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알고 있는걸요. 나에게 꽃이 피기 전에도,그 꽃이 피어난 뒤에도, 마침내 영원히 꽃을 잃은 뒤라 해도,내 이름은 언제나 태양꽃이란 걸요. - P106
바라는 것이 있고 그것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것은 세상의 문법과는 다른 것일 수 있다고, 그걸 믿는다면 똑바로 걸어갈 수 있다고. 아모스 오즈의 ‘티슨푼 연대‘처럼, 티스푼 하나하나에 담을 수 있는 물은 아주 적은 것이지만 그 물들이 모이면 그래야 마땅한 세상이 된다고, 거기를 진정한 길이라고 부를 수 있다고, 노래 밖에 있는 존재들을 향한 열렬한 응원이다. 먼저 내미는 손이다. - P189
혼자 있는 시간은 천천히 흘러갔습니다. 담쟁이만큼 빠르지는 않았지만 나도 조금씩 키가 자랐습니다. - P23
발코니 건조대에는 내가 죽은 날 신은 짝짝이 양말이 걸려 있었다. 엄마는 퇴근하고 돌아오면 샤워를 하고 양말을 빨아 건조대에 걸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신고 출근을 했다. 마치 양말이 한 켤레밖에 없는 사람처럼. - P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