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商道 - 전5권 세트 ㅣ 상도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TV 드라마로 나와서 더 주목을 끌었던 작품인 최인호의 장편소설(총 5권)이다. 하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드라마로 인하여 이 책을 읽지 않으려 했다. 왜냐하면 드라마가 책의 내용과 달리 별로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경제학을 전공한 남편이 먼저 관심을 보여 이 책을 소장하게 된 나는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일개의 점원에서 동양 최고의 거상이 된 임상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에서 작가로 나오는 나는 거평 그룹 회장인 김기섭을 기리는 뜻의 기념관을 세우기 위해 일종의 청탁을 받게 된다. 자동차 아니 바퀴에 미친 ‘바퀴벌레’라는 별명을 가진 김기섭 회장이 평소 존경했다던 가포 임상옥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일을 맡은 나는 그로 인하여 임상옥의 생애에 대해 글을 쓰게 된다. 탄탄한 구성으로 인하여 현대와 과거가 맞물려 있는 이 작품은 다소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도 들어 독자로 하여금 긴장감을 갖게 한다.
가포는 일찍이 공자가 말하였던 대로 ‘상업이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의(義)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것에 충실하여 평생 동안 인의를 중시하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마침내 ‘재물은 평등하기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는 사실을 깨달아 재물보다는 사람을 우선하였다. 최인호, 상도 제 5권, 여백, pp.256-257
이러한 뜻을 지닌 임상옥이라는 조선의 거상을 통해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자신을 한번 뒤돌아 볼 수 있게 되는 계기를 얻게 된다. 이윤을 많이 남기기 위해 사람이 먹는 게에 납덩이를 넣어 무게를 늘리고 있는 기사 따위를 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실로 임상옥의 존재는 그리움의 대상이고 경각심을 일으켜 주는 대상이 아닐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