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청소년 소설의 전형처럼 이야기되고 있는 소설.
나름 이 업계에서 일한답시고 깝치고 있는 이로서
아주아주 늦게 이 책을 잡았다.

지난 달 큰아버지 상을 치르러 광주로 내려가면서
무슨 책을 읽을까 고심고심하다가 집어들었다.

아동 성폭력 문제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너무 우울하거나 역으로 폭력적이 되기보다는
청소년 시기에 가질 법한 마음, 생활, 성장통 가운데
이 소재에 대한 물음을 잘 던지고 있다.
역시 청소년소설의 전범이라 불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두 유진이 번갈아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끌고 가는 형식은
기계적이지 않고, 시간대도 약간씩 차이를 둠으로써 미묘하게 재미를 주는
세련된 전개 방식까지 갖추고 있다.

하지만 무언가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 생각은 윤대녕의 <제비를 기르다>를 읽으면서 밝혀졌다.
상을 치르면서 일찌감치 <유진과 유진>을 보고나서
병원 편의점에서 후다닥 고른 책이 <제비를 기르다>였다.
한동안 가까이하지 않았던 윤대녕.
그의 글을 읽다 보니
이금이의 안타까움이 무엇인지 명확해졌다.
이금이는 문학성에 대해 과도하게 의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지나치게 꾸밈이, 비유가 많은 문장들은
일견 멋있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과연 아이들이 할 법한 말인가
의심이 들게 했다.
(물론 문학이 꼭 있는 그대로만 보여 주라는 법은 없다.)
또 오히려 핵심으로 들어가는 순간 방해를 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2007년 현재 청소년문학 진영에서
아이들을 껴안고 있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현실에서
이금이만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고민을 깊게 이야기하고 있는 작가는 별로 없다.
최근작들까지 꼭 챙겨 보고
다시 이야기해 보고 싶은 작가다.

<유진과 유진> 필독서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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