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과 머저리 한국 3대 문학상 수상소설집 2
이청준 외 지음 / 가람기획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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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서로 다른 아픔을 가지고 있는 형과 동생의 이야기로 동생이 형을 관찰해 가는 과정에 의해 소설이 진행되고 있다. 소설 속에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동생이 훔쳐 보고 있는 형의 소설이다. 형은 자신의 아픔과 고통의 근원인 6.25에 대한 체험을 다룬 소설을 쓰고 있는 중이다. 동생은 그 소설을 읽어가면서 이상하게도 자신의 그리고 있는 그림과 관련이 되는 느낌을 받는다. 형이 소설의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자신의 그림도 힘들어 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동생은 형에 대해 두 가지 의문을 가지고 있다. 형이 수술한 소녀가 죽게되는 의사에게는 언제라도 있을 수 있는 일로 인하여 의사를 그만 두고 소설을 쓰게 된 것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또 형이 동료를 죽였기 때문에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했는데, 그것은 어떻게 된 일일까?

결론을 쓰기를 미루고 있는 형의 소설을 보다 못해 동생이 김일병을 내(소설 속에서의 '나', 실제로는 형)가 죽이는 것으로 결론을 써 버린다. 그러나, 어느 날 동생은 형이 다시 써 놓은 결말을 보게 된다. 소설 속에서 나는 김일병을 죽인 비정한 오관모를 죽인다. 그리고 형은 내일부터는 다시 일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결말을 쓴 날, 낮에 나의 화실로 찾아와 나의 그림을 찢어 버리며 화를 낸다. 네가 이 모양이니까 여자를 놓치는 것이라면서……. 사실 그 날은 동생의 여자 친구가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는 날이었다. 그럼에도 무기력하게 대응하는 동생의 모습 또한 이 시대의 아픔 자의 모습인 것이다. 형과 달리 아픔의 원인도 모른 채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한 인간의 모습이다. 그는 아마 더 오랫동안 그 아픔과 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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