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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부성애를 그린 <가시고기>라는 소설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다. 이 작품은 모성애를 그린 작품으로 <가시고기>와는 차이가 있지만 독자를 흡입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공통점이 많이 있다. 이를 테면 주인공의 상황이 극에 달한 상태라는 것, 누구나 가지고 있는 약점을 건드려 눈물을 흘리게 한다는 점이 그러하다. 여기서 약점이라 하면 부모에 대한 못다한 은혜 갚기를 의미한다. 우리는 저마다 받는 사랑에만 익숙해 있어 사랑을 주는 것이 힘들다. 특히 부모님에 대한 사랑은 그렇다. 작가는 이러한 우리들의 약점을 건드려 공감대를 형성하고, 감동을 느끼게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강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 작품의 주인공 재우는 장남인 형과 이기적인 누나 사이에 끼어 이리저리 치이면서 자란다. 그의 어머니는 30대 초반에 과부가 되어 홀로 식모살이를 하면서 삼남매를 키운다. 그러나 어머니의 사랑은 장남인 형과 나에게 서로 다르게 표현된다. 장남인 형을 위해 재우는 대학에 가서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을 접어야 하는 강요를 당하게 된다. 그리고 고시공부를 하던 형을 위해 선박공으로 일해 형을 뒷바라지 해야함도 강요 당한다. 누나는 시집갈 밑천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자신이 번 돈을 한푼도 내놓지 않았다. 그러한 가족들 속에서 재우는 희생을 계속 강요당한다.
그런 중에서도 남몰래 공부를 해 대학에 합격하지만, 입학 어머니는 재우의 등록금을 끝내 대 주지 않는다. 그로 인해 재우는 철저하게 가족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며 외롭게 살아간다.가족들에게 버림을 받고 재우는 등대지기가 되어 8년을 살아간다. 그러다가 재우는 이민을 떠나는 형이 버리고 간 어머니는 떠맡게 된다. 그러던 중 등대가 무인등대로 바뀌면서 재우는 마지막으로 일을 하게 된다. 그 날밤 재우는 어머니와 단 둘이 등대를 지키게 되는데, 그 날 밤 폭풍으로 재우는 번개를 맡게 된다.
다 죽어 가는 재우를 살리기 위해 어머니는 자신의 속옷을 벗어 적셔서 재우의 입에 빗물을 넣어 준다. 그로 인해 재우는 힘들게 살아나지만 어머니는 죽게 된다.재우가 이 세상에 태어나 받은 최초의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아니 이제까지 모르고 있었던 어머니의 사랑을 이제야 느끼게 된 것이다. 작위감이 많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하지만 작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모성애는 누구나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