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 북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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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소년애에 관한 숨겨진 문제작

『 소년 』

가와바타 야스나리 / 북다



세이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심장은 크게 요동쳤다.

한편으로 세이노가 호소하며 드러내 보인,

나를 향한 신뢰와 연모의 정에

나는 그만 그를 부둥켜안고 감사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설국」으로 196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년애'에 관한 화제의 문제작이 등장했다. 사랑의 부정을 완전한 사랑으로 승화한다 말했던 그는, 사랑이 아니었으나 결국에 사랑이었음을 증명하듯 이 책 <소년> 속에 섬세하게 그려낸다. 서정문학의 대표작가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는 소년에 대한 갈망은 과연...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면서 침울한 외로움을 느꼈던 저자가 쉰 살을 기념하며 '오랜 뜰'에 숨겨둔 이야기들을 꺼내어 든다. 타인과의 만남을 갈망했고 기숙사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관계할 수 있음에 얼마나 큰 위로를 느꼈을까... 생각해보면 낮은 벽 사이에 닿지않는 사랑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침상으로 들어가 세이노의 따뜻한 팔을 잡고,

가슴을 끌어안고, 목덜미를 껴안았다.

세이노도 잠결에 내 목을 끌어안고

자기 얼굴 위에 내 얼굴을 포갰다.

내 뺨이 세이노의 뺨에 겹치고,

나의 마른 입술이 세이노의 이마와 눈꺼풀로 떨어졌다.


일본소설 <소년>은 해설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느 고독한 소년의 발자국'이라는 함축적의미를 담고 있었다. 살아생전에 꺼내는 전집으로 오래된 원고에 추억을 그리며 서술해 나간다. 열다섯 살에 고아가 된 고독한 소년이 중학시절 기숙사생활을 하며 관계를 맺었던 미소년 세이노에게 느꼈던 감정들...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모르는 척 한건지, 드러낸 심오한 감정을 거부하지 않았던 일들... 동성애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동성애와도 같았던 섬세한 행위의 문체들이 적지않은 떨림을 주기도하는데... 인간의 부재와 공허한 마음의 안식처가 누군가에 대한 갈망이라면 그것이 이성이든 동성이든 큰 문제가 있을까...? 결국 그에게 남은건 정적에 마음을 묻고 끄적이는 것 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인간의 삶은 역사이다.

사람들의 생의 흐름을 역사로 본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을 느끼며 그의 인생을 옅보고 싶은 독자에게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년>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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