 곰곰이 생각합니다. 중요한 일이 남았죠. 아내가 책을 권한 이유...  

   □ 유학을 보내기 위해 지금부터 계획을 세우고 노력하자?

  가끔 우리 아이들이 보다 넓은 세상에서 보다 많은 걸 보고 느끼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 사실, 언제까지나 같이 살고 싶다는 말을 더 자주하는 - 아내가 이야기하곤 했지만, 그렇다고 유학을 진지하게 의논해 보자 한 적은 없으므로 통과 ! 

   □ 세계적인 투자가 같은 국제적인 엘리트로 키우자?

  흠... 아이들이 누굴 닮은 건지 아직도 엄마와 만 원짜리를 천 원짜리와 쉽게 바꾸고 있으니 투자가가 적성은 아닌 듯하고, 엘리트를 하겠다면 밀어줄 용의는 충분하지만, 아내나 나나 되 본 적이 없는지라 서로 의논해본 바 없으므로 통과 ! 

   □ 엄마부터 달라져야 한다?

  소파에 나름 고뇌하며 누워서 교육학적 책을 읽으며, 공부시키고 있는 아내에게 괜히 과잉보호가 아니냐는 진심어린 충고를 하다 매서운 눈초리를 받기도 했고, 무엇보다 나에게 이 책을 권했으니 이것도 분명 통과 ! 

  그럼, 남은 건... 책을 읽어줘야 한다,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아빠와 엄마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가 되나요? 그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 아이에게 꿈을 심어주는 것이 성공교육이다 ’라는 게 마음속에 남습니다.

  세상을 쏘아보는 작가들의 날카로운 시선은 부러워하면서도, 아이들이 바라보는 세상엔 관심을 보이지 않는 남편이 서운했을까요? 아내가 아이들에게 다정히 들려주는 행복한 세상 이야기가 있듯이, 저도 아이들과 행복한 세상을 같이 꿈꾸고, 더 올바른 세상을 꿈꿀 수 있도록 이야기 해줄 수도 있었을 텐데... 아내가 아이들에게 즐겁고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 주고자 노력할 때, 저는 아이들과 세상을 이야기하고 꿈을 물어봐 주었어야 하는건데... 

  따뜻한 세상을 사랑하는 당신 ! 

  아이들과 함께 책 읽는 시간 만들어 볼게요. 아이들을 항상 어리다고만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도 하고, 아이들과 함께 꿈을 꾸고 가꾸어 갈 계획도 가져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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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그 뿌리와 동양학적 사유
강상규 지음 / 어문학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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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그 뿌리와 동양학적 사유」라는 책은 천자문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뒤표지에 적힌 소개글을 읽습니다. 

이 책은 글자 하나하나의 뜻을 1,900년 전 자전인 <설문해자>, 그 외의 중국 고대 자전(字典)들을 토대로 풀이하여 본래의 뜻을 알게 하였다. 또한 각 구절마다 섬세한 해설과 인용문을 들어 각 구절의 출처를 명확히 한 국내 최초의 천자문 완벽 해설서이다.

  본래 천자문(千字文)은 모두 다른 한자 1000자로 이루어진 한 편의 시죠. 한 구가 네 글자라는 1구 4자의 사언 고시 250구절 한자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천자문을 정말 8자, 그러니까 두 구절씩 소제목을 달고 각 구절의 뜻을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그 다음 <설문해자>, <소이아>, <석명> 같은 중국의 옛 사전으로 글자 하나하나의 뜻을 풀이합니다. 마지막은 소제목에 대한 한 장 정도의 글쓴이 글이 따르는데, 논어, 회남자, 서경, 주역, 맹자, 춘추좌씨전, 장자와 사기, 한서, 구당서, 진서 또한 성호사설, 목은집,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 수많은 책의 내용이 함께 소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릴 적 그림이 담겨 있던 「만화 석봉천자문」을 생각하며, 아이와 함께 읽어보려 했던 제게는 다소 당황스럽습니다. 400쪽이 넘어가는 양이 그러하고, ‘ 한적漢籍만 7천 내지 8천권을 지닌 지금도 언뜻언뜻 비치는 글의 편린片鱗을 더듬다 보면 서로 잇대는 뜻을 끄집어내는 데 놀라기도 하는(416쪽) ’ 글쓴이의 해설이 그러합니다. 

  몬, 고갱이, 게염, 애잡짤하다, 얼개, 아퀴짓, 대모하다, 그루박다, 가리사니, 언걸하다, 고샅길, 퍼들껑, 극터듬다, 다직하다, 머드러기, 동티, 자발없이, 첫마루, 옹골차다, 졸들다, 오롯이, ... 등 틈틈이 뜻풀이와 함께 등장하는 순우리말에 부끄럽기도 했지만, 오히려 중국글자말과 일본글이 쓰인 글을 야단치시기로 유명했던 돌아가신 「우리글 바로쓰기」에 이오덕 선생님이 그립기도 했답니다. 드물긴 했지만 워낙 오래 써서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중국글자말은 따로 우리말이 있더라도 경우에 따라 쓰기도 한다고 하셨잖아요. 

  ‘ 배움은 곧 수양의 과정이며, 잃어버린 마음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이다. 배움은 곧 남에게 보이기 위함보다는 자신의 수양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공자孔子도 역설하였다(4쪽) ’라는 글을 읽습니다. 정말 배움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랑이 아니라 자신의 이해와 실천이 중요하겠지요. 책을 덮으며 글쓴이의 방대한 훈고학적 지식에 더 열심히 읽고 배워야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하지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처지에서 좀 더 쉬운 이야기, 지금에 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로 천자문을 친근하게 떠올릴 수 있는 책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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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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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1학년 토토는 말썽꾸러기 여자 아이랍니다. 선생님 말씀에 따르자면, 수업 중에 책상 뚜껑을 큰소리로 백 번도 열었다 닫았다 하거든요. 또 수업 중에 혼자 창가로 가서 길거리 광고 아저씨를 불러 노래를 부탁하죠. 미술 시간엔 국기를 그리면 도화지를 넘어 책상까지도 색칠한답니다.  

  귀여운 표지 그림을 가진 책, 「창가의 토토」는 글쓴이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어린 시절 실제 이야기라고 합니다. 테츠코의 어린이용 이름이 바로 ‘토토’라네요. 그러니까 자기 이야기를 쓴 건데 어떤 기억들이 쓰여 있을까요? 아무튼 토토 엄마는 선생님께 불려가 억지로 전학을 부탁받습니다. 

  책의 대부분은 토토가 그렇게 다니게 된 ‘도모에 학원’의 이야기랍니다. 진짜 작은 나무 두 그루로 된 교문, 진짜 전철 여섯 량으로 된 교실이 있는 곳이에요. 흠... 뒷이야기가 짐작 가시나요? 그래요. 자기 이야기니 만큼 좋은 기억들이 등장할 법 하죠? 

  개구쟁이 말썽꾸러기였던 토토는 새로운 학교를 다니면서 행복한 일들을 겪으면서 정말 착한 아이로 인정받으며 밝고 천진한 성격을 예쁘게 가꾸어 간답니다. 

  교복은 그냥 가장 허름한 옷, 산과 들과 바다에서 나는 것으로 같이 먹는 점심, 자기 마음대로 순서를 정할 수 있는 수업, 오후 내내 마음껏 자유로운 놀이와 산책, 50명 전교생이 알몸으로 하는 수영, 장애를 가진 아이가 1등할 수 있는 운동회, 바다 안 온천으로 떠나는 2박3일 여행 ...  

  책 속엔 무려 네 시간이나 수다쟁이 토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줄 수 있고, 조그만 아이의 선한 성품을 한없이 믿으며,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그제서야 감춰진 배려로 아이들을 보살피는 선생님이 등장해요. 맨 처음 ‘이 책을 하늘나라에 계신 고바야시 소사쿠 선생님께 바칩니다’에 쓰여 진 교장선생님이죠. 아이들 매달림 때문에 항상 약간 구겨지긴 하지만, 양복 옷차림에다 윗도리 호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은 교장선생님이 설립한 ‘도모에 학원’은 토토의 그 전 학교와 무척 달랐답니다.




   글쓴이는 가벼울 수도 있지만, 잔잔히 자기가 겪은 일들에서 진정한 교육의 모습과 목적을 보여주며 현재를 생각하게 합니다. 글쓴이가 그 시절 교장선생님 나이가 되어서야 ‘이런 것까지 염두에 두고 계셨구나’라는 걸 새삼 깨닫고, 그때마다 놀라고 감동하여 감사하게 여길 따름인 ‘도모에 학원’의 교육은 현재 우리의 교육자들에게 따끔한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 그것만으론 충분치 못한 것 같네요. 그저 지금의 우리 교육제도와 지금의 우리 교육자들을 글쓴이와 함께 안타까워만 하기엔 뭔가 빠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물론 아이들이 처한 교육적 환경의 척박함을 안타까워하는 부모도 적지 않다. 그러나 그런 부모들 역시 이 거대한 시대적 흐름을 거역할 용기나 대안은 갖고 있지 않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뭔가 답답함을 느끼지만, 그리고 뭔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 귀여운 이야기 <창가의 토토>의 엄마처럼 아이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랬군요. 정말 스스로 ‘이건 아니야’라고 했던 게 옮긴이의 말처럼 아이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오히려 시대적 흐름에 순응하기를 바라고 있는 제가 빠졌던 겁니다. 요즘 누구나 할 것없이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교육제도를 탓하고, 바꿔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넌 무조건 살아남아야 해, 넌 모든 걸 어떻게든 극복해야 해’라고 조그만 아이에게 무거운 짐을 떠넘기고 궁지로 몰고 있는 것은 저도 예외가 아니였습니다. 

 

한 중학교 졸업식장에서 선생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하여, 경찰관이 학교에 진입했다는 뉴스를 들은 어느 날

黑柳徹子  

 
1981년 쓰여 졌다는 「창가의 토토」에서 제일 끝. 작가 후기 중에서도 제일 마지막 글귀는 오늘날에도 비단 딴 나라 얘기만은 아니어서 더욱 마음 무겁습니다. 졸업식에서 아이들끼리 모여 알몸으로 단체기합을 주는 곳도 있었다죠? 사실 착했을 것이 분명한 그 아이들을 잘못 이끈 것이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교육과 교육들만의 책임일까요? 

 

  책 속에 많이 등장하진 않지만 언제나 진정으로 토토를 믿고, 토토를 따뜻하게 안아주던 토토의 다정한 엄마와 아빠를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내일은 학교와 학원 숙제에 지친 아이의 등을 토닥여 주고, 하루 동안의 일을 진지하게 물어봐주고, 다정하게 웃으며 꼭 한 번 안아줘 볼까 합니다. 그동안 야단치기 바빴던 아빠를 오늘 이상하다고 하진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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