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퐁 (2disc)
소리 후미히코 감독, 아라타 외 출연 / 와이드미디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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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모토 타이요 원작의 영화다.
누나에게 만화를 빌려 본 지는 꽤 됐지만
당연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패배와 기쁨이라는 묘한 정서의 배합만이 기억날 뿐이다.

그리고 영화는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영화는 비장의 무기를 갖고 있으니, 그것은 바로 '배우'다.
<고>에서 인상적이고 새로운 반항아 역할을 보여 준 배우와
'아라타'라는 배우.
전자야 너무도 놀랍고도 이해가 되지만
후자는 생소하다.
하지만 프로필을 보니
'아무도 모른다'의 고레하다 히로카즈의
<원더풀 라이프>에 나오는 배우다.
아차!

역시나 일본 특유의 캐릭터 무비의 성격이 짙다.
만화를 다시 봐야겠지만
영화는 어쨌든 독특한 캐릭터로 승부하면서
인생의 '비의'에 대해
현실적으로 횡설수설한다.
(좋다는 이야기다.)

특히나 탁구장의 할머니
그리고 감독!
그리고 <천하장사 마돈나>에 나오는 류덕환 친구에 버금가는 친구 캐릭터!

주제에 대해서야 솔직히
고민하면 되는 문제라 특히 할 말이 없다!

인생?
어차피 고민해야 될 문제 아닌가!

다만
벌써 고민을 접었거나
아직도 고민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좀 죄송하게도
이 영화를 보지 말거나
보고 다시 미쳐 버리거나

권유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얼른 원작자의 또다른 만화인 <철콘 근크리트>나 봐야겠다.
그리고 탁구도 함 치러 가야지, 맘 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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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기 일반판 세트 (2disc) - 월광보합 + 선리기연
유진위 감독, 주인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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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에게는 주성치의 이노무 2부작을 드디어 제대로 보게 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너무 감격하였기에 더 이상 많은 말과 이미지가 필요없다.
특히나 이상스레 왕가위의 <아비정전> <동사서독>을 패러디하는 정성(그것은 왠지 <동성서취>라는 영화로 <동사서독>과 요상한 쌍을 이룬 유진위 감독의 몫이 아닌가 싶은데... 생각해 보면 참으로 웃긴 것이 당시에는 k 모 잡지의 영향으로 그것이 마치 요상한 적대관계처럼 해석되기도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다른 동전의 앞면 뒷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특히나 <온리 유>의 패러디 영상은 20세기 최고의 뮤직비디오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참으로 할 말이 많은 영화이기에,
한번에 다 말하기는 뭣하다.
너무나 다양한 패러디가 존재하고
너무나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이 영화를
한번에 해석한다는 것은 솔직히 시건방이다!

그리고 사실 아직도 두 편의 기기묘묘한 상관관계를 제대로 해석하지는 못하고 있다.
어쩌면 그것이 진실일지도.
그러나 무엇보다 이 영화를 제대로 한몫에 봤다는 것!
그것이 가장 기쁘고
감상의 제일평일 수밖에 없다.

도대체 주성치의 끝은 어디일까?
혹은 오맹달은?
아니면 유진위 감독은?
ㅋㅋㅋ

(솔직히 이 영화의 인과관계를 따지느라 고생하는 건 영화의 잔(진짜)재미를 찾는 데 방해가 되는(혹은 의도한) 그런 짓거리가 아닐까?)

늦게나마 제대로 일순 봤지만 음...
최고라고 손가락을 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누가 감히 그토록 지겹고 우습고 안 웃기는 반복 시퀀스(뽀로로 시퀀스 말이다)를 제대로 시도할 수 있을까?

결국 바라는 건 <식신>의 귀환뿐이다.
그 숱한 블록버스터 패러디 시리즈의 제대로 부활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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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의 짧은 동거 - 장모씨 이야기
장경섭 지음 / 길찾기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벌써 10년도 넘은 듯하다.
한참 놈팽이처럼 시를 써 대며
세상의 온갖 고민을 다 안고 살았던 적이 있다.
단골 소재는 지저분한 질병과 동물, 곤충 등이었다.
그리고, 외국으로 떠나는 후배, 졸업하는 동기를 위해
한 권씩 복사집을 통해 시집을 만든 적이 있다.
(그래서 내게는 없다.)
그래도 나름 판형이나, 본문 레이아웃 등을 고민해서
아래 한글로 조판을 했다.
그리고 그 중 한 표지는 아주 숭악한 놈인데
건너 건너 친하게 지내던 친구에게 부탁을 했다.
우찌하여 집에 감금돼 있던 친구였는데
바퀴벌레 수백 마리가 흰 표지를 가득 메우고 있는 그림이었다.
좋았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난 그때 그 표지를 떠올렸다.
하지만 지은이 장모씨는 나와 달랐다.
모티브는 분명 황당하지만
디테일과 이야기 구성은 짜임새 있으며
그림 역시 탄탄하다.
단순히 우화의 형식을 넘어
'인간'이란 누구인지 그렇다면 '그'는 누구인지를 고민하게 하며
'인간'과 '그'를 규정짓고, 차별하고 있는
이 세상의 복잡한 시선들을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또한 뒤에 실린 단편은
문 속의 문 속의 문....이 되어
본편의 주제 의식을 더욱 풍성하게 해 주고 있다.

장경섭을 만난 건 행운이다.
변신이기도 하고 판타지이기도 하고, 고독과 실존에 대한 지독한 리얼리즘이다.

다음 작품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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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청소년 소설의 전형처럼 이야기되고 있는 소설.
나름 이 업계에서 일한답시고 깝치고 있는 이로서
아주아주 늦게 이 책을 잡았다.

지난 달 큰아버지 상을 치르러 광주로 내려가면서
무슨 책을 읽을까 고심고심하다가 집어들었다.

아동 성폭력 문제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너무 우울하거나 역으로 폭력적이 되기보다는
청소년 시기에 가질 법한 마음, 생활, 성장통 가운데
이 소재에 대한 물음을 잘 던지고 있다.
역시 청소년소설의 전범이라 불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두 유진이 번갈아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끌고 가는 형식은
기계적이지 않고, 시간대도 약간씩 차이를 둠으로써 미묘하게 재미를 주는
세련된 전개 방식까지 갖추고 있다.

하지만 무언가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 생각은 윤대녕의 <제비를 기르다>를 읽으면서 밝혀졌다.
상을 치르면서 일찌감치 <유진과 유진>을 보고나서
병원 편의점에서 후다닥 고른 책이 <제비를 기르다>였다.
한동안 가까이하지 않았던 윤대녕.
그의 글을 읽다 보니
이금이의 안타까움이 무엇인지 명확해졌다.
이금이는 문학성에 대해 과도하게 의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지나치게 꾸밈이, 비유가 많은 문장들은
일견 멋있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과연 아이들이 할 법한 말인가
의심이 들게 했다.
(물론 문학이 꼭 있는 그대로만 보여 주라는 법은 없다.)
또 오히려 핵심으로 들어가는 순간 방해를 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2007년 현재 청소년문학 진영에서
아이들을 껴안고 있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이금이만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고민을 깊게 이야기하고 있는 작가는 별로 없다.
최근작들까지 꼭 챙겨 보고
다시 이야기해 보고 싶은 작가다.

<유진과 유진> 필독서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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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이성형 지음 / 까치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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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타고 아바나로 떠날 때>의 저자 이성형 선생이 쓴 인문교양서다.
사실 일 때문에 읽기 시작했는데, 흥미진진 감탄 또 감탄하며 읽었다.
무엇보다 극악무도 서양주의에 대한 분기탱천의 마음이 지배적이었다.

글쎄, 비서양인으로서 그들과 우리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생각은 많이 갖고 있었지만
라틴 아메리카에 대해서는 무지하였던 관계로 그저
차베스와 체 게바라, 브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대륙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내가 부끄러웠다.
어쩌면 나는 동양인으로서 오리엔탈리즘 컴플렉스에 빠져
또 다른 차별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지난 번 책 작업을 하면서 알게 된 '리고베르타 멘추'를 통해
어느 정도 라틴 아메리카의 오랜 역사에 대해 조금이나마 다가섰는데
이번 기회에 정말 많이 배웠다.

그 어떤 나라들보다 미국(왜 우리는 이 나라를 '아메리카'라 불렀을까? 무섭다!)의 곁에서
경제적, 문화적 수탈의 역사를 지나온 라틴 아메리카의 많은 국가들
<브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보면서 그저 여행 가고 싶은 곳 일순위
정도로만 생각해 온 나, 다시 또 부끄럽다.
일단 여행은 한참 뒤로 미루련다.

슬슬 이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공부해야겠다.
누군가 그러던데... 멕시코 대학이 세계 몇 위 안에 드는 엄청난 곳이라고.
<콜럼버스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가운데 '탈식민주의적 글쓰기' 부분이 있는데
그저 서양의 틀로, 서양을 극복하려고 한 우리의 모습이 많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은/커피/설탕/옥수수/감자로 이어지는 후반부의 세계경제사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다.
단순히 미시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요 무역물품을 중심에 두고, 수탈과 개발의 역사, 문화사적 의의, 세계무역의 흐름을 짚어 내는 힘은 놀랍다.
(다만 서양중심주의를 교정하던 전반부와 단절되는 흐름, 경제사쪽에 치중하는 느낌 정도가 좀 걸렸다. 물론 아주 미약한 정도다.)

역시 21세기의 화두는 '타자성'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넓어짐' '용서하지 않는 여유'가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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