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과 산의 친구들 - 펼쳐 보는 생태 도감 3 펼쳐 보는 생태 도감 3
제러드 체셔 지음, 이한음 옮김, 피터 배러트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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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나와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 참 다르다는 걸 가끔(아니 자주) 느낀다. 물론 형제간 자매간에도 다르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사막이며 산맥이며... 영 내가 알지 못하는 분야라 그저 시큰둥했다. 활자는 작고, 그림은 많고...  게다가 얄팍하여 생태도감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 느낌도 있었다.

고백하자면, 나쁜 엄마인 나는 혹시라도 밤에 잠들기 전에 이 책 읽어달라 가져오면 큰일이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잠자리에서 너무 긴 책을 읽으면 안 된다는 엄포에 아이는 얇은 책만 골라오는데, 혹여 이 책이라도 걸리는 날에는...ㅜㅜ

그런데 여섯살 수영이에게는 미국의 자연환경이든 한국의 자연환경이든 똑같이 받아들인다. 그저 신기하고, 그저 재미있을 뿐이다.

그림을 펼쳐보면서, 나뭇가지에 찔린 채 죽어있는 얼룩꼬리도마뱀이 신기하고, 검은눈썹때까치 입에 물려있는 저 곤충은 왜 이름이 나와있지 않을까 궁금해한다.  사와로선인장에 둥지를 튼 해리스매는 가시에 찔리지 않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사와로선인장이 도대체 얼마나 크면 요정소쩍새는 그 속을 파고들어가 사는지 궁금해한다.

약용으로 쓰인다는 화산잎발삼이 어떤 약으로 쓰는지도 궁금하고, 두꼬리호랑나비는 정말 저렇게 큰지, 흑곰만큼 큰지도 궁금해한다. 그런 걸 엄마한테 물어보면 어쩌라구... 엄마도 다 처음 보는 것들인데...

우리나라의 생태도감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1, 2년 기획으로는 어렵겠지. 그러나 참 필요한 책이다. 아이세움에서 이런 책 한 번 내준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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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 보물찾기 세계 탐험 만화 역사상식 5
강경효 그림, 곰돌이 co. 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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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만화를 보여줄 때마다 늘 갈등하게 된다. 만화... 과연 사줘야 할 것인가 말아야 할 것인가.

우리 어릴 때야 그랬다. 만화를 통해서라도 일단 책과 친해지게 된다면 결국 글씨 많은 책을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만화책의 종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읽을 책을 찾다 보면 글씨 많은 책으로 올 수밖에 없다고.

그러나 요즘에야 어디 그런가. 평생, 늙어 죽을 때까지 만화책만 보더라도 다 보지 못하고 죽을 만큼 만화책은 많다. 일본만화들이 정식으로 번역되어서 들어오고 있고, 아이들 만화책도 학습을 적당히 가미한 코믹북들이 넘친다.

처음엔 그나마 그 정도의 학습 내용이라도 알아주면 좋을 것같아 사주었다. ㅜㅜ 아이들은 내용보다는 대사만 기억한다. 농담따먹기식의 대사... 싫다.

언젠가 우리 아이 이렇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글을 읽고 조금 소름이 끼친 적이 있었는데 나도 역시 내 아이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 무슨 일을 하든, 어떤 모습으로 자라든, 아이가 항상 스스로의 생각이 있었으면 좋겠고, 그 생각이 깊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면에서 만화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만화책을 샀다. 때로는 힘든 일을 마쳤을 때의 보상으로 사주기도 하고, 때로는 왕복 6시간의 기차여행을 할 때 기차 안에서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사주기도 한다.

이 책도 그랬다. 아이들은 매우 좋아한다. 신나게 책을 읽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마음이 늘 개운한 것은 아니다. 이왕 만화라면, 이책보다는 먼나라이웃나라 종류의 책을 읽었으면 좋겠는데... 그 책보다는 이 책을 훨씬 좋아하니 어떡하겠는가.

나도 읽어보니... 재미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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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안 할래 콩깍지 문고 2
안미란 지음, 박수지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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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섯 살이 된 딸아이는 요즘 미운 짓이 시작되었다. 뭐든지 자기 뜻대로 해야 하고, 못하게 하면 입을 쭉 내밀면서 떼를 쓰거나 눈물을 흘린다. 목놓아 우는 건 기본이고 상황에 따라 떼도 먹히지 않을 것 같으면 문을 쾅 닫고 들어가기도 한다. 남들은 네 살 때 시작한다는 미운짓, 이 녀석은 그냥 넘어가나 했더니... 엄마한테 그런 복이 있을 리가 있나.

엊그제도 그랬다. 사촌오빠와 윷놀이를 하다가 갑자기 대성통곡을 하는 秀. 이유는 앞서가던 秀의 말이 사촌오빠에게 잡혔기 때문이었다. 다들 秀의 성질을 알기 때문에 알아서 피하는데, 이 경우엔 도저히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 움직일 수 있는 말은 그것 하나였단다. 초등학교 1학년인 사촌오빠(이놈도 지네 집에선 막내인데)는 땀을 흘리면서 아이를 달래야 했고, 결국 잡지 않고 하는 윷놀이를 하기로 했다니 누가 이 아이의 막무가내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인가.

나 안 할래 이 책을 읽으면서 딱 우리 아이 생각이 났다. 막무가내인 秀와 심술궂어 보이는 사슴이 닮아 보였다. 이 책 아이에게 읽어줘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이야기가 내 기대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가위바위보에서 자기가 질 때마다 골을 내던 사슴은 알고 보니 주먹밖에 낼 수 없는 손의 구조를 갖고 있었던 것. 그러니 사슴은 골을 낼 수밖에 없었다.

秀의 심술을 꺾을 요량으로 이 책을 읽어주었던 엄마는, 결국 秀가 요즘 떼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뭐가 있을까 돌아보게 되었다.

다니던 어린이집을 그만 두고 스포츠센터로 바꾸는 바람에 무서운 물에 날마다 들어가야 하는 것, 가뜩이나 낯을 가리는 이 녀석이 친구들을 모두 새로 사귀어야 하는 것, 그렇게 스포츠센터에 다녀오면 언니 오빠 때문에 자신은 엄마의 안중에도 없는 것, 나이차이 많이 나는 언니 오빠와는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것, 모든 것이 다 언니가 쓰던 것 오빠가 읽던 것이어서 자기만의 것은 없는 것...

그래, 우리 秀, 심술이 나게도 되었다. 엄마도 막내였는데, 그래서 막내를 잘 이해한다고 생각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다. 막내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지, 얼마나 외로운지.

사슴을 위해 입으로 가위바위보를 했던 너구리와 다람쥐처럼 우리는 아이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어쨌든 우리집은 그 이후로 내내 가위바위보를 입으로 한다.

쪽-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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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발명의 천재 - 자연에서 배운 놀라운 발명 이야기
베르너 나흐티갈 지음, 전대호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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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언제부터인가 엄마가 권해준 책보다는 네가 스스로 고른 책들을 좋아하게 되었더구나. 그런 줄 알면서도 또 엄마는 책을 고르고 건넨다.

네 꿈은 과학자라고 했지? 과학자 중에서 어떤 과학자일까 언젠가 물었더니 넌 발명가 쪽이었다. 뭔가 사람들에게 편리한 도구들을 발명해보고 싶다고 했지. 정말 창의적인 생각들이 많이 필요한 분야일 것 같은데, 사실 엄마에게는 참 부족한 부분이란다. 엄만 창의적인 생각들을 많이 못하고 자랐어. 그래서 가끔 너나 네 동생들이 기발한 생각들을 할 때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지더라.

뭔가를 발명하려면 가장 중요한 게 관찰력이라고 엄마는 생각한다. 사물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거기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어낼 수 있을 거야. 이 책이 그런 책이더라. 자연을 유심히 관찰해서 우리 생활에 필요한 도구들을 만들어낸 거야.

예를 들어볼까?

꽃은 어떻게 벌에게 꽃가루를 묻혀줄까? 샐비어라는 꽃은 말이야, 우리가 쉽게 지렛대의 원리라고 말하는 방법으로 꽃가루를 묻혀 주더라. 꽃술의 길이를 서로 다르게 해 둔 거야. 벌이 꿀을 빨아먹기 위해서 주둥이를 내밀면, 아랫판이 자연스럽게 밀리면서 윗판, 그러니까 긴 꽃술이 아래로 내려오더라. 벌의 엉덩이에 자연스럽게 꽃가루를 묻히는 거야. 정말 대단하지 않니?

또 바퀴벌레 말이야. (우리 서울에 살 때, 처음 이사했던 집에 바퀴벌레가 얼마나 많이 있었는지 기억하니? 세상에 처음 이사하려고 가서 봤더니, 천장에까지 바퀴벌레가 붙어 있어서 엄마는 기절하는 줄 알았단다.)

바퀴벌레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곤충이라는 얘기 들어봤지? 수억 년 전부터 지금과 똑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었단다. 왜 더 이상 진화하지 않았을까? 그건 이미 완벽한 '전자공학' 시스템이 바퀴벌레의 몸 속에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는구나.

바퀴벌레의 무릎 부위에는 아주 민감한 진동 감지 센서가 달려있대. 그래서 몇 미터나 떨어진 곳에서도 문이 열리면 바로 감지가 된단다. 또 몸 뒷부분에는 아주 작은 소리에도 반응하여 흔들리는 미세한 털들이 있고 말이야. 바퀴벌레 퇴치가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이제 좀 알겠어.

언젠가 소금쟁이가 물 위를 걸어가는 걸 본 적이 있었지? 그 원리를 잘 이용해보면 혹시 물 위를 걷는 신발 같은 걸 발명할 수 있지 않을까?

또 이번 인도네시아 지진해일에서 동물들은 미리 다 대피했다는 기사를 본 적 있었지? 동물들에게만 있다는 여섯 번째의 감각, 어쩌면 원시인들에게는 있었는데 과학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잃어버린 걸지도 몰라. (호주의 원주민들에게는 이런 게 아직 남아 있다는 책을 읽은 적이 있어.) 이런 여섯 번째의 감각을 되찾게 해 주는 어떤 발명품 같은 것도 연구한다면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면 자연을 관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엄마가 보기엔 이 책에 단점이 있는데, 번역 말투가 좀 어렵더라. 엄마같으면 좀더 쉽게 바꿔썼을 것 같은데, 어린이들 책을 번역해보지 않으신 분이 번역했나 봐. 그렇지만 그건 네가 하기에 따라서는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좀 어려운 책을 읽다 보면 쉬운 책은 더 쉽게 읽히지 않겠니? 다행히 네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이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야.

너의 소감을 기다린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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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너구리 라스칼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1
스털링 노스 지음, 이민아 옮김, 존 쉰헤르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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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엄마가 되면서 꿈을 가졌어.

아이들과 함께 시골에서 살면서 칡 캐러 다니고, 함께 산책하다가 모르는 식물이 있으면 식물도감을 보고 찾아보고, 늘 너희와 함께 책 읽으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

그런데 엄마가 된 지 10년만에 엄마의 모습은, 그동안 엄마가 참 한심하게 생각했던 몇몇 엄마들 모습과 다를 바가 없구나. 너희는 뭐든지 학원에서 배우고, 엄마는 늘 너희들에게 이것 했니 저것 했니 다그치기만 하고. 어쩌다 데리고 나가는 것도 그냥 놀러 나가는 게 아니라 무슨무슨 체험학습을 한다고 보고서 쓰라하고 사진 찍게 여기 서라 저기 서라 하고... 어쩔 수 없다는 게 엄마의 변명이 될까? 만일 너희들이 뭔가 잘못을 하고 난 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한다면 엄마는 뭐라고 할까?

엄마가 잃어버렸던, 까맣게 잊어버렸던 꿈을 상기하게 된 건 이 책을 읽은 후야.

이 책의 주인공은 비록 엄마는 없지만, 그렇게 살더라. 야생의 새끼너구리와 함께 살아간 딱 1년 동안의 이야기인데, 엄마는 너구리에 관한 것보다도 내내 주인공 스털링이 사는 방법, 스털링의 아버지가 아들을 키우는 방법이 더 마음이 가더라.

거실 한가운데서 직접 카누를 만들고, 돈을 모아 카누를 만드는 데 필요한 것들을 사고, 아빠가 다른 곳에 볼일이 있을 때는 캠핑을 가서 하루종일 낚시를 하고... 

아직 네가 읽기는 좀 따분할까? 이미 4년 전에 해리포터를 읽은 네 독서력에 비교하면 충분할 것 같긴 하지만, 네가 요즘 너무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들만 좋아하는 것 같아서 과연 네가 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아들아,

이렇게 잔잔한 이야기가 읽고 나면 네 가슴에 남아 너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 언젠가는 잔잔하고 아름다운 이 이야기에서 감동을 받겠지? 컴퓨터에서 스타크래프트를 지웠다고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니라 라스칼과 스털링이 헤어지는 장면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을 되찾을 수 있겠지?

너에게 이 책을 권하려다가 생각하니, 엄마는 또 엄마 마음대로 너를 '키우려고' 하는 것 같아 반성한다. 그냥 책꽂이에 꽂아둘테니, 마음 내키면 읽으렴.

참, 이 책은 꼭 너만한 아이의 이야기더라. 이 책의 작가가 어렸을 때 직접 겪은 이야기래.

우리 다음주에 할머니댁에 가면 칡 캐러 한번 가볼래? 사실 엄마는 도시에서 자라서 칡을 구분할 줄도 모르지만 네 과학교과서에 나온 사진을 기억하면서, 식물도감 가지고 한번 가볼래?

아빠가 많이 그리워지는구나. 아빠가 계셨다면 널 데리고 동네 앞의 치마바위 근처에 가서 칡을 많이 캤을텐데...

오늘은 이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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