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 그 뿌리와 동양학적 사유
강상규 지음 / 어문학사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천자문, 그 뿌리와 동양학적 사유」라는 책은 천자문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뒤표지에 적힌 소개글을 읽습니다. 

이 책은 글자 하나하나의 뜻을 1,900년 전 자전인 <설문해자>, 그 외의 중국 고대 자전(字典)들을 토대로 풀이하여 본래의 뜻을 알게 하였다. 또한 각 구절마다 섬세한 해설과 인용문을 들어 각 구절의 출처를 명확히 한 국내 최초의 천자문 완벽 해설서이다.

  본래 천자문(千字文)은 모두 다른 한자 1000자로 이루어진 한 편의 시죠. 한 구가 네 글자라는 1구 4자의 사언 고시 250구절 한자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천자문을 정말 8자, 그러니까 두 구절씩 소제목을 달고 각 구절의 뜻을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그 다음 <설문해자>, <소이아>, <석명> 같은 중국의 옛 사전으로 글자 하나하나의 뜻을 풀이합니다. 마지막은 소제목에 대한 한 장 정도의 글쓴이 글이 따르는데, 논어, 회남자, 서경, 주역, 맹자, 춘추좌씨전, 장자와 사기, 한서, 구당서, 진서 또한 성호사설, 목은집,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 수많은 책의 내용이 함께 소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릴 적 그림이 담겨 있던 「만화 석봉천자문」을 생각하며, 아이와 함께 읽어보려 했던 제게는 다소 당황스럽습니다. 400쪽이 넘어가는 양이 그러하고, ‘ 한적漢籍만 7천 내지 8천권을 지닌 지금도 언뜻언뜻 비치는 글의 편린片鱗을 더듬다 보면 서로 잇대는 뜻을 끄집어내는 데 놀라기도 하는(416쪽) ’ 글쓴이의 해설이 그러합니다. 

  몬, 고갱이, 게염, 애잡짤하다, 얼개, 아퀴짓, 대모하다, 그루박다, 가리사니, 언걸하다, 고샅길, 퍼들껑, 극터듬다, 다직하다, 머드러기, 동티, 자발없이, 첫마루, 옹골차다, 졸들다, 오롯이, ... 등 틈틈이 뜻풀이와 함께 등장하는 순우리말에 부끄럽기도 했지만, 오히려 중국글자말과 일본글이 쓰인 글을 야단치시기로 유명했던 돌아가신 「우리글 바로쓰기」에 이오덕 선생님이 그립기도 했답니다. 드물긴 했지만 워낙 오래 써서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중국글자말은 따로 우리말이 있더라도 경우에 따라 쓰기도 한다고 하셨잖아요. 

  ‘ 배움은 곧 수양의 과정이며, 잃어버린 마음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이다. 배움은 곧 남에게 보이기 위함보다는 자신의 수양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공자孔子도 역설하였다(4쪽) ’라는 글을 읽습니다. 정말 배움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랑이 아니라 자신의 이해와 실천이 중요하겠지요. 책을 덮으며 글쓴이의 방대한 훈고학적 지식에 더 열심히 읽고 배워야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하지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처지에서 좀 더 쉬운 이야기, 지금에 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로 천자문을 친근하게 떠올릴 수 있는 책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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