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의 <연인>이라는 동화(소설) 때문에 나는 '운주사'라는 곳이 무척이나 궁굼해졌다. 이것이 문학의 힘인가? 그동안 나는 절이나 역사에 관련되는 것은 관심도 없고, 책을 읽어도 몇 날 몇 일이 걸리곤 했는데....이번에는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1시간이 걸렸나 보다. '빛깔 있는 책들'이 좋은 이유는 선명한 칼라 사진이 질 좋은 종이에 곳곳에 삽입되어 있어 글을 읽으면서 마음으로 그리는 수고를 덜 수가 있다는 것이다. 마음으로 그린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도 많아서 나는 이 시리즈들을 앞으로 많이 찾아볼 계획이다.'운주사'라는 곳은 천불석탑으로 유명한 곳인데, 지금은 많이 소실되고 훼손되어 100여개의 불상과 30여개의 석탑만이 있단다. 풍수지리사상을 공부한 도선 스님이 배 모양으로 생긴 이곳의 지형을 보고, 운이 일본 쪽으로 흘러 간다고 여기어 그것을 막기 위하여 하루밤 사이에 천불석탑을 만들었다는 믿기 어려운 전설도 전해진다. 이 외에도 많은 설들과 주장이 있다.그러나, 이곳의 불상들은 다른 불상들과 달리 생김새가 천차만별이다. 정확히 말해서 못생긴 불상들이다. 그래서 미술학계에서는 이곳에 관심을 두지 않아 우리 미술교과서에는 이곳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그래서 이곳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미흡한 실정이다. 그래서 더욱 신비스러운 곳인 운주사, 다행히도 문학가들의 상상력에 의해 세상에 전해지고 있다. 황석영의 <장길산>, 이재운의 <토정비결>, 정호승의 <연인> 등이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