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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쿨 할아버지 잠깬 날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5
신혜원 그림, 위기철 글 / 사계절 / 199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수진이에게
수진아, 안녕? 방학 잘 보냈니?
나는 방학 동안에 '보들 이야기'를 읽었어. 이 이야기는 '쿨쿨 할아버지 잠 깬 날'이라는 동화책에 나온 이야기야.
옛날에는 뱀이 어떻게 생겼었는지 아니? 하얀 털이 있었고, 동그랗게 생겼대. 이름도 보들이었어. 다른 동물들이 다 부러워했지. 그런데 보들이는 성격이 좋지 않았어. 하루는 돼지가 놀러와서 친구가 되자고 했는데, 보들은 싫다고 했단다. 왜냐하면 돼지가 뚱뚱하다는 것 때문에....... 사슴, 하마, 다람쥐가 와도 놀려대고 웃었어.
하늘님은 보들을 꾸중하시면서 앞으로는 놀려댈 때마다 털 한 줌을 빠지게 하셨지만 보들은 자기 버릇을 고치지 못했지. 세상에 보들은 온몸에 털이 다 빠져버렸단다. 그제서야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지. 친구들이 놀아주면 다시 털이 한 줌씩 나게 해 주겠다고 하늘님이 말씀하셨지만, 이젠 친구들이 싫다고 했어. 친구들이 한 번 싫다고 할 때마다 몸이 조금씩 길어졌지. 그래서 지금의 뱀이 된 거야.
이 책을 읽으면서 난 네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팠어. 우리 반 아이들이 네가 말을 잘 못한다고 너를 놀릴 때마다 난 정말 싫더라. 어쩔 때는 내가 친구들에게 하지 말라고 하기도 했지만 그 애들이 내 말을 안 듣더라. 너를 놀릴 때마다 우리 반 아이들도 머리카락이 한 줌씩 빠지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 봤어. 그러면 우리 반 누구는 대머리가 될 거야. 그렇지? 하하.
수진아, 기운 내. 나도 영어를 잘 못하지만 열심히 연습하면 영어로 말할 수 있을 거라고 엄마가 그러셨어. 너도 말하는 연습을 열심히 하면 될 거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