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기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 최고의 베스트 셀러였던 것 같다. 이상하게도 나는 이런 부류의 소설이 싫다. 당시에는 눈물콧물 다 짜내면서 읽으면서도 싫어진다. 전에도 김정현의 <아버지>를 읽고 울고 불고 했지만 말이다. 그래서 아무리 남들이 읽어보라고 해도 올 한해동안 이 책이 베스트 셀러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애써 눈길을 돌렸다. 그런데, 토요일 밤 MBC TV에서 “가시고기”를 4부작으로 만들어 방영한 것이다. 안 볼까 하다가 보았는데, 나는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또 울었다. 그래서 ‘안 되겠다’라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단숨에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사랑손님과 어머니>라는 소설이 생각나게 한다. 6살 옥희가 어머니의 모습을 말해 주듯이, <가시고기>의 다움이도 자신의 목소리로 말을 한다. 백혈병에 걸린 다움이가 자신의 이야기와 아빠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또 그들을 보고 있는 작가도 그 삶에 대해 이야기해 간다. 다움이의 관점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미처 다움이의 시선으로 보지 못한 것을 작가가 말해준다. 독특한 구성으로 한층 더 그들의 삶에 가까이 갈 수 있게 한다.

‘가시고기’의 삶처럼 살다간 다움이 아빠와, 자신의 삶을 위해 자식과 남편을 버린 다움이 엄마 자식의 모습에서 자식의 의미를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된다. 요즘은 이상하게도 책을 읽으면 내 삶에서의 일들을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 자신의 생각들을 하나하나 펼쳐 보았다. 결혼하고 싶지만, 결혼으로 인해 나를 포기하게 되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 싫다고 말했었다. 그게 나다. 고작 책 하나를 읽고 나의 생각이 흔들린다니, 그것도 우습다.

하지만, 고작 책 하나라고 말할 수 없는 책도 있는 것 같다. 다움이 아빠가 자신의 각막을 팔아 가면서까지 자식을 살리고 죽어가는 모습. 그러나 자식을 버리고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다음이 엄마의 모습. 그 다름 삶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런 값진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이라는 생각 속에 행복과 감사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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