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을 열어본다. 어젯밤 읽다 만 책이 들어 있고 며칠쳐 한 번도 열어보지 않은 필통이 있다. 유통기한이 다 되어가는 비염약이 있고 뜻밖에 양말도 한 짝 들어 있다. 가방. 나의 생활. - P23
공자는 작은 수치로 나타난 가능성 속에서도 인간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믿었다. 또한 다수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가치 기준을 잃지 않았다. 작든 크든 그 숫자의 규모에 상관없이 자신의 판단을 신뢰했던 것이다. 과거의 이력만으로 그 사람의 미래를 함부로 예단(豫斷)하지 말라고 했던 공자의 포용력은 이런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을까? - P161
지우는 중학생 때부터 용식을 돌봤다. 동네 파충류 가게 사장이 선물로 준 알을 용케 살려낸 거였다....지우가 ‘레드 아이 아머드 스킨크‘를 조심스레 가리켰다. - P34