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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그늘 1
박종휘 지음 / arte(아르테) / 2022년 12월
평점 :
박경리. 박완서의 뒤를 잇는 여성 작가!
『 태양의 그늘 1 』
박종휘 장편소설 / 아르테
역사는 결국 물의 흐름과 같이
정의로운 방향으로 흐르게 되어 있으며
그 흐름 속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가 숙제로 남는다.
우리의 의식이 어디로 흐르냐에 따라 기록의 역사 또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살아있음에 살아내는 것도 우리내 삶이겠지만 사회에 속한 우리가 저마다의 자리에서 맡겨진 바 역할을 해내고 나아가 정의로운 사회의 일원으로서 인식을 달리하면 지금보다는 나은 미래를 꿈 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박경리. 박완서의 뒤를 잇는 여성 작가로 이번에 전권 개정판으로 출시한 <태양의 그늘>은 파친코를 압도하는 막대한 스케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현실보다 더 생생한 고난의 역사와 고초를 겪었던 한민족의 아픔을 그려내며 끝없는 고행의 서사를 그려내면서...
세상살이를 벗어나고 싶었던 젊은시절의 작가는 전북 진안의 한적한 곳에서 은둔생활을 하면서 빛바랜 사진첩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저자가 머물렀던 그곳에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았던 할머니의 과거이야기... 그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이 마음을 다잡고 펜을 들게 되었다는 저자의 말에 울컥 울음이 솟았다. 과연 <태양의 그늘>이 전해주는 우리의 역사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려는지 만나보도록 한다.
법은 현실이고, 정의는 이상입니다.
오히려 정의를 앞세워 사회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는 집단도 있어서 한 말입니다.
김제의 부농가 윤태섭의 아내 정임과 막내딸 채봉은 전주에 터를 잡았다는 둘째아들 재명의 집을 향하고 있다. 구수한 메밀냄새에 한끼 해결하려 자리잡은 모녀는 가게에서 행패를 부리던 일당에게 한마디했고 어떤 노인의 도움을 받아 좀도둑의 보복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태섭의 막내딸 채봉과 남상백의 막내아들 평우는 백년가약을 맺는데...
동경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평우는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는 개인의 운명보다, 잘 살고 배우고 누린 자들이 나라의 앞날을 짊어져야 한다는 말에 자신의 의지를 드러낸다. 하지만 책임이라는 무거운 삶의 무게로 지금을 열심히 살아가던 평우... 그러던 어느날, 평우가 찍었던 '아름다운 여인'이 전국 아마추어 작가 사진전에서 대상을 받았고 신문에 실리면서 사진부 기자로 근무하게 된다.
당시는 미국의 원폭 공격이 있었던 1945년... 혼란의 시기로 그들에게 드리워진 그늘진 어둠... '아름다운 여인'인 평우의 사진이 조선인민보에 '죄 없는 이 모자를 누가 죽였는가'란 제목으로 실리면서 여순반란을 주도한 인물로 낙인찍혔다는 사실!! 애매한 혐의에 나라에 불만을 품어 공산당 간부로 은밀히 움직였다는 누명을 씌워 사형선고를 내리는데 과연...
<태양의 그늘 1>은 역사소설로 일제말기와 광복 그리고 한국전쟁 초기의 혼란한 정세를 그려내고 있다. 나름 그 지역의 유지로 없는 자들에게 베품을 실천하며 살았던 남상백 가문과 윤태섭 가문은 온갖 수난과 고초를 겪으며 전쟁으로 인한 상실을 겪는다.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역사의 한 장면이지만 각자의 삶을 이렇게나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다.
지금의 삶이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 백 년도 지나지 않은 우리의 아픈 역사가 쉽사리 지워지지 않게 오래도록 기억해야 한다는 것을... 평우는 죽지않았고 채봉은 견뎌냈다. 다음 두번째 이야기에선 조금의 희망을 맛 볼 수 있을지 무척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